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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장신대에 간다는 것이었었는데...
남편이 천안의 삼룡동인지 이기동인지에 있는 고신대원에 가 있다.
고신대원으로 간 건 거의 내 의지라 할 수 있다.
예전 연애시절에 처음 남편이 신학을 꿈꿀 때는 너무 자유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아서,
막연히 그런 성향들이 두려워서 고신으로 갔으면 하고 바랐었다.
결혼을 하고 재작년에 신대원을 가기로 결정하면서는 순수하게 현실적인 이유로 고신을 가길 바랬다.
우선 공부할 시간이 짧았고 이왕 신학공부하는 3년 나와 아이들로부터 자유를 좀 주고 싶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우리 교회가 속해 있는 교단이라는 것이 마음에 위안을 주기도 했다.
그것이었다.
남편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신학이 온전히 장신의 칼라와 같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답답한 고신 분위기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질 못했다.
남편 역시 그런 게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고신대원에 갔고 생각지도 못한 수석입학을 하고 여전히 수석의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 주 올라와서 남편이 '외롭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남편이 꺼내는 말에는 말 이전에 아주 많은 경험과 생각이 쌓여 있다는 것을 안다.
다 설명하지 않아도 그 말에 함축된 많은 염려과 근심과 고뇌를 느낄 수 있었다.
늘 그렇듯 남편 자신이 느끼는 것보다 내가 훨씬 오버된 감정이입으로 더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다.
'여자 목사 안수 문제'가 화두가 돠어 동기들과 이런 저런 논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논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남편에게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동기들 클럽에 그런 논쟁에 달린 댓글 중에는 '여자들은 높여주면 안되게 돼있어' 하는 정도의 표현도 있다. 헐~ 한 사람의 자연인이 아니라 사람들의 영혼을 책임지겠다고 선지동산으로 들어간 목회자 후보생의 생각이다.
하긴 수 년 전에 '기저귀 찬 사람이 어떻게 강단에 서냐?'는 무식한 발언을 한 목사가 합동측 교단에 있었기도 했었다.
사람들과 생각이 분명하게 다른 것을 느껴을 때 늘 그런 것처럼 빨라지고 커지는 심장 소리가 몸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저 이해하고 들어줘야 하는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같이 논쟁하지 않을 수 없는, 침묵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마음이 말할 수 없이 불편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단지 이런 문제 뿐 아니라 일일이 다 표현할 수 없는 이유들을 생각하며 이번 한 주 내내 '장신대로 갔어야 했나?' 하는 생각을 했다. 굳이 내가 고신을 가라한 것은 아니지만 내 심중을 헤아리고 고신을 선택한 것임을 알기에 미안한 마음도 가눌 길이 없다.
어리석은 생각임을 안다.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으니'라고 찬송하는 사람이 과거를 돌아보면 '만약'을 곱씹을 일이 아니다.
'오늘, 여기서, 그 분을 위해'를 되뇌이며 살아오지 않았나.
오늘 여기에 김종필씨가 있는 것은 '주께로부터 온 일'이라고 믿으며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이번 주 내내 남편을 향한 기도가 일상을 지내면서도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남편의 외로움이 그 분 안에서 더 커지고 넓어지는 과정이 될 것으로 믿는다.
JP도사님! 힘 내요.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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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신대원 동기들 까페에 예전에 복상에 썼던 글을 올리고 있다.
그 덕에 예전 글을 하나 하나 다시 읽어보게 보며 우리 가정과 부부관계의 변화들을 새롭게 보게 된다.
대부분의 글에서 읽혀지는 생각이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고, 그 때 생각한 원칙들을 지키면 살아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유독 고부간의 갈등 얘기는 지금 읽어보니 '상당히 갈팡질팡' 하면서 썼던 것 같다.
글이 그래도 내가 고부간의 문제로 얼마나 갈팡질팡 좌충우돌 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야말로 '공사중!' 그 상태다.
지금도 마음의 집이 완공된 것은 아니지만 나름 뼈대를 갖추고,
조금은 여유를 갖고 한 발 물러서서 미소지으며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이 곳으로 이사하기 전까지도 여전히 어머님의 어떤 행동들 때문에 내가 마음을 다치곤 했었는데 무슨 계기가 내 마음을
새털처럼 가볍게 했을까?
