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우크렐레를 끼고 더위도 물리치던 현승이의 사랑이 쉬 식지 않습니다.
코드는 강의 영상을 보고 할 수 있는데 스트록이 영 안 된다며 챙챙챙챙 하고 있는데
기타 좀 치는 아빠가 도와줍니다.
조금 도와주더니 아빠도 아예 기타를 들고 즉흥 듀엣을 합니다.
현승이를 꼭 닮은 우크렐레, 아빠와 한 몸 같은 기타.
참 잘 어울립니다.

봄봄봄봄이 왔네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의 향기 그대로
그대가 앉아 있었던 그 벤치 옆에 나무도
아직도 남아있네요



싱어도 등장.
한 때 '밤의 여왕의 아리아_지옥의 복수심 내 마음 불타오르고'도 가볍게 불러제꼈는데,
어쩌다 고음불가 중2가 되어 '제주도 푸른 밤'도 힘겹네요.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이제는 정말로 얽매이긴 우린 싫어요
신문에 티브이에 월급봉투에
아파트 담벼락보다는 바달 볼 수 있는 창문이 좋아요
낑깡밭 일구고 감귤도 우리 둘이 가꿔봐요

 


휴일 아침, 제일 먼저 일어나서는 잠옷 입은 그대로
아이패드와 교본을 앞에 두고 연구하고 연습하였습니다.
연구라는 말이 적절합니다.
긴 시간 앉아서 영상을 보고, 교본을 뒤적이고, 딩가딩가.
그러다보면 어느 새 '제주도의 푸른 밤'을 부르고 있고,
'벚꽃엔'딩을 연주하고 있고,
'이 노랜 하고 싶은데 코드가 어려워서 못해' 하던 '봄봄봄'을 외워 치고 있습니다.
'I'm yours'는 정말 백 번도 더 들어서 전주만 들어도 지겨워서 토나와요.

 


고도의 집중력은 영락없이 아빨 닮았고,
하나에 꽂히면 푹 빠져있는 건 엄말 닮았고,
학구적인 건 다시 아빨 닮았고,
'자기만족'을 동력삼아 재밌는 걸 자발적으로 하는 건 또 엄마네요.
가만 들어보니 기타 소리가 우크렐레 소리를 다 잡아먹고 있는데요.
워낙 아빠는 크고 현승이는 작고, 기타 울림통과 우크렐레 울림통이 작으니 어쩔 수 없지요.
소리야 어떻든 나란히 앉아 딩가딩가 땡까땡까 하는 모습은 조화롭습니다.
커피 다 녹겠네.
하고 있는데 '아, 똥마려. 아 똥마려' 현승이 생리현상으로 연주는 끝이 났습니다.


 

즉흥적으로 맞추는 호흡이라 거친 음악의 조화는 울퉁불퉁하지만 그래도 살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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