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식사 한 번 하시자고 조르고 졸랐다.
몇 달 졸라 허락하시더니 결국 저녁식사 후 잠깐 들러 차 한 잔이다.
시 또는 기도문 한 편을 써오셔서 낭독하셨다.
딱 한 시간 앉아 계시다 일어서시며 폐를 많이 끼쳤다 하셨다.
현승이 왔구나,
이름을 불러주시고 흰 편지봉투를 쥐어 주셨다.
사랑하는 채윤아,
교회에선 늘 무섭게만 보이는 장로님께서
제 이름을 기억하고 다정하게 부르며 쓰신 편지에 감동 크게 먹은 채윤이다.
생은 어쩌면 이렇듯 기대와 다른, 예상을 빗나가는 만남과 위로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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