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 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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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언어 가운데서 노래를 고르던 봄이 아니고 가을입니다.
언어의 뼈 마디를 고르는 시간을 갖기에 적절한 날들이죠.
이사를 한 일주일 앞두고 있어서
이런 저런 집안 정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얼마간 시인의 말처럼 언어의 뼈 마디를 고르며 보내려고 합니다.
'블로그 좀 쉬어볼께요'
대신
'당분간 언어의 뼈 마디를 고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러니깐 참 있어보인다. 그죠?
그 얘기가 그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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