한 동안 네 식구가 눈 감고 누우면 새가 날아다니던 시절이 있었으니...
스마트폰 득템이후에 빠져든 앵드리버드 홀릭 때문이었다.






그 열기는 오래 가지 않고 토푸나 과일자르기 스머프 키우기
등으로 애정이 옮겨가긴 했지만 그 여운이 길었고 급기야 어떤 예술작품이 탄생했다는 말씀인 것이다.







학교 앞에서 한 개 백원 하는 앵그리버드 지우개가 한 때 거실을 막 굴러다녔으며,
엄마는 굴러다니던 지우개를 모아 음악치료 하러 가서 아이들에게 당근으로 쓰기도 하였다.






현승이는 신년 첫날 홍대 나들이 가서는 폭탄새로 귀를 틀어막기도 하였고,







어쩌다 득템한  인형과 돼지 저금통을 이용 앵그리버드를 몸으로 체험하기까지에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 날.
앵그리버드에 물든 부족한 아들 현승이는 앵그리버드 게임을 오프라인으로 가져오는데 성공하였으니!
뱀주사위 놀이와 블루마블이 교묘하게 결합된 앵그리버드 보드게임 A4판!





보기엔 상당히 지저분하여 뭐 선한 것이 나오려나 싶지만,
막상 해보면 매우 디테일하게 점수관리가 될 뿐 아니라 점수를 이용해 샵에서 새로운 말을 살 수도 있고, 보너스 카드를 살 수도 있는 꽤 흥미진진한 게임이 탄생한 것이다.






입안에 흥건한 침을 수습할 여유도 없이 게임의 법칙을 설명하고 있는 제작자 김현승님이시다.

 





한 판 게임을 붙어볼라 치면 점수를 적어 넣는 것 조차도 지극히 경건하여서 감히 범접하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한편,
피아노 연습에 매진하느라 놀이의 신께 상당히 소홀하고 있는 '호모 놀이쿠스'의 원조 김채윤 누나는....
그간 참으로 삶으로 모범을 보이며 놀이를 가르쳤던 동생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감동하고 어여삐 여기시었다. 그리하여 없는 시간을 쪼개어 그 지져분한 게임판을 컴퓨터 작업을 통해서 깔끔한 놀이판으로  일구어 내신 것이었다.



 




간만에 일찍 들어온 아빠는 '이게 진정 내 아들 현승이가 만든 보드게임이 맞냐'며 감동의 도가니탕이 되지는 않았고, '이 자식 뭐 이딴 걸 만들어서 이렇게 귀찮게 하냐'는 식으로 마주 앉아 앵그리버드 대작을 하게 된 것이다.


이에, 엄마는....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20여 년 전 유치원 교사로 재직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다.  한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창의적 활동을 통해서 학습하는 '프로젝트 수업'이 과연 이것과 다르지 않음에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내 아들이로다' 를 외치며 기뻐하고, 만방에 자랑하기로 하였다는 것이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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