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윤이 화상 부위의 붕대가 느슨해졌습니다. 붕대를 다시 감아주는데 슬쩍 드러난 상처를 보니 맘이 또 아픕니다.
'채윤아! 엄마가 기도해 줄까?'
하고는 아픈 부위에 손을 대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리 채윤이 데여서 많이 아플 때로 잘 참게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치료 받을 때도 아프지만 잘 참을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엄마가 기도해 줬으니까 내일 치료 받을 때도 아프지만 잘 참을 수 있지?

(자신있게) '응~ 하나님도 치료 받을 때 옆에 계신대'

(갑작스런 채윤의 고백에 감동의 도가니탕이 된 엄마) '어? 채윤이 그거 어떻게 알았어. 지난 번에 처음에 응급실 갔을 때도 하나님이 같이 계셨었는데 알고 있었어? 성령하나님이 채윤이 옆에서 함께 마음 아파하시고 만져 주셨는데....

'맞어! 성경(^^) 하나님이 채윤이가 아프니까 슬퍼서 눈물이 이렇게 쪼금 나왔대. 그런데 엄마! 어떤 친구들을 눈물이 입으로 들어갈 때도 있대. 깔깔깔깔.....그런데 엄마 성령님이 위로도 해주신대~애'

'그래? 와! 우리 채윤이 그거 어떻게 알았지. 엄마만 알고 있는 줄 알았더니. 성령님이 위로해 주시는 분이데....'

'그리고 성령하나님은 설명도 해주신대'

'맞어! 야~아, 내일 채윤이 치료 받을 때 성령하나님이 함께 오시면 채윤이 정말 좋겠다.'

'맞어~ 그런데 나는 내일 치료 받을 때 외삼촌이 왔으면 좋겠어. 가짜루 말구 진짜루 왔으면 좋겠어'

'왜애? 하나님은 진짜로 안 오셔?'

(당연하다는듯)' 응! 가짜루 오시지이~'

 

그걸 믿어야 진짜 믿음이니라...김채윤!


2004/11/02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 참외 수업  (0) 2007.07.13
아빠 숙제 대신하기  (0) 2007.07.13
화상중 어록  (0) 2007.07.13
괜찮아요  (0) 2007.07.13
참을 수 없는  (0) 2007.07.13


지난 금요일 목장 모임 시간에 막 끓여 놓은 녹차를 허벅지에 엎어버린 김채윤.
엎는 순간 귀와 가슴을 동시에 후벼파는 듯한 비명 소리!
이미 엎질러진 녹차.
허벅지에 5센티 정도의 물집이 생기기도 전에 터져 버렸습니다.
수돗가 찬물에서 잠시 화기를 뺀 후 강동성심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아프기도 했지만 너무 놀라서 공포에 질려버린 채윤이. 응급실로 가는 차 안, 응급실에서 화기를 빼면서 고통스러운 가운데에도 입은 가만 놔두지 않았습니다.

* 엉엉엉....엉엉엉....엄마 무서워. 나 무서워....추워...추워....
* 김수영할아버지~이! 할아버지가 보구 싶어...이순자 할머니~~!
* 현승아 누나 손 좀 잡아줘. 누나가 아퍼. 두 손으로 잡아줘...엉엉엉...
* 엄마! 나 현승이가 좋아지기 시작했어요....엉엉엉...
* 외삼촌이 알면 깜짝 놀라겠다....엉엉엉.....외할머니도 깜짝 놀라겠다....외할머니한테 전화해.
기도하시라구해...엉엉...
* (서재석 목짜님을 비롯해서 거의 아는 모든 이름을 대면서) '깜짝 놀라시겠다'
* 우리 목장 식구들이 다 깜짝 놀랬어...엉엉엉...
* 현승이좀 나한테 보이라구 해
* (며칠 지나서 좀 나아진 오늘은) 엄마! 이제부터 나를 부를 때 '무릎을 다친 불쌍한 채윤아'이렇게 불러줘

