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 24일 주일. 유아세례를 받았던 채윤이가 2017년 12월 24일에 입교를 하였다. 2000년 그때, 시민단체 간사로 일하던 파릇한 청년 같은 아빠가 목사가 되어 입교식을 집례했다. 무엇 하나 계획된 것이 없는, 예상치도 못한 우연이다. 11월 25일 태어난 채윤이가 한 달 만에 유아세례를 위해 첫 외출을 했었다. 이래저래 감동적인 성탄 이브라서 자축 파티를 위해 케잌과 와인을 사들고 들어왔다. 게다가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설레는 밤이었다. 첫 외출의 충격으로 아기 채윤이는 밤새 울고 잠이 들지 못했다. '온 세상 아기들 다 품어주사 새벽이 오도록 함께 하소서' 성탄 찬양이 무색해지는 밤. 케잌과 와인은 뜯지도 못한 채 보채는 아기를 안고 하얗게 밤을 지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어제 같은 그 성탄절이 17년 전이다. 저렇게 젊었던 엄마 아빠는 중 늙은이가 되었지만 엄마 아빠의 젊음을 먹고 우리 채윤이는 이렇게나 자랐다. 입교하는 채윤이의 신앙고백서가 감동이다. 어렵게 허락 받아 공개한다.
신앙고백
김채윤
중학교 3학년부터 세례입교를 하는 시즌이 되면 늘 고민을 해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주변 언니 오빠들이 중학교 3학년이 되면 모두가 입교를 받는 모습을 봐왔고,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그 나이가 되면 입교를 해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교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고민이 되었습니다. 입교를 하는 것이 이제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겠다는 나의 고백이 될 터인데 남들 다 한다고 나도 그 속에서 형식적으로 해버려서는 안되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고민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지내왔습니다. 그리고 19살을 앞둔 지금, 확신에 가득차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제 마음에 작은 변화를 시작으로 조심스럽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주일에 교회를 가고,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믿는 것이 너무 당연한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것이 점점 습관화 되고 무뎌지고,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 속에서 내가 이런 상태에서 내가 교회를 나가는게 의미가 있을까하는 의심도 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찬양팀 반주를 시작하게 되었고, 단순히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한 반주가 저의 마음과 힘들게 살아가는 일상생활 속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멋있고 화려한 반주보다 찬양 가사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가사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말씀을 반주로 표현해내는것이 큰 기쁨이되었습니다. 그리고 뜨거웠던 여름 수련회에서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라는 찬양을 했을 때 비로소 느꼈습니다. ‘아, 하나님께서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신 이유, 또 나에게 음악적 재능을 주신 이유가 이거였구나. 지금 내가 연주하는 찬양으로 당신을 기쁘게 하기 위함이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찬양팀 반주를 하는 것이 저에게는 큰 기쁨이고 감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처럼 반주가 즐겁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내 마음이 원치 않고 의지와 상관없는 반주다 보니 찬양의 기쁨보다는 오히려 거부감만 쌓여갑니다. ‘하나님이 나를 시험하시나?’. 원망의 마음이 들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반주자로 세우신 이유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또 어느 자리에 있든 반주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지금은 비록 그때와는 다른 자리에서 반주를 하고 있지만 반주가 힘들고 벽에 부딪힐 때마다 눈물 흘리며 반주 했던 그 날을 다시 떠올립니다.
저는 지금도 이런 고민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난 분명 하나님을 믿지만 성경을 잘 알지도 못하고 기도도 잘 안하고 하나님을 필요할 때만 찾는 나인데 그리스도인으로서 내가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런데 이제는 그 고민을 다짐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천천히 조금씩 변하고 싶습니다.
최근 예상치 못한 슬픔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수님의 부활과 다시 사심을 믿기에 마음에 위안을 얻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의 일상 곳곳에서 나의 모든 행동, 생각과 마음을 다 아시고 말씀으로 위로해주심 또한 믿기에 그 힘을 입어 내일을 살아갈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기,기요미, 기요미 왕발이 (0) | 2018.09.09 |
---|---|
천재와 생활의 달인 사이 (2) | 2018.02.05 |
방학이 일 년이라서18_꽃친 총망라 다큐 (0) | 2017.11.27 |
방학이 일 년이라서17_꽃친의 재미1 (0) | 2017.03.12 |
방학이 일 년이라서16_꽃친의 마음 (2) | 2017.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