생각하다가 답을 찾았다. 홀리맘 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그리스도인 가족의 경건훈련'을 스터디 할 때가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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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을 운영하던 초기에 '룻과 나오미를 꿈꾸며'라는 게시판이 있었다.
세상의 많은 며느리들이 포기한 '관계'를 포기하지 말고,
세속의 방식대로 섬기지 말고,
성경 속의 나오미를 섬기던 룻처럼 해보자는 생각을 정리하던 게시판이었다.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성공도 실패도 솔직하게 정리하며 아마 2년은 유지했었다.
어느 날,
참으로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할 수 있는 것 다 했지만 역시 시어머니를 사랑하기는 너무 힘든 일이라고 느껴졌다.
더 이상 에너지를 쏟지 말고 이대로 손을 놓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게시판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한동안 마음도 확 닫아버린 채로 살았었나보다.
꿈도 접었다. 룻과 나오미의 꿈도...
'꿈을 접으면 비로소 하나님이 주시는 꿈을 꿀 수 있다'
본회퍼의 말을 인용하면서 남편이 자주하는 말이다.
요즘에 나는 '룻과 나오미의 꿈'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겉으로는 어머니께 순종할지언정 마음으로는 짐을 한 짐 지고 뒤집어졌다 엎어졌다 했던 예전의 내가 아니다.
얼마 전 어머님이 또 어디서 새로운 병원의 정보를 들고 오셨다.
"어떤 집사 남편이 성수동에 있는 어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두통이 낫다더라"
이건 결국 '며느리! 운전해~ 성수동으로좀 가. 어서~어' 이 말씀이다.
어머님이 성수동 병원 얘기를 꺼내기가 무섭게
"확실하게 병원 이름을 알아다 주세요. 어머니!" 해서는
병원을 검색하고 바로 예약하고 어머니를 뫼시고 찾아갔다.
한 열 번은 가셔서 치료를 받으셔야 한다고 하니
"난 여기가 어딘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열 번을 다니냐?"하신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모시고 다녀요" 하니
"니가 피곤한데 여기 열 번을 어떻게 오냐?"
"어머니! 어머니 두통만 나신다면 열 번이 문제예요. 걱정하지 마세요"했다.
진심이다. 어머니 두통만 나으신다면 열 번을 문제도 아니다. 20년이 된 두통이 나으신다는데...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병원에서 열 번을 치료 받아도 낫지 않으실 거라는 것 말이다.
어머니를 뫼시고 그런 기대로 병원을 찾아다닌 것이 어디 한 두 번인가?
많은 병원들에서 마지막 카드로 내미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시죠' 이 말은 '이거 못 고쳐요'라는 얘기임을 이제 사실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며느리가 고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나는 요즘 한다.
오랜 세월 많은 병으로 병원을 드나드셨던 어머니.
아버님이 자상하지도 않으실 뿐 아니라 어머니 역시 남편에게조차 아쉬운 소리하기 싫으신 탓에 늘 아픈 몸을 이끌고 혼자 병원을 찾아다니셨단다.심지어 치질 수술을 받으로 버스타고 혼자 가셔서 혼자 받고 오셨단다.
그런 어머니께는 아침에 일어나서 '어머니! 잘 주무셨어요? 약 드시고 주무셨어요? 머리는 안 아프세요?'
하고 물어봐 드리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자식들도 있지만 워낙 자식들 역시 부모님 닮아서 표현이 없는터라 누가 '어머니 어디 아프세요?'하고
묻고 걱정하는 소리도 못 들어보셨다는 것이다.
어머니와 거의 지붕 아래 살던 한 4년 동안 어머니가 당신 몸이 약하신 것으로 인해서 얼마나 힘들어 하시는지,
무엇보다 세상 누구도 그걸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외로워하시는지를 알았다.
해서, 어쩌면 누군가 어머니의 오래된 두통을 알아드리는 것, 그리고 어머니를 사랑해드리는 것으로 고쳐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된 것이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 사람은 자살을 하거나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단다.
