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 엄마는 걸어다니는 시트콤 제조기.
우리 엄마 얘기로 게시판 하나 만들어도 엄청난 스토리가 나올텐데....
그러니까.
우리 엄마는 믿음 조~코, 순진무궁에 천진난폭.
그 연세가 되도록 어쩌면 그렇게도 세속(?)에 물들지 않았을까 불가사의할 정도.
동생 결혼 준비하면서 예단 문제로 우리 사나운 작은 고모 한 말씀 하셨단다.
어젯밤 인사 다녀온 동생한테 그 얘기 듣고 마음이 불편하신 것이 역력하였다.
아마도 이런 맘이 왔다 갔다 하실거였다.
'내가 잘못했나 부다. 어쩐댜~' 이거와 '에이씨~ 우리 애들이 이렇게 크고 나두 이제 시누이라고 꿀릴
것 없는디 확 받어버려?' 이런 마음들이 표정에서 여과 없이 읽혔다.
아침 식사 하는 중 전화벨이 울렸다. 동생이 받았다. 모두 작은 고모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네? 어머니요? 계세요' 하는 말이 들리는 순간!
우리 엄마 밥을 공기째 들고 국그릇에 팍 말아버린다.
마치 고모가 자신을 보고 있기라고 한 것처럼, 고모 보란듯이....
그 다음의 준비된 대사 '엄마~ 전화 받으세요' 하자마자...
어디 끌려가는 사람 표정으로 한 마디 하셨다.
'나 국 말었는디.......'
200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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