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에게는 마이크 주고 말하라는 게 고문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말을 못하게 하는 게 고문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갑자기 일을 맡기는 게 고문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시간을 많이 주고 일을 하라는 게 고민인 것.
내가 잘 아는 어떤 사람은 백만년의 시간을 주고 준비하여 움직이라면 좋아하지만,
것두 그 백만 년 동안 한 가지에 집중하여 연구하고나서 움직이라면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만.
그런 그가 여름 내 책을 덮고(아니다. 책은 옆구리에 항상 끼고 ㅋㅋㅋㅋ) 몸으로 살아냈음으로 그것을 칭찬합니다. 준비모드를 해제하고, 생각없이 달려들라고 하는 것이 고문인 그가 말이지요. 수련회를 준비하던 초여름부터 마음을 앓는 중에도 평소 그답지 않게 마치 다시 오지 않을 여름처럼 땀을 흘려 뛴 것에 무한 존경과 칭찬을 보냅니다.
신앙은 머리로 믿고 아멘 오케이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내야 하며, 현장에 있어야 하며, 동참해야 하는 것임은 믿는 그의 여름이 뜨거웠습니다.
해비타트로, 쪽방으로, 샘물호스피스로, 밥퍼로....
'자, 여기 여기 가서 봉사하고 와! 됐지?' 하지 않고 함께 땀흘리며 무엇보다 그 하나하나에 마음을 쏟아부은 것을 칭찬합니다.
그렇게 지.금. 여.기. 를 산 당신의 여름을 향해 쏟아지는 폭우와 같은 박수를 보냅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고, 요란해야 하고, 재밌어야 하고, 통제하며, 효율적이어야 하는 그녀에게 조용히 계획하고 주어지는 대로 추진하고, 통제하지 않으며 모두에게 자유를 주겠다고 하는 여행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신앙은 저~기 멀리 계신 하나님을 위해 항상 뭔가를 하고, 무조건 순종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 인격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님의 손을 잡는 것이고, 공조하는 것이고, 그러면서 내면의 사람이 달라지는 것임을 믿는 그녀의 여름은 폭염조차도 따사로움이었습니다.
퍼펙트하게 준비된 사랑스런 여섯 사람과 함께 경기도 깊은 산골짜기에서의 하룻밤이었습니다. 에니어그램이라는 기차를 타고 속사람으로 떠난 1박2일의 여행. 짧지만 길고, 빈약하지만 풍성한 이 여행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가르치기 전에 배우는 시간이었고,
나눠주기 전에 채워지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딩동댕 지난 여름.
생각해보면 덥고, 지루했고, 더딘 기도응답 가운데 의기소침했지만 행복했네요.
가을이 옵니다.
오는 가을이 어떠하든지 지.금.여.기.를.그.분.과.함.께.사.는.이.들에게는 행복의 나날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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