우리 어머니께 그런 한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을 결혼 8년의 생활을 통해 알았다.
어머니 마음을 들어드리고, 사랑해 드리고, 어머님 마음 속에 숨은 선한 동기를 알아드리는 것.
이것이 내게 주어진 또 하나의 소명이라는 생각을 한다.
결혼 8년 동안 어머니로 인해서 많이 울었다.
끊임없이 휴일마다 해대는 김치로 인해서 몸과 마음이 소금에 절어버리는 것 같기도 했다.
어떤 때는 너무 어머니가 미워 죽을 것 같아서 내 발로 기도원이라는 데를 찾아가기도 했었다.
어머니의 차겁움에 마음이 얼어붙는 듯한 적도 있었다.
헌데, 이제 나는 어머니의 영혼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우리 엄마의 약점을 보면서 미워하기보다는 가엾고 슬픈 것처럼 시어머니의 약점이 이젠 그렇게 다가온다.
우리 어머니 오늘 회갑을 맞으셨다.
그저 마음 같아서는 회갑 축하 예배를 드리는데 이 찬양을 꼭 불러드리고 싶었다.
'내 인생 여정 끝내어 강 건너 언덕 이를 때
하늘 문 향해 말하리 예수 인도하셨네.
저 가시밭길 인생을 허덕이면서 갈 때에
시험과 환란 많으나 예수 인도 하셨네
매일 발걸음마다 예수 인도하셨네
성도 앞에 나의 짐을 모두 벗고 하는 말
예수 인도하셨네'
어려서부터 많은 고생으로 이제는 몸에 그 환란의 흔적으로 두통과 불면증의 세월을 보내시고 계신 어머니.
감사한 건 우리 어머님이 그 고통의 세월동안 예수그리스도를 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세월을 예수님 손 잡고 살아오셨다는 것.
지난 8년의 결혼생활을 통해서 얻은 값진 선물 중 하나가 시어머니의 연약함까지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가능해졌으니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은혜가 아니고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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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방학 끝에 '빨리 학교 갔음 좋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다른 의미가 아니다. 방학하고 나서 새벽기도를 띄엄띄엄 하면서 깊은 기도에 대한 목마름이 생긴 것이다.
새벽기도를 빠지지 않고 가자니 초저녁부터 잠자리에 드는 것에만 신경을 써야하고,
그러자면 나나 아이들한테 소홀하게 되니 아예 포기하고 잠을 자는 날이 많았다.
남편이 입버릇처럼 '신학교 들어가서 제일 좋은 건 기도의 회복'이라 하였다.
늘 새벽기도를 할 수 밖에 없는 기숙사 생활은 남편을 보다 단순하고 깊은 영성으로 끌고 가는 것 같다.
그런 모든 정황과 남편의 심정을 아는지라 '빨리 학교 갔음 좋겠다'는 말에 내심 그리 섭섭하지는 않았다.
남편이 짐을 싸서 떠났다.
솔직하게 표현하고 눈물이 나오면 울어버릴 걸....
며칠 전부터 마음이 착찹했으나 결혼 8년 차에 짬밥도 있고하니 진중하게 내려보내자 싶었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다보니 슬픔이 자꾸 굴절이 돼서 결국 짜증으로 아웃 풋이 됐다.
해서, 남편이 내려가는 길을 맘편히 보내질 못했다.
남편을 강변역에 태워주고 집에 오는 길.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가벼워졌다.
남편도 마음이 좀 상했겠지만 스스로 잘 극복하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기도로 지원하면 되는 거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게도 남편이 학기 중일 때는 다른 느낌이 있다.
남편이 새벽기도에 목숨 걸고 영적으로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에 부응해야 겠다는 생각도 있고.
또 아이들에게만 신경을 쓰면 되니까 애들한테 충실해지고 애들과 보내는 시간이 질적인 시간이 된다는 것이다.
희한하게 아침 7시면 눈이 떠지고 애들 일어나기 전에 성경 한 장이라도 보려는 마음에 벌떡 일어나게 된다.
