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서 채윤, 현승과 함께 뒹굴고 있던 어느 날.
채윤이 폰이 울렸습니다.
'여보세요' 하더니 '네? 아, 네에~~~에' 길쭉한 몸을 베베 꼬면서 방으로 들어갑니다.
통화를 마치고는 꼬인 몸이 상당히 덜 풀린 상태로 나와서 수줍게 말합니다.
중등부 쌤인데.... 중등부 수련회 때 나 간증하래.
뭣? 간증? 니가 무슨 간증?
그러니까. 내가 못한다고 하니까. 간증이 아니라 중등부 애들이 원하는 거래. 목사님, 선생님들 말씀 이런 거 말고 선배들의 얘기를 듣고 싶다고.
그럼 니가 가서 무슨 얘기 하려고? 할 거 있어? 하고 싶어?
어..... 음...... 하고 싶어. 그래서 한다고 했어.
그래. 뭐, 안식년 얘기를 해도 되고 네 얘기 하면 되겠네.
바로 이 순간!
망부석 같은 어떤 존재. 눈빛만은 뜨거운 어떤 존재가 등 뒤에서 느껴졌습니다.
뒤에서 그대로 몸은 얼어버렸지만 눈빛만은 포스작렬인 현승이가 서 있습니다.
나 수련회 안 가. (아, 현승이는 중등부입니다)
뭘 수련회를 안 가? 무슨 말이야?
생각해 봐. 누나가 중등부 수련회 오는 것만으로도 쪽팔린데, 간증까지 해봐!
친구들이 니네 누나야? 이러고 나한테 집중하면?! 나 수련회 안 가.
채윤이는 후배들 앞에서 간증한 생각에 들떴는데
현승이는 나대는 누나 때문에 수련회도 못 갈 지경이 되었습니다.
수련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최종적으로 말했습니다.
나는 누나 간증할 때 화장실에 가 있을 거야. 들을 수 없어. 못 듣겠어.
채윤이와 현승이 누가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겁니다. 그렇구 말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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