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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날 할아버지 댁에 가서 먹기 싫은 킹크랩 몇 점을 먹은 현뚱이가 명절 내내 장염으로 죽을 고생했습니다.
어제 저녁에야 비로소 몸이 회복 되었나 봅니다.
외갓집 앞에 중대 병원이 있어서 세배 가는 길에 응급실에 가고요.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건 먹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명절이라 먹을 건 또 좀 많아요?

그런데 현승이 이 녀석, 아빠를 꼭 닮았다는 생각이 뼈에 사무치게 들게 하네요.
무슨 애가 의사 선생님의 '흰죽만 먹이세요' 이 말 한 마디 듣고는 그렇게 먹고 싶은 잡채가 코 앞에 있는데,
엄마가 한 번만 먹으라고 허락을 해줬는데 그걸 안 먹고 참아요.
며칠을 정말 잘 참대요. 쟤가 애 맞나 싶게 먹고 싶은 걸 그렇게 나열을 해대면서도 끝내 입에 넣지는 않아요.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는지 엄마 목욕간 사이 아빠 몰래 귤을 까먹었더라구요. 그리고는 바로 토했고요.
주일 날 교회 가면서 유아실에도 간식이 있고, 유치부에도 간식이 있는데 자기는 너무 먹고 싶을거니까 차라리 자기를 덕소(할아버지댁)에 맡기라는 거예요.  그래도 데려갔더니 결국 참고 참았네요.
이렇게 참고 또 참는 현승이를 보면서 시어머님이 현승이 아빠를 두고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이 귀에 쟁쟁하네요. '걔가 어릴 적부터 점잖았다'
저도 나중에 며느리한테 그럴 것 같애요. '걔가 어릴 적부터 애 같지 않은 구석이 있었다'ㅎㅎㅎ

* 사진설명 *
블로그질을 열심히 했더니 코엑스 아쿠아리움 무료 입장권이 생겼어요.ㅎㅎㅎ
모....단지 열심히 블로그질만 한 것은 아니고 협박 같은 것도 하고 그랬더니요.ㅋㅋㅋ
하이튼, 덕분에 오늘 오후 현승이도 깨끗이 나은 기념으로 아쿠아리움에 갔는데요....
아~ 저 녀석들 말예요. 명절 내내 우리 현승이 고생시킨 저 킹크랩이진 뭔지 하는 놈들이요.
현승이가 가서 들여다 보고 있는데 어느 안전이라고 저러고 싸우고들 있더라니까요.
현승이 채윤이 해마, 해룡, 상어, 해파리.....진기한 물고기 보면서 너무 좋아하고요.
엄마 아빠도 덕분에 구경 잘하고요.
감사합니다! 꾸벅. 이제 출석을 부른다느니 마느니 하는 협박 안 하겠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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