아이들과 보내는 저녁시간도 인터넷에 빠져 있지 않고 가급적 놀아주거나, 공부를 하거나,
아니면 아이들 노는 옆에서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는 아이들을 양쪽에 끼고 기도를 한다.
내 삶 역시 단순해지고 단순해지는 만큼 차분해지고 깊어진다.
할 수 있는대로 이것을 누려야겠다는 생각이다.
남편의 기숙사 생활과 더불어 나 역시 집에서 보내는 수도원의 생활을 시작한다고 여기면서 말이다.
규모있는 생활로 한 학기 잘 지낼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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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부 성경학교와 수요예배 설교를 앞두고 있었던 지난 주 어느 날.
식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는데 채윤이가 아빠를 부르면서 뭐라 말을 건다.
한 번, 두 번, 말을 걸어도 아빠는 좀처럼 대답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채윤이에게 일러줬다.
"채윤아! 니네 아빠 여기 없어. 니네 아빠 담주 수요일날 지나야 돌아와"
그렇다.
남편을 같이 밥 먹고 있지만 마주보고서 눈도 한 번 안 맞춰준다.
예의 그 찌푸린 인상을 하고 무언가에 골똘히 빠져있는 것이다.
결혼 8년 만에 나는 그런 남편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연대 대학원에 들어 갔을 때,
뭐 세미나 발표 하나만 있어도 남편은 '곁에 있으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처음엔 그런 남편이 이해가 안 돼서 꽤 짜증도 내고 했던 것 같다.
나처럼 남편은 여러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는 멀테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한 번에 한 가지 씩만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남편을 알기에 한 두어 주 전부터, 특히 일주일 전 쯤부터는 그러려니 했다.
내 생일에도 성경학교 겹쳤다고 그렇게 넘어갔고, 성경학교 마쳤으니 생일축하 하자고 할 때도 나는 알고 있었다.
성경학교는 끝났지만 수요예배 설교(것두 전도사 되고나서 처음하는 어른 대상 설교)가 있었기에 아직 남편이 내 곁에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나를 앉혀 놓고 구상한 설교를 해보고,
반응이 심드렁하면 또 고민에 고민을 하면서 설교 본문을 잡았다.
첫 설교 멋지게 해보겠다는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오늘 자신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기로 했단다.
민들레 공동체 김인수박사님께서 하신 '우리가 누굴 가르칠 수 있습니까?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은 하나 입니다' 하는
말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아 먹었단다.
나 역시 많이 긴장이 되었다.
막연하게 남편을 설교를 잘 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남편은 자신에게 충만해져서 그것이 흘러 넘치지 않는 한 입을 떼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말씀이 자신에게 충만해질 때까지 고민하고 침묵하고 금식하고 묵상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적용이 없는 허공을 치는 소리를 누구보다 못 견뎌하니까.
그러나 한편 염려가 많이 되었다.
무대체질이며 마이크만 잡으면 평소보다 더 씩씩해지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니까.
힘있게 확신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강단에 서서 소심하게 굴면 어떡하나?
수요일 내내 나도 글을 쓸 게 있고, 밤에 MBTI 강의가 있어서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마음 한 구석으로는 계속 기도하는 마음이었다.
시간은 다가왔다.
수요찬양단 싱어가 부족하니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설교 전 찬양을 함께 했다.
찬양을 하러 나갔는데 남편의 첫설교를 응원하러 오셨다고 추측되는 분이 계셨다.
그리고 목장의 목원도 눈에 띄었다.
그 분들을 보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마음이 뜨거워졌다.
찬양하면서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다. 쪽팔려서 죽을 것 같은데 눈물은 계속 흘렀다.
결혼 7년 동안 남편이 얼마나 사모하던 자리였던가?
단지 설교가 하고 싶어서 목사가 되겠다고 신학교를 간 사람이다.
설교와 기도회 인도를 잘 마치고 남편이 강단을 내려왔다.
남편의 설교에 은혜를 받았다.
설교를 들으면서 요즘 내 맘을 제일 무겁게 하는 것, 채윤이 입학과 새로운 학기를 또 혼자 아이들 돌보고 일하며 지내야 하는 것.
