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반응으로 중쇄에 들어간(풉!) <오우 연애>는 '유브♥갓♥메일_목적이 이끄는 연애' 라는 제목으로 월간 <QTzine>에 연재했던 글이다. 설교조의 연애강의가 싫어서 제자와 주고받는 메일 형식을 선택했다. 나름대로 내러티브가 있는 연애상담을 꾀한 것이다. 한 사람과 주고받는 메일이지만 실제로는 장 마다 각각의 주인공이 있다. '다음 달에 뭘 쓰지?' 하고 있는데 독자로부터 온 메일에서 주제를 낚거나, 갑자기 만난 청년과의 대화에서 꺼리를 건지기도 하였다.


'돌연한 헤어짐, 하나님 앞에서 울다' 즉, 헤어짐을 다룬 챕터에서는 잊을 수 없는 한 친구가 있다. 교회 내에서 오래 교제해 온 커플이었다.헤어짐의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이 몰아치는 태풍같은 고통이지만, Y에게는 더할 것이었다. 모든 고통 위에 교회 내에서 공개연애를 했고, 오래 연애했다는 것 자체로도 감당해야할 마음의 짐이 많았다.

 남편과 내가 각각 Y를 만났다. 우리 아파트 정자에 앉아서 Y가 우는대로 나도 같이 울었고, 이해할 수 없는하나님을 함께 원망하기도 하였다. Y는 공동체를 떠나겠다고 했다. 이런 경우 '그러지마라' 라고 할 뱃심에 내게는 없(었)다. 그런데 그 날은 강력하게 말했다. '떠나지 마라. 왜 교제하다 깨지면 꼭 누군가는 교회를 떠나느냐? 가혹한 말인 줄 알지만 그 자리에 한 번 버티고 있어봐라. 쪽팔림을 비롯한 모든 고통스런 자리에서 도망가지 말고 있어봐라. 그래서 '사귀다 헤어지고도 공동체에 남아 있었던 최초의 커플'이 되어보라고 했다.


참으로 가혹한 주문이었다. 그 날의 대화를 생각하면 슬픔과 고통으로 막막하던 그 느낌이 다시 살아오는 것 같다. 얼마 간 동굴 속 철퇴의 시간이 있었지만 Y는 쓰라린 자리에 눌러 앉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달 분 연재 '돌연한 헤어짐 하나님 앞에서 울다' 가 들어있는 <QTzine>이 서점에 나왔나보다. Y가 그 글을 찾아 읽고는 연락을 해왔다. "사모님 감사해요. 저를 위해서 일부러 이런 글 써주시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게 말하자면 원고는 이미 한 달 전에 탈고해서 넘어간 상태였는데... 말이다.(민망) 한 달 전에 쓴 원고가 한 달 후 Y를 위한 위로의 글로 예비되었다니!(놀람)



그 때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다. Y는 그 고통스러운 순간을 바로 그 자리에서 견뎌냈을 뿐 아니라 더 견고해지고 아름다워졌다. 이런 Y에게 인내의 선물이 포장되어 배달 중일 거라 믿는다. 준비된 남친, 배우자이 오고 있다. 서서히 오고 있다. 이야기 속 은혜가 곡절 끝에 결국 딴딴따단.... 하고 웨딩마치 울리며 해피앤딩 속으로 사라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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