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월을 맞아 공인 목사로서의 짐을 벗은 남편과 좋은 아침을 누리고 있다. 렉시오 디비나 티키타카. 공인 목사로서 가장 좋아하는 일이 말씀 묵상을 가르치고 나누는 일이었지만, 자연인 JP로서는 말할 것도 없다. 나 역시 가장 잘하고 싶고, 늘 하고 싶은 것이 기도이고, 그중에 "말씀에서 솟아나는 기도"이다. 남편 블로그에 그날의 묵상이 "티키" 올라오면 댓글로 달아 "타카" 한다. 그분의 이끄심을 느낀다. 감사한 아침들이다. 어제의 묵상이다. 사순시기, 마태복음이 새롭게 읽힌다. "과정으로서의 수난"이다. 예수님을 위한 과정뿐 아니라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한 과정인 것이 알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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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들을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니”(마 17:27)
“저들을 공연히 건드릴 것 없으니”(메시지성경)

수난을 향해 한 걸음 씩 나아가시고 예수님이 느껴집니다. 제자들을 준비시키는 것이 곧 예수님 자신의 준비인가 봅니다. 다시 고난받을 일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두려워서 근심합니다. 그 와중입니다. 세금 내는 문제로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구비시킵니다. (베드로와 자신을 하나로 묶어서 "우리가"라는 주어를 쓰십니다.) 임금의 아들은 세금을 낼 필요가 없지만, 성전이신 예수님께서 성전세를 내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저들을 "(우리가 저들을) 공연히 건드릴 필요가 없으니" 말입니다. 저들이 요구하는 건 내는 것이 낫습니다. 저들이 때리면 맞는 게 낫습니다. 저들이 빼앗아가면 빼앗기는 게 낫습니다. "하나님과 관계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 (17:22, 메시지성경) 을 공연히 건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베드로도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처럼 살아야 할 운명의 길에 오른 베드로를 가르치기 위해서, 이제 곧 수난의 때가 오고, 당신의 때가 끝을 향하는 것을 아는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구비시키기 위해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기적을 보여주십니다. 돈이 없는 베드로에게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 입만 열었는데 꼭 필요한 만큼의 동전을 얻는 기적을 보여주십니다. 물고기 잡는 일은 베드로에게 가장 익숙한 일입니다.

“하나님과 관계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죽임당하실 예수님께서 두려워하는 베드로를 위해 일상의 작은 에피소드로 체험을 주십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떠나신 후에 두고두고 기억할 것입니다. 이 지혜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베드로야, 결국 그 사람들이 이길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의 손에 넘겨서 죽게 돼. 그들이 이기는 것처럼 보일 거야. 나와 네가 지고 실패한 것처럼 보일 거야. 세금을 징수하는 그 사람들이 강해 보이지만, 너는 하나님의 자녀야. 세금 따위는 내지 않아도 되는 하나님의 자녀이지만 하나님과 관계하기 원치 않는 사람을 공연히 건드릴 필요가 없단다. 다른 말로 하면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저자세도 고자세도 아닌 정자세로 지킬 것을 지키도록 해. 원하는 것을 줘. 싸우지도 말고, 괜한 올무에 걸려들지도 마. 네가 가장 잘하는 고기 잡는 일 정도의 대가를 치르면, 필요한 기적을 볼 수 있을 거야. 나의 죽음을, 나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베드로. 사람을 두려워하지 마. 권력자라 해도, 강해 보여도, 하나님과 관계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마!

 

마태복음 17:22-27

22제자들이 갈릴리에 모여 있을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인자가 곧 사람들의 손에 넘어갈 것이다.
23 사람들은 그를 죽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날 것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들은 몹시 슬퍼하였다.
24 그들이 가버나움에 이르렀을 때에, 성전세를 거두어들이는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여러분의 선생은 성전세를 바치지 않습니까?"
25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바칩니다." 베드로가 집에 들어가니, 예수께서 먼저 말씀을 꺼내셨다. "시몬아, 네 생각은 어떠냐? 세상 임금들이 관세나, 주민세를 누구한테서 받아들이느냐? 자기 자녀한테서냐? 아니면, 남들한테서냐?"
26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남들한테서입니다." 예수께서 다시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자녀들은 면제받는다.
27 그러나 우리가 그들을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니, 네가 바다로 가서 낚시를 던져, 맨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서 그 입을 벌려 보아라. 그러면 은전 한 닢이 그 속에 있을 것이다. 그것을 가져다가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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