그 일들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 놓았다. '내니 두려워 말라' 설교 제목이었고,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들었다.
남편의 첫설교에서 '열정'을 보았다.
내 남편의 '열정적인 모습'을 남편을 안 지 10년이 되었는데 처음 보게 된 것 같다.
감사하다. 적어도 내게는 훌륭한, 가슴을 울리는 설교였기에 감사하다.
수요예배를 마치고 나는 다른 교회 MBTI 강의가 10시 부터 있었다.
둘 다 저녁 식사를 못해서 늦은 저녁을 먹는데 참으로 마음이 평안하고 기뻤다.
그리고 밤 10시에 시작해서 새벽 1시가 넘도로 진행된 MBTI 강의에 남편이 함께해 주었다.
내가 채윤이에게 예언했던대로 수요예배 설교가 끝나기 무섭게 남편은 내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ㅎㅎㅎ
여보!
수고 많았어.
겨울방학 내내 사역과 가정생활 모두에 나는 에이뿔 주고 싶어.
내게도 참 의미있는 겨울방학이었고,
설교가 계속 미뤄져서 안좋다 생각했었는데 잘 된 것 같아.
당신에게도 내게도 말씀으로 방학을 마치고 새로운 한 학기를 시작하게 하신 은혜라는 생각이 들어.
사역자의 아내는 참 하기 싫었지만 사역자 김종필전도사의 아내는 날이 갈수록 더 좋아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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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서비스 잘 하는 남편,
매일 매일 문자 날려서 사랑을 확인해주고 표현하는 남편,
열과 성을 다해 집안 일을 분담해주는 남편,
아이들 화장실 다 데려가고 아내는 편안히 앉아 밥 먹게 해주는 남편,
기념을 잘 챙기는 남편,
돈 잘 버는 남편,
감각적으로 뛰어나서 기가 막힌 선물을 잘 하는 남편.
모든 남편 중에 으뜸은 '아내의 영성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진 남편'이 아닐까?
<영혼의 친구, 부부>에서 읽었던가?
아내는 남편의 남편은 아내의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돈과 친하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는 흠 잡을 데 없는 남편이라고 여겨지는 채윤이 아빠.
예전에 아이들이 더 어려서 그야말로 24시간 지켜야 했던 그 시절에 토요일 같은 날 함께 집에 있으면 그랬다.
'여보! 방에 들어가 문 닫고 큐티하고 나와'하면서 아이를 봐줬다.
생각해보니, 이 보다 더 큰 아내 사랑이 없는 것 같다.
한 동안 기도에 대한 마음은 충만하지만 기도하지 못했고,
말씀과 기도가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말씀을 마음에 두지 못했었다.
그러면서 영혼은 메말라지는 것이 당연하고 마른 영혼에서 나오는 것은 허무주의와 자기연민 뿐이다.
그러는 동안, 주말마다 올라오는 남편은 아니 주 중에 통화를 할 때도
'여보! 큐티했어?' 하면서 질책도 검열도 아닌 사랑 깊은 염려를 해주었다.
그런 남편 덕에 다시 기도와 말씀으로 가는 잃었던 길을 찾았다.
사람이 보이고,
내 공로만 보이고,
은혜는 보이지 않는 삶에 다시 기도와 말씀으로 하나님이 보이기 시작한다.
참 좋은 남편이었던 남편이 요즘에는 새벽마다 날 위해서 기도를 해준다.
내가 곤히 자고 있는 새벽에 기도로 나를 감싼다.
내 영혼에 관심을 가져주는 남편이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남편으로 인해서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나도 남편에게 그런 아내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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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부터 일이 줄어서 공치는 날이 생겼는데...
이걸 부모님께 고백해? 말어? 하다가 고백한 첫 날.
예전에는 주로 김치 담그기가 며느리 쉬는 날 치뤄야 하는 일이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담그는 속도보다 먹는 속도가 한참 뒤쳐져 버리는 김치가 허다한 날이 허다하다보니...
어느 새 김치는 손을 좀 놓으신 듯하다.
