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엉엉....
엄마, 내가 현승이 속눈썹 길고 귀엽게 생긴 게 얼마나 속상한 줄 알아?
사람들이 다 현승이 속눈썹 길다는 소리만 하고, 내가 그 옆에 있어도 나한테는 속눈썹 길다고도 안하고 귀엽다고 하지도 않잖아. 현승이가 속눈썹이 길고 귀엽게 생긴건 나도 알아. 그렇지만, 우리가 아는 사람만 그럴 때는 그래도 괜찮지만 엘리베이터나 횡단보도에서 우리가 모르는 아줌마 까지도 현승이만 귀여워하고 그 옆에 있는 나는 귀여워하지 않을 때 내가 얼마나 속상한데...
엉엉엉....
엄마, 그럴 때 내가 얼마나 속상할지 생각해 봤어. 만약에 말야.... 엄마하고 외삼촌하고 둘이 어렸을 때 같이 있는데 사람들이 외삼촌만 귀엽다고 하고 엄마는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고 그러면 엄마 마음이 어떻겠어? 내가 그렇다구.... 엉엉엉....

이렇게 속상해서 눈물을 흘리며 절규했던 채윤이.
이 얘기를 들으신 어느 집사님께서 지난 주일 교회서 모른 척 하시고
'채윤아. 너 정말 이쁘다. 속눈썹이 어쩜 그렇게 이쁘니?' 부터 시작해서 이쁘다는 칭찬을 엄청 해주셨는데....

마침 이 날 평소 고집하던 자신만의 국적불명 스타일을 포기하고 원피스에 양갈래 땋은 머리로 간 덕분에 비슷한 칭찬을 많이 들었는지, 교회 갔다 집에 오는 길에...
'나 오늘 이쁘단 소리 완전 많이 들었어' 하더니 써 놓으신 일기.


제목 '예쁜 나'
제목부터 어찌나 손발이 오그라들게 민망하신지...ㅋㅋㅋ
평소에 채윤이 일기에 정말 열심히 코멘트 달아주시는 담임선생님께서 도장 하나 찍고 말으셨다.
그 심정 알 것도 같고....ㅋㅋㅋ



이렇게 채윤이 일기에 길게 코멘트 달아주시고 채윤이 일기를 정말 좋아한다고 써주셨던 선생님께서 '쩝!' 할 말을 잃으신거다.ㅋㅋㅋ




뱀의 발)
이 포스팅 읽으시고 채윤이를 응원하시고 싶으신 분들.  눈치 빠른 채윤이가 눈치 채지 않도록 가끔 현승이 앞에서 채윤이 이쁘단 얘기 좀 해주고 그러세요. ^^ 반드시 현승이 앞에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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