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수 오전 줌강의를 마치면 배가 고플 대로 고프다. 자장면을 시켜 먹을까? 생각했는데 모처럼 네 식구가 다 있네! 뭐라도 만들어야지 생각하며 애호박과 두부를 꺼냈다. 현승이가 "된장찌개 끓이게?" 한다. "왜애? 된장찌개 먹고 싶어?" 하니 "아니, 재료가 딱 된장찌개잖아." "오~ 그러네! 그런데 된장찌개 아니야. 잔칫집 분위기 만들 예정이야...."
 
호박전과 김치전과 두부부침을 했다. 기름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하다. 기름칠이 필요한 영혼이다. 왁자지껄한 냄새로 영혼의 흥을 돋구고 싶었던 것 같다. 생애 가장 고군분투하며 지낸 7년을 마무리하는 JP를 격려하고 싶은데 냉장고에 준비된 재료가 없고, 나는 시간이 없다. 그리고 JP 만큼이나 내 영혼도 버석버석하다. 그래서 그의 영혼 나의 영혼에 다다르길 바라며 지글지글 전을 부쳤다.
 

 

오징어채 무침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할 걸!  JP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이다. 프라이팬에는 전을 부치고 한 손으로는 오징어채를 무쳤다. 몰아서 반찬 만드는 줄 알았겠지만, 뜻이 담겨 있다. 오징어채는 늘 JP를 위한 나의 마음이다. 당신 훌륭해, 당신 멋져, 당신 유능해! 이런 뜻을 오징어채에 담았다. 
 

 

또다시 줌 강의를 앞둔 저녁에는 떡볶이를 했다. 약속이 있는 채윤이는 나가고, 주기적으로 맥도날드를 복용해야 하는 현승이는 현승이 대로 저녁을 해결하고. 떡볶이라면 언제라도 좋아하는 JP만을 위해서 만들었다. 사순기간 탄소금식 운동에 동참하는 의미도 담아서 냉장고 털기 떡볶이. 한 줌 남은 배추와 한 조각 남은 곤약을 넣어 만든 국물 떡볶이로 JP는 다시 감동했다. 
 
내가 줄 수 있는 작고 확실한 격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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