그래도 토요일 같은 날 며느리가 차랑 같이 놀고 있으면,
광주 창고 가자.
밭에 가자.
하다못해 목욕탕이라고 가자.
하시면서 며느리 쉬는 거, 차 쉬는 거 아까워라 하시는 것 같은데...
올 해 들어서 남편도 없이 일하랴, 두 애들 놀아주고 가르치고 살림하랴, 교회일 하랴.
어머니 보시기에도 힘들어 보이시는지 안쓰러워하시는 마음이 느껴지곤 하였다.
그래서 용기를 내었다.
나도 하루쯤은 집에서 푹 쉬어보고 싶어서.
'이제부터 수요일에는 일이 없어요. 집에서 쉬어요' 하고 고백한 첫 날.
아침에 수영 갔다가 사람들과 수다도 떨고 느긋하게 참으로 여유롭게 집으로 왔다.
와 보니 아버님 어머님 고추 20근 바닥에 널어 놓고 마른행주로 닦기를 시작하고 계셨다.
며느리 얼굴 보자마자 어머니 '일루와서 이거 좀 닦어라. 나는 머리하러 가게' 하시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시고.
아버님과 며느리 둘이 뻘쭘하니 마주앉아 고추 20근 닦았다.
오전을 그렇게 갔다.
머리를 하고 오신 어머님 휘리릭 우리집으로 오셔서 '바쁘냐?' 하시면서.
'안 바쁘면 밭에 좀 가자. 상치 좀 뜯어 오게. 바쁘면 말구'
집에서 쉰다는 여자가 뭘 바쁘겠어요? 어머니~ㅜㅜ
그래도 마지막 몸무림이라도 쳐볼라고 '글 쓸게 있어요. 다 쓰고 시간이 남으면 갈께요' 하였다.
결국, 한 두 시간 보내다 밭에 가서 상추 뜯고 채윤이 데리러 유치원 갔다 오고,
허옇게 쉰 머리 염색하러 미용실 가서 한 시간 있다가,
병원 문 닫을 시간에 겨우 애들 데리고 가서 감기 치료하고...
그러고 나니,
몸이 땅 속으로 마구 기어들어 가면서 졸음이 쏟아져서 수요기도회를 포기하였다.
내가 우리 어머니 나를 사랑 하시고, 자랑스러워 하시고, 대견해 하시고, 안쓰러워 하시는 걸 아는데...
나쁜 뜻도 없으신 것 같은데...
어찌하여 며느리와 며느리 차 쉬는 것을 그냥 두고 보기를 못하시나이까? 어머니! 흑흑흑...
친구 목사 (0) | 2007.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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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에는 분당에 있는 유치원의 부모교육을 다녀왔다. MBTI 검사를 하고 자녀양육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분당 엄마들 콧대가 여간 아니라고 원장이 미리부터 겁을 엄청 주었었다. 아닌게 아니라 시작하는데 분위기가 썰렁한 것이 장난 아니었다.
나로서는 MBTI 강의는 언제해도 나 자신이 재밌는데...이제는 부부, 자녀관계에 대해서는 내가 삶으로 경험한 것들을 가지고 강의를 하면서 강의안을 보지 않아도 얘기가 술술 나올 정도로 익숙해진 것 같다. 나 스스로 재밌고 자연스럽다보니 어느 새 도도한 분당 엄마들이 여느 엄마들 처럼 웃고, 자기 아이들 얘기를 하고 그랬다. 참으로 행복한 경험이었다. 많이 부담돼서 더욱 기도하게 됐었는데 이제는 정말 내 것을 가지고 MBTI 웍샵을 하는 느낌이었다. 웍샵 중에도, 마치고 나서 고맙다는 엄마들의 인사에도, 원장의 인사에도 '도우시는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었다.
주일에는, 남편 학교 교수님의 요청으로 안양에 있는 교회 청년부에 결혼 강의를 갔다 왔다.
한 2년 쯤 전인가? 대학생 선교단체 수련회에 남편과 같이 결혼 강의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좀 더 실제적이고, 재밌고, 신선한 강의를 위해서 듀엣으로 강의를 했었다.
