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휴일. 전날 월요일에 '놀월 안식일' 루틴으로 놀았는데 아이들이 각자 공부로 바쁘니 연이어 이틀을 둘이 놀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 영화 저 영화를 마음으로 전전하다 그냥 집에서 각자도생 휴일을 보내기로 했다. 수련회를 앞둔 터라 부담 때문에 놀아도 노는 게 아닐 테니. 각자 안방에서 거실에서 할 일을 하다 끼니때가 되면 약속이나 한 듯이 일어나 식탁 근처를 어슬렁거린다. 어제 남은 떡볶이와 순대로 순대볶음 만들어서 한 끼 먹고. 또 냉장고 털어서 카레로 한 끼 먹고. 따로 또 같이 제각각 모양의 유리잔에 아이스 핸드드립 커피도 한 잔. 혼자인 듯 둘이 같이, 둘인 듯 혼자서 휴일 하루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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