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기혼 비혼자가 함께 있는 장년부에 강의가 있었다. 강의 주제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을 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에 빨간 압정 꽂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방식의 강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결혼여부가 일상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고민이 되었다. 상상컨대, 육아 버텨내기의 일상을 사는 사람과 혼자서 행복하고 의미 있게 살려는 비혼의 일상 고민은 다르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신앙 일상의 본질을 얘기하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강의 후 나눔 질문 중 하나로 "나의 리즈시절"을 떠올려보자는 나눠보자고 했다.

질문하려면 나도 답을 해야 하니까. 내 리즈시절을 떠올렸다. 여러 장면이 떠올랐다.  "뭐니뭐니 해도 내 어린이 성가대 지휘하던 정신실 선생님일 때지!" 싶어 잠시 기분 좋은 회한에 젖기도 했다. 그렇게 준비하고 갔는데... 갔는데... 교회 도착해서 강의 장소로 들어가는데 어린애들 찬양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막... 그, 박새나 그런 작은 새들이 맑은 소리로 귀에 딱딱 꽂히게 지저귀는 그런 소리로 "주의 발자취를 따름이 어찌 즐거운 일 아닌가..." 이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게 언제 적 주의 발자취야! 한 공간을 여러 기관이 시간대 별로, 빡빡하게 나눠 쓰는 그런 교회도 오랜만이다. 아이들 연습 끝나길 기다리며 기도하고 앉았다가 참지 못하고 카메라를 들었다. 순간의 예기치 않은 기쁨이었다.

마침 스승의 날이라고, 어른이 된 그 시절의 아이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러고 보니 이날 수강자였던 30, 40 장년들 나이가 되어 있겠구나! 나의 리즈시절, 너희들의 리즈시절... 나도 너희들도 늘 새로 갱신되는 리즈시절을 살기를 기도한다. 바쁘지만 의미 없고, 바쁘지만 심심한 빡센 시간을 지나면서도 잠시 잠깐 기쁨과 생명을 발견하는, 리즈시절을 새롭게 경험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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