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와서 첫 시험으로 기말고사 중인 현승이.
첫날 시험을 마치고 내일 수학과 체육 시험을 앞둔 밤.
나아~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 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애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딩가딩가 루시드폴 딩가딩가 고등어 딩가딩가 버스커버스커 딩가딩가 여수밤바다
딩가딩가 김창완 딩가딩가 안녕내작은사랑아 딩가딩가 신해철 세월이흘러가서
기타를 치다, 음악을 듣다.... 저러고 있다.
어떡하지?
뭐라고 한두 마디 하면.
'공부했다고, 다 했다고.'
'아니, 현승아. 다 했다는 느낌 알겠는데. 직관형(N)식으로 맥락을 이해했다고 끝내지 말고. 감각형(S)식으로 깨알같이 달달달 외워야 시험을 잘 본다니까. 의미가 없어도 일단 외워. 그렇게 외우지는 않았잖아.'
'알았어. 그럼 조금만 더 하고 나올게' 라며 들어갔는데......
어느 새 보니까 또 기어 나와서,
딩가딩가 딩가딩가 딩가딩가 딩가딩가.
'엄마, 내가 나중에 커서 유명한 사람이 되면 자서전에 그렇게 쓸게. 김현승은 어렸을 적부터 뭔가 달랐다. 남들 다 공부하는 시험기간에 기타를 치며 놀았다.'
하긴, 뭐든지 시험 기간에 하는 게 제일 재밌지.
원고 마감 코 앞일 때 블로그 포스팅 하는 맛이 쫄깃쫄깃 하지.
그래, 시험 기간인 넌 기타 치고 놀고.
할 일 많아 죽겠는 기간인 엄마는 PPT 화면이고 한글 화면이고 일단 다 내리련다.
블로그질이나 또 한 번 해보자.
인생 뭐 있어!
(어쨌든 너 내일 시험 점수만 나와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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