그러면서도 참 신통하게 고통스러운 치료를 참아냈습니다. 첫 날 응급실에서 항생제를 맞았는데 무섭고 아파서 몸을 뒤틀었습니다. 달려온 외삼촌이 집에 가면서 '채윤아! 근데 삼촌이 그 주사 맞아봐서 아는데 그 주사 맞을 때 몸을 움직이고 울면 더 아퍼' 이 한 마디 했습니다. 다음 날 주사 맞으면서 혹여나 움직일까봐 엉덩이를 잡고 있는데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두 번째 치료 받으러 가서도 역시 허물을 핀셋으로 벗겨내고 드레싱을 하는데 치료 시작 전, '이거 할 때 하나도 안 울면 주사 안 맞을건데' 하는 의사 선생님 말에...
그 고통스러운 걸 끽 소리 안하고 참았습니다. 눈물은 뚝뚝 떨어지는데 소리 하나 내지 않구요.

처음 데이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서는 것 같고, 치료하러 가서는 내 속이 다 후벼지는 것 같은게 엄마 마음인데 애써 냉정해지려 노력했습니다. '채윤아! 너 아픈 거 맞어. 이렇게 데이면 아프고 좀있다가는 더 아플 수도 있어. 참는 방법 밖에 없어. 그런데 시간이 많이 지나면 낫게 돼있어' 여러 번 이렇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사실은 나 자신에게 한 말인지도 모르죠.
2004/11/01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 숙제 대신하기  (0) 2007.07.13
함게하시는 성령님  (0) 2007.07.13
괜찮아요  (0) 2007.07.13
참을 수 없는  (0) 2007.07.13
자격지심  (0) 2007.07.13
2004/10/29

아빠가 자기 전에 청소기를 돌리려 한다.
청소기 돌리기 놀이를 재밌어 하는 김채윤.
청소기를 보자마자 '아빠! 내가 할께' 하면서 난리.
'아냐, 아빠가 할께. 하지마'

그러자.....
'아니예요. 아버지! 괜찮아요. 제가 할께요. 아버지..괜찮다니까요..'
하면서 청소기를 뺏어가는 김채윤.

그녀의 아버지는 오늘도 '쩝'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게하시는 성령님  (0) 2007.07.13
화상중 어록  (0) 2007.07.13
참을 수 없는  (0) 2007.07.13
자격지심  (0) 2007.07.13
졸졸졸 걷는 것  (0) 2007.07.13
먹을 것에 대한 열정.

저녁에 생선에 콩조림에 밥 잔뜩 먹고, 그리고 사과에 요구르트 까지 먹은 김채윤.
우연히 엄마가 가방을 봤다. 이게 웬일! 마늘 바게뜨가 들어있다.
보자마자 눈이 휘둥드래져가지고 갑자기 존대말 쓰면서....
'엄마! 나 트라이앵글 치는 거 찾아 놓고 이거 먹을께요' 하더니 신나서 악기 정리.
'엄마! 나 이거! 나 이거!'
'안 돼! 지금은 잠 잘 시간이라서 뭘 먹는게 아니야. 지금 먹으면 소화도 안 되고 내일 아침을 맛있게 먹을 수 없어. 그리고 지금도 배가 뚱뚱하잖아. 내일 아침에 먹어'
이러면서 실랑이 시작.
결국, 실랑이 끝에 울기 시작. 결코 울음을 그치지 않고 조르다 방으로 끌려 들어가다.

'엄마! 엄마! 딱 한 개만 먹게 해 주세요...엉엉엉...'
'애들이 먹고 싶다고 하면 엄마는 주는 거예요. 원래...엉엉엉'
'내일 아침에 먹어'
'지금 딱 한 개만 먹고 싶어요'
엄마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 확인되자 펄펄 뛰면서 운다.
'참어. 참고 내일 먹어'
그러자 김채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표정으로 내 손을 꼬~옥 부여 잡더니...
'엄마! 참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참을 수가 없어요...엉엉엉....'
웃음이 나와서 견딜 수가 없는 엄마. 속으로.
'그래! 니가 현승이 약 먹는 것도 먹고 싶어하는 애가 어찌 참을 수 있겠냐?'
결국 엄마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김채윤 더욱 거세게 울면서(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는 걸 감지하고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것이다)
'엉엉엉....웃을려면 줘야지요....엄마....엉엉엉.....'