교제하기 전 얘기, 연애하다 헤어진 얘기, 다시 만나서 결혼을 준비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세우는 얘기까지 둘이 각자의 입장에서 같은 사건을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한 기억이 있다.
요즘 워낙 시간이 없는 남편인지라, 같이 할 것은 엄두도 못냈다. 나 혼자 강의 하기로 하고, 처음엔 준비했었는데 막판에 남편이 같이 하는데 용기를 냈다. 그렇다. 용기다. 이런 강의를 같이 하려면 남편으로서는 최소한 1주일은 두고 준비를 해야한다. 얘기 나누고, 구조화 시키고, 강의안 만들고....
게다가 김종필씨는 약각 low-self esteem 아닌가? '내가 뭐 강의할 내용일 있겠냐? 내가 하는 말이 청년들한테 뭔 도움이 되겠냐?' 하는 식이니까....
어느 새 많이 자란 채윤이와 현승이가 이제 강의하는데 데리고 가도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지들끼리 교회 놀이터에서 놀고, '본당이 어디냐'고 사람들에게 물어 엄마빠를 찾아오고, 둘이 알아서 쉬를 하고....
그렇게 해서 다시 우리의 만남과 그 속에서 우리를 자라게 하신 하나님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내내 자신없어하던 남편이 설교 몇 달 했다고 말하는데 강약도 집어 넣어가며, 순간적으로 애드립으로 사람들을 웃겨가며 얘기를 잘도 했다.
강의를 마치고 나서는 '과연 이런 얘기가 도움이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두 사람이 만나고 결혼한 얘기는 결혼 집들이 때마다 허다하게 많이 들을텐데...모처럼 기대를 가지고 강사랍시고 불러다 놨는데 이런 자기네 연애 스토리나 늘어놓는 것이 청년들의 연애와 결혼에 뭐 좋은 영향을 미칠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이런 의구심을 주로 남편 몫이었는데....^^
결혼 전에 유아교육, 여성학....것들을 공부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나중에 결혼하면 가정사역을 아이들과 여성들을 돕는 가정사역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살짝 했던 어렴풋한 기억이 있지만....가정 사역자가 되기 위해서 그 어떤 시도를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남편과 더불어 서로를 잘 알아가고, 온전히 이해하고, 더 잘 사랑하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은 것? 그게 전부였다. 헌데, 어느 새 아이들이 저렇게 크고 결혼이나 가정을 세우는 일에 대해서 말 할 자리가 우리에게 조금 씩 주어지기 시작했다. 남편과 나는 둘 다 참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인데....조금씩 조금씩 이런 자리에 서게 하시고 또 이런 자리로 인해서 더 자라게 하심이 한량없는 은혜다.
누군가를 가르치겠다 하고, 돕겠다고 하는 것은 이미 돕는 것도 가르치는 것도 그르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내게 주어진 것을 충실히 감당하고, 기도로 하늘의 지혜를 구하며 나 자신이 배우고 또 배우는 것. 그것에 족하는 삶을 추구해야하지 않을까?
이런 일들로 마음이 높아지지 않기를 기도한다. 더욱 낮아져서 배우는 사람이길 기도한다.
아내 사랑의 극치_여보 큐티해! 어서~어 (0) | 2007.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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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오늘,
나는 연핑크 칠부 소매의 투피스를 입고 핑크빛 넥타이를 맨 JP와 함께 양평길을 드라이브했다.
결혼식의 설레지만 피곤한 일정을 마치고 가진 둘만의 드라이브는,
내 생애 잊지 못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오늘 같은 저녁바람이었다.
결혼식 1년 전에도 그런 바람이었었다. 짧은 교제와 헤어짐 후 정말 추웠던 겨울을 보내고 맞은 어느 봄날에, 소설처럼 우연히 만나서 다시 교제를 시작한 그 봄날 저녁도 오늘 같은 바람이었다.
어제 잠깐 아이들 친정에 맡기고 짧은 시간 저녁식사를 하며,
식당의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남편이 골라준 옷을 하나 사는 것으로 결혼기념일 세러모니를 했다.
