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채윤이 첫 소풍 도시락을 마지막으로 '김밥'은 안녕.
코딱지 만한 도시락을 위해서 전 날 부터 준비해야하는 일이 너무 많은 김밥은 일하는 엄마한테는 쫌... 아무리 1년에 두 번이라도 말이다.
그 이후로 엄마의 선택을 늘 주먹밥. 보자기 밥이나 가위 밥도 아니고 주먹밥....ㅋㅋㅋ
저 주먹밥 틀은 그래서 우리집 주방에서 제일 유용한 도구. 저기 밥을 넣고 막 흔들어야 하는데 소풍날을 두 녀석 중 한 놈이 꼭 삐지기 일쑤여서 그 놈 풀어주기용으로도 굿이다. 막 흔들면서 개그본능을 다 동원해서 표정연기를 보여주면 바로 빵터져버리는 매직이 걸려있는 도구다.ㅋ
하루도 안 혼나고 지나가는 일 없는 채윤양은 소풍날 아침에도 하라는 준비는 안하고 엄마 옆에서 과일을 1층에 놔라, 과자를 과일 옆에 놔라 되도 않는 잔소리 하다가 한 소리 듣고 씻으러 가심.
누나 가방에 초롱이 넣는 것 보고 '나도 음료수 먹고 싶어' 를 시작으로 소풍 아침 또 하나의 관례인 한 놈 삐지기는 시작! 퉁퉁 불은 저 볼때기를 보시라. 허나 소풍 가는 놈이 바뀌면 정확하게 다른 놈이 입이 나온다는 거.
아무래도 비가 올 것 같다고 베란다를 자꾸 내다보는 채윤이. 비가 오면 어떡하지가 아니라 비가 와도 소풍은 간다는 말에 더 심란한 채윤이. 오늘 동사무소에서 방송댄스 배우는 날인데 그거 빠지기 싫다고 소풍을 안 가면 안되냐고 지난 주 내내 조르셨다는...
넌 진정한 춤꾼이 되려나보다. 춤을 배우겠다고 소풍을 포기하려 하다니...
암튼, 이 꾸물꾸물한 날에 챈은 주먹밥을 싸가지고 소풍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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