결국 줬다.

2004/10/28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상중 어록  (0) 2007.07.13
괜찮아요  (0) 2007.07.13
자격지심  (0) 2007.07.13
졸졸졸 걷는 것  (0) 2007.07.13
술 권하는 딸  (0) 2007.07.13


2004/10/23
역시 알쏭달쏭 퀴즈하는 중.
이번에는 아빠가 힘차게 '알쏭달쏭 퀴즈!'
김채윤 야무지게 '문제없다 퀴즈!'

아빠: 나느~은 동그래요.
채윤: 모지~이?
아빠: 나느~은 또 넙죽해요.
채윤: (화를 버럭 내면서) 내 얘기는 문제에 하지마!
아빠: 무슨 소리야? 니 얘기라니? 아빠가 문제내는 거야.
채윤: 채윤이한테 말하는 문제 내지 말라니까.
아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계속한다~ 나느~은.....
채윤: 아빠가 지금 채윤이한테 넙죽이라고 했잖아. 나는 넙죽이가 아니고 백설공주야.
아빠: 내 참! 아빠는 동그랗고 넙죽한 피자를 문제 낸거야. 정답은 피자야.
채윤: 아니야! 아빠가 나한테 지금 넙죽이라고 하고 또 뚱순이라고 했잖아. 나 안해! 알쏭달쏭 퀴즈
안 해!
기가 막힌 아빠: 뚱순이는 또 뭐야? 내가 언제?
채윤: (기분 확 상해가지고 더 이상 말 없음)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괜찮아요  (0) 2007.07.13
참을 수 없는  (0) 2007.07.13
졸졸졸 걷는 것  (0) 2007.07.13
술 권하는 딸  (0) 2007.07.13
뱃살공주  (0) 2007.07.13
2004/10/23

차 안에서 채윤이는 입을 잠시도 가만 놔두지 않는데....
대부분의 시간은 노래를 부르거나 또는 자주 하는 놀이가 '알쏭달쏭 퀴즈'다.
어디서 배워왔는지 모르겠는데 암튼 채윤이가 가르쳐줘서 시작한 게임이다.
내용은 사실 스무고개와 같다.

문제를 내는 사람이 '알쏭달쏭 퀴즈!' 하고 소리치면
맞출 사람은 '문제없다 퀴즈!'하고 소리치는 것이다.

오늘 김채윤이 낸 너무 서정적인 문제 하나.

알쏭달쏭 퀴즈!
문제없다 퀴즈!(엄마 아빠 둘이 입을 모아서)
나느~은 우성 아파트 뒤에 있는 거예요.
(모지?)
음....나느~은 졸졸졸졸 걸어가요.
(음...뭘까?)
나는 졸졸졸졸 걸어서 흑석동 외할머니 집까지 가요.

알았다!
한강!
딩동댕~

졸졸졸졸 걸어가는 한강!^^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을 수 없는  (0) 2007.07.13
자격지심  (0) 2007.07.13
술 권하는 딸  (0) 2007.07.13
뱃살공주  (0) 2007.07.13
또 졌다 ㅜㅜ  (0) 2007.07.13
동창회에서 가을 야유회 다녀오신 아버님.
새로 나온 이따시만한 맥주 한 병 사들고 들어오십니다.
이건 아버님 뜻이 아니오라....저의 딸의 농간이었습니다.

아빠랑 같이 할아버지 모시러 갔던 김채윤이.
할아버지 모시고 들어오는 차 안에서.

