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에 두 개의 집단 여정이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둘 모두 취소되어...
룰루랄라!
원고 마감 주간이기도 한데,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
시간 부자, 에너지 부자가 되었다.
쓰던 원고 잠시 덮고 탄천으로 나갔다.
그새 봄이 와있었구나!
오고 가고, 가고 오는 계절의 어느 때인들 아름답지 않은 순간이 있더냐만은.
이 계절의 움트는 생명력은 독보적이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일깨우는 계절이다.
발길 닫는 어느 곳에서든 마주하는 연둣빛, 너 참 오랜만이다! 싶었더니.
작년 봄이 없다. 4월까지도 목에 두르고 있던 목도리 생각만 난다. 작년엔 봄이 없었다.
이 동네엔 이질적인 여러 산책길이 공존한다.
그리 잘 다듬어지지 않은 탄천이 있고, 꽤나 잘 조성된 아파트 산책길도 있고, 경부고속도로를 건너가면 시골길 느낌을 걸을 수도 있고, 조금 더 가면 얕은 산을 탈 수도 있다. 중요한 것! 몇 번 다니며 익숙해지자 새들의 아고라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숲 사이, 시골길 덤불 아래에 상시로 열리는 새들의 토론장이 있다. 그곳엔 늘 그 친구들이 모여 떠들고 있다. 휴대폰 들고 영상 촬영 해봐야 새 한 마리 제대로 담을 수 없지만. 아, 실은 이게 얘네들의 매력이다. 찰나의 만남만 허락하는 친구.
봄의 간지럽힘을 견딜 수 없어서 저녁엔 쑥국을 끓였다. 엄마가 없는 두번 째 봄, 몸의 감각이 다 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