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끼고 1박2일 목자 엠튀를 갔따왔따.
나는 특강이라는 명목으로 망아지 두 마리와 함께 따라 붙었따.
버버벅 특강 후에 대박 솔직한 나눔의 밤을 보냈따.
밤사이 눈 섞인 비가 내렸따.
그래서 더 좋았따.
이틀 째 아침에 스터디가 계획되어 있었다.
스터디, 남편 말고 도사님다운 프로그램이다.
"그거 째고 윷놀이 하면 어때요?" 도사님께 비비적 댔따.
나도 나지만 애들이 너무 공부만 하며 엠튀를 보내는 건 안쓰러웠따.
쫌 잼있게 놀아야 추억이 만들어질텐데....
카리스마 쉐프 최현욱, 아니 김종퓔 도사님께서 근엄한 목소리로 안된다고 하셨따.
조용히 말판을 꾸겨서 한 주먹으로 쥐고 이층으로 올라갔따.
굴욕감이 느껴졌따.
뭐,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랬나? 어디다 대고 카리스마 작렬이야? 흥! 칫! 뿡!
빗소리를 음악 삼아 소파에 누워 독서를 했따.
와, 쥑이는 기분이었따.
강릉댁 해란목자 부부의 안내로 게장이면 게장, 찌게면 찌게, 김치면 김치...
반찬이 다 맛있는 집에 가서 점심을 먹꼬, 커피볶는 카페에 갔따.
커피맛은 내꺼만 못했꼬......
매장 안은 커피전문집 다웠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따.
드뎌 서울로 출발했따. 세 시 삼십뿐!
"얼렁 올라가서 내일 현뜽 망아지 입학식과 챈망아지 새학기 준비를 해야지."
하면서 말이다.
강릉 톨게이트 앞에서 졸린 나머지 한 잠 때렸따.
한 잠 자고 일어나서 문막 휴게소쯤 됐을까? 하고 '어디야?'했따.
애들이 한 목소리로 '강릉이요' 했따.
문막 휴게소는 이때로부터 여덟 시간 쯤 후에 들를 수 있었따.
그러니까 갑작스런 폭설로 정체가 시작됐는데 말하자면 이랬따.
시속 1Km로 6시간을 달렸따.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걸어서 한 시간 반 걸릴 거리를
차로 여섯 시간 움직였다는 것이었따.
놀아야 했따. 우리 차엔 모두 머리형들만 가득했따.
글애서 말도 안돼는 끝말잇기가 말이 되어가고 있었따.
성대모사의 달인도 있었따.
차 사이를 헤집고 달려가 뒷차에 가서 간식을 구해온 라이언 일병같은 총각도 있었따.
그리고 우리를 가장 힘들게 했던건,
미치도록 웃기는 순간순간이었따.
복근 쪽의 어떤 근육도 자극이 불가한 , 그래서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그런 슬픈 일이었따.
급박해지자 남자들은 도사님이고 초원장이고 간에 대놓고 이렇게 말했따.
"저기 계단 밑에서 싸.세.요!"
"볼일 보세요"도 아니고 "싸세요!"였따.
다시 뒤집어지게 웃겨서 쌀 뻔 했따.
여자들은 학구적이라서 결국 강릉영동대학 학생회관 해우소를 통해 근심을 해결했따.
그리고 얼마나 행복하고 날아갈듯 한 지 저런 사진을 남기지 않을 수 없었따.
진짜 시원했따.
그것 말고도 천하에 공개할 수 없는 추억을 간직했따.
재밌는 애들이 나랑 놀아조서 너무 곰하워따.
우리는 새벽 1시 반, 뒷차(챈이는 뒷차에 타고 있었씀)는 2시 40분에 도착했따.
다음 날 현승이는 대망의 초등학교 입학식을 마치자마자 내게 그랬따.
"엄마, 나 빨리 집에가서 자야게따. 졸립따"
우리를 따스하게 극진하게 맞아줬던 강릉댁 해란이는 우리를 보내고 담날 아가를 출산했따.
참으로 잊지못할 2010 TNT 목자 수련회였따.
참 보람있고 즐거운 하루, 아니 이틀, 아니 삼일이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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