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결혼 특강을 갈 때 마다 칭찬해 마지않는 커플이다.

'필이 팍 왔어! 어쩔거냐고?' 하는 순간으로부터 호들갑스럽지 않게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한 작업'으로 도우며 한 사람을 기다리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강도사님, oo이가 좋고, 교제해 봤으면 싶은데 기다려보겠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짝이라면 자연스럽게 이어질 걸로 믿습니다."라고 말하고도 꽤 긴 시간이었다. 섣부른 대시를 하거나 어정쩡하거나 애매한 말을 흘리지도 않고, 묵묵히 기다리며 자신의 자리에서 도울 수 있는 것으로 최대한 돕더니 말이다.

"어, 모님. **은 제가 바라는 그런 스타일 아녜요. 그리고 저를 좋아할 지 어쩔지 모르고요. 일단은 저는 그런 스타일 아닌데, 정말 그렇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모님이 보증하세요?" 라고 하면서 짓는 특유의 눈웃음은 생각해보겠다는 건지, 정말 아니라는 건 지 알 듯 모를 듯하다.

어느 주일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 정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모님, 저 모님 댁 주차장인데요. 잠깐 얼굴 뵈도 될까요?" 하고는 잠시 후에 띵동해서 문을 열었더니 정현이 뒤에 형준이!!! 꺄악!!!!!

이들 러브스토리의 긴긴 사연을 내가 어찌 다 말할 수 있으랴.

두 사람 다 자신이 사는 방식대로, 믿는 방식대로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을 결정하고 드디어 내일이며 한 몸이다. 두 사람에게는 대단한 연애의 기술이란 게 있었을까 싶다. 모든 일에서 그러하듯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시간을 가지고 잠잠히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양철 지붕에 소나기 떨어지듯 하는 마음이 아니라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 듯 고요한 마음으로 너무 애쓰지 않고 말이다. 그러나 말이 쉽지. 눈앞에 나타난 필이 꽂힌 사랑 앞에서 그럴 수 있는 용사가 얼마나 있겠는가. 그래서 특별한 연애의 기술이 동원되지 않은 이 커플의 연애와 결혼이 오히려 특별하다. 이제껏의 행보가 앞으로 두 사람이 이룰 가정이 어떠할 지를 충분히 그려보게 해준다.

형준&정현,

도사님과 모님의 뒤를 따라 온 세상이 부러워 할 영혼의 친구가 되리다.

특별한 마음을 담아 축복한다.

(내일 결혼식 부조 받는 테이블 옆에서 사인회 하면 어떨까 싶음. '저기, 죄송합니다. 테이블 좀 쫌만 옆으로... 예, 감사합니다.' 하고 낑겨 앉아서 사인회를 하는 거지. 전무후무한 주접 사인회! 어떨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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