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윤이가 지낸 꽃다운 친구들(청소년 갭이어) 얘기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수진 대표가 1부를 쓰고, 저는 2부에 큰 아이 채윤이가 경험한 ‘꽃친’ 간증을 했습니다.

곡절 끝에 현승이도 올해 학교를 째기로 했습니다.

꽃친 4기가 됩니다. 마침 내일 4기의 1년 방학을 시작하는 방학식이 있는 날이네요.

자세한 책 소개 대신 에필로그를 나눕니다.



학교의 시계를 멈춰 세우고 자기만의 열일곱 한 해를 보낸 채윤이는 이제 꽃다운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꽃친을 하든 바로 고등학교에 가든 어차피 후회는 있을 거라 스스로 예언하더니 가끔 아쉬워하고 대부분의 날에 만족하며 열여덟, 열아홉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춘기 끝에 멈추며 꺾인 채윤이 인생항로는 대체로 순항입니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며 두려움으로 했던 선택이 무색하도록 꽃친 이후의 항해가 순조로웠습니다. 감수해야 할 어려움이 없었단 말은 아닙니다. 결국 대학입시 앞에 섰고, 헤쳐 나가야 할 암초들이 있었지만 딱 한 뼘씩 자기만의 항로를 찾아나갔다는 점에서 순항입니다. 이제 법정 성인입니다.

 

아이들의 시간은 멈추지 않습니다. “엄마, 누나 깨울까?” 늦잠으로 여는 누나의 열일곱 하루가 고통스럽도록 부러웠던 둘째가 어느 새 열일곱이 되었습니다. 누나 채윤과는 전혀 다른 아이, 또 다른 우주입니다. 남다른 선택으로 튀는 것 자체가 싫은 아이는 행여 부모가 누나의 길로 보낼까 나는 꽃친 안 해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다니는 동안 학교생활로 지쳐본 적이 없다며 멈추어 쉴 이유도 명목도 없다는 것이지요. 내심 안심이 되었습니다.

 

예상대로 되는 아이가 없습니다. 둘째는 올해 꽃친 4기가 됩니다. 이유도 명목도 없다던 아이가 꽃친을 하겠다고 합니다. 솔직히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너는 어차피 공부할 건데, 그냥 쭉 가면 안 되겠니!’ 아이의 선택보다 저 자신의 반응에 더욱 놀랐습니다. 꽃친 전도사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 살았거든요. 때를 얻든 못 얻든 꽃친을 전했습니다. 두려워 주춤거리는 부모에겐 일단 한 번 해보세요. 후회할 일이 없어요.’ 진심으로 전도했지요. 헌데, 내 마음의 머뭇거림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많은 사람이 가는 길에 묻어가는 것, 타고 가던 기차를 쭉 타고 가는 것이 편하지. 관성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은 역시나 에너지가 많이 드는 것이었어요. 한 존재를 멈춰 세우는 선택은 아이나 부모나 용기라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불가능한 일입니다. 처음처럼, 마치 청소년 안식년을 처음 경험하는 것처럼 해야 할 고민은 다 한 후에 둘째 아이의 멈춤을 선택했습니다. 이 책에 쓴 많은 이야기를 바로 제게 들려줄 때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한 마디로 정리해 들려줄 수도 있습니다.

 

학교의 시계가 멈춰도 아이는 자란다!

학교의 시계를 멈춰 세우니 아이의 시간이 시작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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