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교 갔다와서는 다짜고짜 날이 추워서 수영을 안가겠다질 않나,
간식 먹으라니 안먹겠다고 짜증내질 않나....
일단 힘으로 제압하고 나서
"현승아, 엄마한테 뭐 화가 나는 게 있어? 엄마한테 화 난 사람같애."하니까,
(그냥 물어본 건데 정말 화가 나 있었던 모양)
"내가 스마트폰 지금 갖고 싶다는 건 아닌데... 그거 있는 애들이 자꾸 부럽고, 엄마는 스마트폰 얘기만 하면 그냥 안사준다고 하면 될 것을 자꾸 얄밉게 말하고..... 얄밉게 말하잖아. 저번에도 얄밉게 말했어"
(이제 얄밉게 말해서 애를 노엽게 하지 말고 단호하게 '안돼'라고만 말하기로 함)
#2
엄마, 오늘 우리 반에 전학을 왔어. 남자애야.
그런데 어떤 애가 전학을 오면 걔가 좀 얄밉게 느껴져.
선생님이랑 친구들이 다 걔한테 신경을 쓰니까...
아니, 그렇다고 평소에 선생님하고 친구들이 나만 보고 나한테만 신경을 쓴 것도 아닌데...
그런데도 조금 재수없게 느껴져.
아니라니까. 평소에 나를 봐주지는 않는다니까. 그런데도 말야....
아, 그게 부러운거야? 재수없는 게 아니고 부러운거구나.
#3
칭찬도 비판처럼 하는 사고형 남편에게 원고 하나를 심사받고 있었다. 한 마디 한 마디 들을수록 점점 기분이 안좋아졌다. '좋은 점은 없어?' 했더니 '아니 좋다는 얘기야~' 이러는데 어쨌든 감정은 자꾸 악화되는 상황. 현승이가 무심하게 한 마디 거들었다. '아빠, 이럴 때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거야. 빨리 선의의 거짓말을 해.'란다. 아빠가 아들 반만 닮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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