'할아버지 친구분들하고 약주 하시는 날에느~은 온 식구가 다 같이 모여서 맥주 한 잔 해야지요.
그러는 거잖아요~'

언젠가 한 번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 엄마(채윤이 외할머니) 이 사실 아시면 기절하시겠다.ㅡ.ㅡ

2004/10/20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격지심  (0) 2007.07.13
졸졸졸 걷는 것  (0) 2007.07.13
뱃살공주  (0) 2007.07.13
또 졌다 ㅜㅜ  (0) 2007.07.13
문명화  (0) 2007.07.13
우리 채윤이는 공주.

'나는 백설공주야~'

'맞어, 우리 채윤이 뱃쌀공주야~'

이러면 진짜 좋아해요.

'맞어, 나는 백설공주야~' 하면서

2004/10/18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졸졸졸 걷는 것  (0) 2007.07.13
술 권하는 딸  (0) 2007.07.13
또 졌다 ㅜㅜ  (0) 2007.07.13
문명화  (0) 2007.07.13
동시<꽃>  (0) 2007.07.13
2004/10/08

1. 사건의 발단

김채윤 늦은 저녁을 쇼파에서 먹고 나서 '잘 먹었습니다' 하자마자 갑자기 짜증을 내면서 '나 그릇 싱크대에 갖다 놓기 싫어' 하면서 징징징
'짜증 결벽증'이 심한 정신실 엄마 '채윤이가 먹은 그릇이잖아. 짜증내지 말고 갖다놔'
'싫어! 징징징.....'
몇 번의 실랑이 끝에 김채윤 방으로 끌려 들어가다. 대화 내지는 엄마의 훈시 후에,
한 대 맞고는 '내가 친절하게 말하지 않고 나중에 할아버지한테 소리 질렀어요. 앞으로 그러지 않을거예요' 하고는 사건 일단 종료 되다.


2.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 당하다
김채윤을 재우려고 누웠는데 김채윤 갑자기 볼 멘 소리로,
'아까 전에 엄마가 화 내서 내가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어. 엄마랑 나랑 모두 다 화를 냈는데 엄마만 나를 혼냈어. 나는 엄마를 혼내지 못하고...'
(허걱!) '누가 먼저 짜증을 냈어?'
'내가 먼저. 내가 씽크대에 그릇 갖다 놓기가 너무 싫었어'
'그러면 친절하게 말하면 되잖아. 채윤이가 어떻게 말했는데?'
'막 찡찡거렸어. 그래도 내 맘이 속 상했어. 텔레비젼 앞에 서 있을 때도 내가 가릴려고 한 게 아닌데 엄마가 화를 냈어'
'아니~ 하던 얘기만 해. 채윤이가 친절하게 말하면서 엄마한테 부탁했으면 엄마가 그릇 갖다 놓는 거 도와줬을 거야. 어떨 때는 갖다 놓기 싫을 때도 있거든'
'그러면 엄마도 친절하게 말해야지!'
'엄마가 처음에는 친절하게 말했잖아. 그런데도 채윤이가 계속 징징거리고 나중에 할아버지한테 소리지르니까 엄마는 채윤이가 잘못 생각하는 걸 고쳐주기 위해서 때릴 수 밖에 없었어'
'엄마는 현승이만 이뻐해'
'뭐? 야! 엄마가 너 놔두고 현승이만 데리고 나간 적 있어 없어? 오늘도 너만 데리고 제천에 하민이 집 갔다 왔지?'
'그래! 그렇다 왜! 근데 채윤이를 귀여워 하면서 왜 화를 내냐?'

이런 식의 대화가 끊이지 않고 되다가는...
'나 너무 속 상해서 엄마 밖에 나가서 쇼파에 앉아 있을래'
'그래라!'

나중에 들어와서는...
'엄마! 지금부터 한 번 생각해봐. 앞으로 화를 낼지 안 낼 지. 엄마 옆에서 한 번 생각해 볼테니까. 앞으로 친절하게 말할 지 안 할지..'
(어휴~ 그냥 콱 이걸...퐁다~앙 퐁다~앙 한 마디도 안 져요)

'엄마 생각 다 했어? 다 했으면 엄마 생각 말 해봐'
'음....앞으로 엄마가 채윤이가 징징거려도 더 많이 기다려주기로 했어. 그렇지만 채윤이가 징징거리지 않아야....'
하고 설교조로 나가자 이내 말을 막으면서.
'알았어! 나두 이제부턴 친절하게 내 생각을 말하기로 했어. 그래야 엄마가 잘 들어주니깐. 자! 이제 자자. 등 긁어줘!'

