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가고 오는 하늘에는 짙은 구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많은 상념들을 이고 지고 주차장을 향해 걷고 있었다.
어디선가 분주하게 떠들어대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새, 우리들의 선생님들이 모여 떠들고 계셨다.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며 내 걸음을 잡아 채 높은 나무 꼭대기로 날아올랐다.
아버지가 그리울 때마다 꿈에 그리던 어릴 적 미류나무가 환상처럼 서 있다.
기억 속에서 떠올라 갑자기 떠올라 어제 하루종일 그리던 꿈결 같다.
다시 아버지가 그리워 눈물이 줄줄 흘렀다.
마침, 내 안의 바리새인을 쫓아내고,
바리새인에게 억류됐던 내 안의 어린아이를 풀어주고 애도하는 중이다.
마침, 내게 처음 하나님을 가르쳐줬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내게 바리새인의 피를 물려줬을 아버지에 대한 애증에 걸려들어 어쩌지 못하는 중이었다.
마침, 처음 예수님을 배우는 아기처럼 아장아장 새신자반 공부를 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다시 돌아가 설 수 없을 것만 같은 그 자리에 천천히 돌아가고 있는 중이구나 싶었다.
마음 가득한 불신과 분노들이 사그러져가고 있구나 싶었다.
'나는 주의 화원에 어린 백합꽃이니 은혜비를 머금고 고이 자라납니다'
다시 어린 아이처럼 나의 하나님을 노래할 수 있게 될 날이 머지 않았구나 싶은
그런 희망이 꼼지락거리는 중이었다.
작은 새가 안내해준 길을 따라 메마른 나뭇가지에 눈길이 다다랐다.
내 영혼 그 메마른 나뭇가지에 잠시 머무르고 싶다.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에 다다른 까마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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