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되면 아이들 담임선생님 잘 만나야 하는데.... 하면서 노심초사 하게 된다.
사실 채윤이 처음 입학했을 때만해도 진짜 덤덤했는데 날이 갈수록 노심초사가 심해졌고, 올해는 최고였다.
그래서 올 초부터 아이들 학교생활을 생각하며 새벽기도에서 많이 울었다. 기도했다.
간증이라면 간증이랄 수 있는 기도응답이 있었다. 두 아이 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그러나, 사실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 선생님 문제에 관한 한 한 학년의 좋은 운으로 일희일비 할 수가 없다.
왜냐면 내가 학교를 다녀봐서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긴 세월 학교를 다니고, 많은 선생님을 만나지만 좋은 선생님의 확률은 매우 낮고.
치명적인 인격적 결함으로 오래 남는 스크래치를 남기는 선생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정직한 학교의 현실이다.


음... 학교를 다녀본 사람의 경험이고 지금은 학부모로서의 심증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학교에 몸 담고 있는 선생님 한 분이 정직한 입을 열었다.
학교가, 특히 선생님이 얼마나 많은 정상적인 아이들을 문제아로 내몰고 있는 지를 정직하게 말한다.
실은 그게 교사의 인격적 결함이며, 학교 자체의 모순이며, 더 나아가서 사회적 모순에 기인하는 거라고.


'나는 편향적이다. 나는 중립을 믿지도 않고,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불려지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또 객관을 가장하거나 겸손과 엄숙을 옹호하지도 않는다. 그런 것들이 바로 지배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아름다운 이야기보다 불편한 말들로 춤춘다. 내게도 왜 아름다운 이야기가 없겠는가.
그러나 한국사회와 학교를 이야기하며 아름다움만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 멀리 나가는 것이다'


저자의 이 고백에 나는 숨통이 트이고 오히려 희망의 빛을 본다.
내가 다녀봐서 아는 그 학교. 공부를 잘 하거나, 부모가 힘이 좀 있어야 다닐만 한 잿빛 공간에 이런
불편한 말을 용기있게 할 수 있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되고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다가온다.



 




내 안에는 차마 내놓지 못하는 교회에 대한 불편한 말들이 춤을 추고 난리 부르스다.
위 책 저자 황주환선생님의  말을 빌자면...
내게 왜 교회에 과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없겠는가, 그러나 한국교회 내가 몸 담고 있는 교회의 아름다움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 멀리 나가는 것이다.ㅠㅠㅠㅠㅠㅠ


나의 래리크랩님이 신간을 내셨다.
교회.
이제는 내 남편의 일터.
우리 가정을 먹여 살리는 밥벌이가 되어 더 뜨거운 감자가 된 교회.
교회에 대해서 나의 래리크랩님이 정직한 입을 여셨다.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교회'를 내게 가르쳐 준 분이다.
그 자신 심리학자이고 상담가이면서도 '궁극적으로 인간의 치유는 교회 공동체를 통해서'라는 이상을
또한 내게 심어준 분이다.
이 래리크랩이 교회에 흥미를 잃었단다. 교회 가기가 싫단다.
은혜, 긍정의 힘, 행복한 삶.... 이런 용어들에 오염되어 불편한 말들은 입에 내지도 못하게 된 교회.
이 책 역시 불편한 말들의 춤이다.
내 속에서 나오지 못하던 불편한 말들을 너무 대신 해주고 있어서 실은 내가 좀 어리둥절이다.



동시다발적으로 손에 든 두 권의 책이 불편한 말들의 춤으로 내 안에 영롱한 소망을 일깨우니....
아이러니 하거니와,
이 시점에서 내게 책으로 위로하고 말씀해 주시는 나의 하나님의 세심한 사랑에 난 그저 황홀할 뿐이다.




'그리고 또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왜 목회를 그만두는가?(동생 정운형의 글)  (12) 2011.07.14
당신 때문에 햄볶아요  (4) 2011.05.22
비상시국 해제  (15) 2011.03.01
생일 당하다  (16) 2011.02.26
이쁘거나 왕따였던 30년 전 그 시절  (23) 2011.01.1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