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물드는 시간: 중년 이후의 삶과 영성에 관한 노을빛 대화>
책이 나왔습니다.
많이 알려지고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읽어 주시고, 리뷰도 써주시고, 소감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문입니다.
<노을이 물드는 시간> 서문
이 글은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신앙 안에서 잘 늙어가고 싶은 중년 여성과 그가 따르고 싶은 한 노인의 가상 대화입니다. 중년 여성인 ‘정 선생’은 심리치료사인데 모태신앙으로 신앙의 열정이 남다르며,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가 롤모델로 삼은 80대 은퇴 교수 ‘최 선생님’은 60대에 예수님을 만난 자칭 ‘초보 신자’입니다. 신앙의 연수는 짧지만, 평생 마음을 연구하는 상담학 교수로 살았기에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습니다. 허구이기에 실제 대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진실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글을 쓰게 된 현실적 고민이 있고, 그리하여 찾고 싶은 진실이 있었습니다. ‘중년의 위기’를 겪으며 허무와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물론 거기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자 하는 몸부림은 많은 ‘정 선생’이 겪고 있는 신앙적 실존적 문제입니다. 최 선생님의 조언을 따라, 인생의 후반을 잘살아보려는 노력은 그야말로 중년 구도자의 진실에 대한 갈망입니다.
<시니어 매일성경>에 연재하는 중에 ‘최 선생님’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독자의 연락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직접 만나는 것이 어렵다면 그분이 쓰신 책이 있는지 알려달라고도 하셨습니다. (이렇듯 철썩같이 논픽션으로 읽어주시니다니요!) 모델이 있기는 합니다. 저의 고민을 마음 다해 들어주시고, 사려 깊은 조언을 주시는 선생님이시죠. 무엇보다 성찰적인 분이십니다. 하지만 기독교 신자가 아니셨습니다. 그럼에도 평생 신앙생활 해 오신 노인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사랑과 믿음의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분 앞에서 복음을 아는 제가 부끄러웠고, 그러기에 더욱 복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잘 늙어가고 싶은데, 닮고 싶은 노인을 찾기는 힘들고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반면교사만 눈에 띄는 안타까운 현실이 조금 슬펐습니다. 지성과 영성을 겸비한 것만 같은 ‘최 선생님’이라는 캐릭터는 그래서 나왔지 싶습니다.
질문하는 ‘정 선생’은 인생의 오후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길을 찾는 구도자입니다. 중년 이후의 삶을 어디로 초대하시는지 이정표가 될 만한 말씀을 찾아보았습니다.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요 21:18)” 예수님께서 사랑하는 제자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중년 영성에 대한 ‘최 선생님’의 답은 이 말씀에 대한 인문학적 변주입니다. 성경말씀은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인생사용설명서이지만, 노령화를 비롯한 현대사회의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에 명쾌한 모범답안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깊은 고민과 지혜로운 적용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최 선생님’의 입을 빌려 심리학, 철학 등 다양한 책을 인용하였습니다. 인용된 책까지 찾아 읽어주시는 독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후 4시 반 경에 찍는 사진이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낮 동안 빛을 받은 만물이 오후 해질녘쯤 안에서부터 내는 빛으로 뚜렷한 선과 색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 인생과 신앙 또한 그러하지 않을까요? 노을이 물드는 저녁, ‘최 선생님’과 ‘정 선생’ 두 여인 곁에 앉아 대화에 귀 기울여주신 <시니어 매일성경>의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글을 쓰도록 제안하고 격려해주셔서 제 안에 있던 ‘정 선생’과 ‘최 선생님’을 꺼내어 주신 서재석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지면을 허락해주시고 단행본으로 만들어주신 성서유니온 출판부에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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