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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전날 현관 앞의 풍경입니다.
아빠도 딸도 방학을 마치고 학교를 향해 짐을 쌌습니다.
숙제가 들어있고, 생활을 위한 여러 잡다한 것들이 들어있고,
엄마의 걱정과 염려가 가방의 빈 공간마다 가득가득 차 있는 듯 합니다.
달라지는 일상의 리듬이 엄마는 두렵기만 합니다.
월요일 아침마다 아빠를 내려보내야 하는 일, 아침마다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들쳐 매게 하고는 채윤이를 학교로 보내야 하는 일, 어린이집에서 낮잠 자기 싫어하는 현승이를 늦게까지 두어야 하는 일. 그리고 엄마 자신의 일도요.
문득 예전 마태복음 1장을 읽으며 했던 묵상이 생각이 났습니다.

일상의 짐이 한 없이 버거워서 그것을 지고는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걸음도 걷지 못할 것 같은 날에도 우리를 향한 그 빛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그 빛을 보지 못하고 그 사랑을 믿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어둡고 괴로울 것이지요.

일상의 버거움이 영원에 잇대어 새로운 옷을 입고 다가오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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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 네 살 때 목장홈피에 올렸던 말씀 묵상입니다.

<마태복음 1장>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를 낳고
............
웃시야는 요담을 낳고 요담은 아하스를 낳고 아하스는 히스기야를 낳고
............
엘리웃은 엘르아살을 낳고....
야곱은 마리야의 남편 요셉을 낳았으니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


저는 오늘 아침 저의 '모성' 으로 인해서 힘겹습니다.
몇 년 전 어버이주일에 손장로님 설교가 기억 납니다. 부모의 자녀 사랑은 '본능' 동물들에게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새끼에게 자신의 살을 뜯어 먹게 하는 살신성인 하는 어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동물도 자신의 어미를 배려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식사랑은 '사랑'이라 부르지 않고 그저 '본능'이라 불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부모가 된 지 만 3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모성으로 인해서 힘겨웠던 적이 몇 번 있었죠.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해도 채윤이가 가여워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을 때가 있었어요. 노력하지 않아도 채윤이를 그렇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는 어쩌면 '자식 사랑'은 아가페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기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저희 부부는 성격이 매우 많이 다른데 목자님이 잘 보셨죠. 저는 다소 감정형의 사람이고 남편은 사고형의 사람이예요. 오늘 아침, 채윤이가 비명에 가까운 울음을 울면서 어린이집 버스를 타고 갔어요. 저는 청소하고 빨래하고 정신없이 일을 했습니다. 제 감정에 푹 빠지기 싫어서요. 한 번 감정에 휩싸여 버리면 저는 결국 자기연민에 빠지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일이 힘겨워지거든요.

말씀을 묵상하기 위해 마태복음 1장을 펼쳤습니다. 누가 누구를 낳고 누가 누구를 낳고.....................
이 부분이 크게 은혜가 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이 부분이 마음에 들어오네요. 누가 누구를 낳았을 때 한 사람은 부모가 되고 얼마나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많았을 것인가? 그런데 그 많은 구구절절한 모성이며 부성이며 이런 것들은 없고 단지 '누가 누구를 낳았고 또 누가 누구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끝은 그리스도 예수님 입니다.
오늘 아침 저를 슬픔과 불안으로 휩싸이게 하는 작은 저의 일상을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과 연결시키고 싶습니다. 제게는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사건이 감정들이 '영원에 잇대어'질 때 어떻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를 묵상하며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


................정신실은 김채윤을 낳고.......................그들은 결국 하나님으로 인해서 영원히 행복하였더라..^^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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