Game Over!
ㅜ.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권하는 딸  (0) 2007.07.13
뱃살공주  (0) 2007.07.13
문명화  (0) 2007.07.13
동시<꽃>  (0) 2007.07.13
수민이의 와이퍼  (0) 2007.07.13


5개월 전 어버이날에 쓴 편지와 최근에 쓴 편지.
둘 다 내용은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데....
모양새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2004/10/06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뱃살공주  (0) 2007.07.13
또 졌다 ㅜㅜ  (0) 2007.07.13
동시<꽃>  (0) 2007.07.13
수민이의 와이퍼  (0) 2007.07.13
개보다 못한 사람  (0) 2007.07.13
 꽃

                                     
                                                     - 김 채 윤


새싹에서 쑥쑥 자라는 꽃이 자라났어요.
 

길가에 꽃이 피어있다.
 

하늘비가 사르르르....

아이! 차거워.

꽃들이 웃으면서 말했어요.

2004/10/03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졌다 ㅜㅜ  (0) 2007.07.13
문명화  (0) 2007.07.13
수민이의 와이퍼  (0) 2007.07.13
개보다 못한 사람  (0) 2007.07.13
추석 저녁의 기도  (0) 2007.07.13


엄마! 내가 수민이하고 결혼하면 내가 수민이 와이가 되는거지?
내가 수민이 와이퍼가 되면 우리집에서 살고 싶어.
엄마 아빠 방에서 나랑 수민이랑 둘이 잘거야.
엄마 아빠는 내 장난감이 있는 방에서 자.
현승이 데리고.
나는 수민이랑 엄마 아빠 침대에서 잘꺼야.
^^;;;
2004/10/01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명화  (0) 2007.07.13
동시<꽃>  (0) 2007.07.13
개보다 못한 사람  (0) 2007.07.13
추석 저녁의 기도  (0) 2007.07.13
선배로서 한 마디(지유철)  (0) 2007.07.13

2004/10/01

설교같은 설명으로 사람이 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채윤이게 뭔가를 설명하다 보면 설교조가 된다.
나름대로 '이렇게 하면 착한 사람이야. 그건 나쁜 거야' 라는 식의 설명을 피하고자 한다.

음....뭐랄까? 채윤이 자신이 스스로를 보다 고상한 인간으로 여겼으면 하는 바램으로 설명을 한다.

예를 들면,
'채윤이는 생각 주머니가 크고 마음이 큰 사람이니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거야'
'하나님이 채윤이를 생각을 잘 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셨거든....'

오늘 아침 일이다.
유치원 갈 시간이 다 됐는데 뺀들거리면서 씻지도 않고 옷도 안 입고 있는 김채윤.
몇 번 말로 달래다가 가장 빠른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엉덩이 한 대 따~악 때리기.
이거 한 방이면 유치원 갈 준비 5분 안에 끝이다.

유치원으로 걸어가면서,
'채윤아! 엄마가 말로 할 때 말을 들으면 생각을 잘 하는 사람이야. 말로 할 때는 안 듣고 엉덩이 맞으면 말을 들으면 생각주머니가 없는 멍멍이하고 똑같애'
'멍멍이는 생각주머니가 없어?'
'응, 멍멍이는 생각주머니가 없어서 말로하면 잘 못 알아들어'
'어떤 애들은 생각주머니가 없는 애들도 있지? 엄마!'
'아니, 사람은 다 생각주머니가 있어. 근데 작은 사람이 있지'
그런 설명을 하고 유치원을 갔다.

유치원 갔다 와서 엘지마트 커피숍에 앉아서 아이스크림 먹는데 김채윤 그 얘기를 다시 꺼낸다.

