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일기 (2월 1일)

 

 

참 오랜만에 일기를 써본다.

자랑은 아니지만 난 글을 못쓰진 않는다.

또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보통 아이들은 일기라고 하면 대부분 '있었던 일' 같은 주제로

쓰는 경우가 많겠지만 나는 일기를 '생각한 것'에 대해 쓴다.

무슨 뜻이냐면 내가 무언가를 생각했다는 그것을 생각만 하진 않고

글로 써보는 거다.

나는 오히려 이렇게 쓰는 게 나한테도 잘 맞는 것 같고 재밌다.

'생각' 주제로 쓰다보면 그 생각의 답을 얻는 경우도 있지만

글로 쓰면서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사실 나는 선생님이 주제를 내주시는 것보다 자유 주제로 생각쓰기를

쓰는 것이 훨씬 좋다.

선생님이 주제를 주시면 너무 막막할 때가 많다.

일기는 막상 쓰기 전에는 쓰기 싫고 짜증나지만 계속 쓰다보면 재미있고

다 쓰고 내가 내가 쓴 글을 읽으면 뭔가 뿌듯하다.

그래서 나는 일기가 좋다.

 

 

그러니까 써라! 청년들 강의와 상담이 자꾸 이렇게 깔대기가 되는군요. 연애 잘하려면, 너의 소명을 찾으려면, 진리 안에 자유로운 신앙인이 되고 싶다면 써라! 너만의 이야기를 써라. 왜냐하면 일기(뿐 아니라 어떤 형식의 글이라도) '정직한 쓰기'가 주는 유익은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 나만의 답을 찾아가게 한다는 것.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더 깊고 큰 의문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현승이가 이걸 벌써 깨달은 건가? 그냥 하는 말인가? 모르겠네요. 게다가 이 녀석 글쓰기의 괴로움과 즐거움도 아는 것처럼 써놓았구요. ㅎㅎㅎ 누가 봐도 내 아들. 으허허허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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