'엄마! 말로 해서 안 들으면 개보다 못한 사람이지?'

개보다 못한 인간? 그렇지! ㅋㅋ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시<꽃>  (0) 2007.07.13
수민이의 와이퍼  (0) 2007.07.13
추석 저녁의 기도  (0) 2007.07.13
선배로서 한 마디(지유철)  (0) 2007.07.13
공정할 수 없었던 엄마의 변  (0) 2007.07.13
2004/09/28

추석 저녁에 외갓집에서 가정예배를 드립니다.
기도 담당은 채윤이.
주저함 없이 대표기도 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오느~을 추석 날이라 엄마 아빠 채윤이 현승이 외갓집에서 자구 갈거예요.
오늘 밤에~에 잘 자게 해주시고
현승이가 밤에 엄마 괴롭히지 않게 해 주시고
아침에 일어나서도 엄마 괴롭히지 않게 해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민이의 와이퍼  (0) 2007.07.13
개보다 못한 사람  (0) 2007.07.13
선배로서 한 마디(지유철)  (0) 2007.07.13
공정할 수 없었던 엄마의 변  (0) 2007.07.13
채윤과 현승  (0) 2007.07.13
이 부분에 대해선 나도 할 말이 있네.

올 초 였을거야.
정은이가 아주 어렸을 적 가슴에 담고 있는 한을 토로하더군.
엄마는 맨날 "나는 객관적으로 말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늘 다른 애들 편만 들었다고.
창인이는 가만 두고 늘 나만 잘못했다고 혼냈다고.
엄마 아빠는 늘 내 편이 아니었다고.
그러면서 우는거야.
물론 그날 사소한 일로 아무 꾸중을 들었거야, 정은이가.

충격이었지.
어떤 상황 하에서 김영신은 늘 엄마로써가 아니라 객관적인 관찰자로
판단을 하려 했고,
그렇게 관찰자로서 판단을 한 상황에서 더 나아가
상대방이 잘못을 했는데도 아이에게 꾸중을 하니까
아이는 이중 3중의 압박을 받았던 것 같아.

다 큰 녀석이 엉엉 울면서 그 옛날 가슴에 맺혔던 이야기를
하는데
한 편으론 늦게나마 아픔을 고백하는 딸이 고맙기도 했지만
그 보다는 더 마음이 아팠어.


아이에게 양보를 가르치는 것은 언제나 옳지.
그런 면에서는 영신이나 신실이나 유철이 비슷한 것 같아.
그러나 나는 반성하게 돼.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꼬맹이에게
나의 방법은 옳았나.

아주 어린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객관적일 뿐 아니라
늘 남을 생각하는 것을 먼저 가르쳐 주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먼저 어떤 상황에서도 엄마와 아빠가 자기의 기댈 언덕이란 사실을 알려주는 게 옳은가.

나는 양쪽 모두에 위험은 상존한다고 생각해.
양보를 가르치려다 아이에게 깊은 상처를 남겨
부모에 대한 신뢰에 깊은 금을 가게 할 수 있는 것도 위험하고
어떤 경우에든 자기 편을 드는 것도 요즘 치맛바람 휘날리는
역겹고 역겨운 아줌마들의 역겨운 자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위험하고.

잘 모르겠어.
과연 정은이 좀 더 크면 그 어린 시절의 상처가
진정한 부모의 자기를 향한 사랑이고, 더 큰 아이로 키우기 위한
부모의 애정이었다고 바뀔 수 있을까?
정은이의 경우는 잘 모르겠고..
채윤이의 경우는 신실이 정해 놓은 기준보다 좀 더 엄마가 낮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지만...
그 또한 잘 모르겠어.
내 생각이 올바른 것인지는..

'푸름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보다 못한 사람  (0) 2007.07.13
추석 저녁의 기도  (0) 2007.07.13
공정할 수 없었던 엄마의 변  (0) 2007.07.13
채윤과 현승  (0) 2007.07.13
창작동시  (0) 2007.07.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