종종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지나온 결혼생활을 되돌아보고,
앞 날을 그리며 긴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남편은 피곤했고, 생각할 것들이 많았고, 레포트와 발표준비등 공부할 것들이 밀려 있었고, 무엇보다 오늘 새벽 특새 찬양인도로 여유롭기가 어려웠다.
주일 아침 피아노 옆에 앉아서 예배를 드리는데 그 자리에 앉으면 남편이 정면으로 보일 때가 있다.
남편은 찬양할 때 고개를 약간 위로 향해서 들고 눈을 감는 자세를 자주 하는데...
그런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며 예배를 드리노라면, '저 사람을 위해서 더 기도해야지. 내가 저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은 기도지...'하는 생각이 유난스럽게 든다. 지친 남편의 어깨에 힘을 얹어줄 수 있는 것은 '기도 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 7주년이 되기까지 아내와 자식들을 물리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결코 아내와 아이들을 외롭게 하지 않았던 남편. 결혼 7주년 기념일에 받은 가장 큰 선물은 지난 7년의 그 성실했던 사랑이 아니겠나 싶다.
공부하고 사역하는 남편을 보면서 감히 '나와 같이 시간을 보내주지 않는다' '설겆이를 안 해준다'는 등, 예전에 하던 투정을 입 밖으로 내지를 못하겠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25시간으로 살고 있는 것을 알기에, 주어진 시간 한 톨도 그냥 흘려보내지 못하는 하루하루임을 알기에 그렇다.
나는 감히 흉내조차낼 수 없는 삶의 방식이라서 참으로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를 뿐이다.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사역하고 열심히 설교하는 남편이 자랑스럽다.
때문에,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지는 이 봄날의 저녁이 그런대로 견딜만 하고,
그런대로 즐길만한 것 같다.
결혼 7년 정도 됐으면 이런 사랑을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남편은 저녁 수업에 들어가 있을 시간이다.
이 3년이 지나고 맞을 결혼 10주년에 우리는 또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
쉬는 날 피곤해서 쓰러지다 (0) | 2007.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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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은혜로 쓰임받는 부부 (0) | 2007.06.30 |
미안해는 남자의 언어(남편 글) (0) | 2007.06.30 |
강한 남편 만들기 (0) | 2007.06.30 |
행복감에 푸욱 빠진 남편 (0) | 2007.06.30 |
결혼 7년차, 아내가 '미안해'라고 먼저 말하지 않는 이유가 풀렸다.
나는 아내와 갈등이 생기면, 우선 그 어색함과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내가 잘못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가급적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편이다.
아주 명백하게 내가 잘못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경우, 먼저 잘못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난 후 아내와 이것저것 갈등의 이유를 풀어보는데, 그러다보면 꼭 내가 먼저 잘못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럴 땐 좀 억울하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 보아도 어떤 사안에 경우 분명 아내가 잘못한 것 같은데, 내 아내는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잘 안한다.(최근 1~2년 사이엔 잘 한다^^;) 그 이유가 납득이 안돼었었는데...
나는 문제가 발생하면 최대한 그 사안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치사하게 다른 문제를 끌어와서 잘잘못을 피장파장으로 만드는 걸 몹시 꺼린다. 갈등 해결에 있어서 내 철칙이다. 헌데, 내 아내는 그렇지 못하다. 나는 그게 내내 이해가 안되었고, 늘 반칙한다고 생각했었다.
정리하자면, 나는 갈등이 생기면 그 갈등문제에 다른 문제들을 끌고 들어오지 않는다. 분명히 따지보면 내가 먼저 잘못했거나(고의든 그렇지 않든) 아내가 먼저 잘못했거나(고의든 그렇지 않든) 혹은 동시에 발생했거나..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아내는 그게 안돼는 모양이다. 내가 뭘 잘못하면 그건 당연히 내가 미안하다고 해야 할 사안이고, 자기가 잘못했어도 이 역시 내가 잘못했다고 해야 문제가 풀리는 경우가 많다. 아내가 잘못할 경우, 그걸 내가 불쾌하게 여기면, 아내는 평소의 내 수많은 잘못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르는 모양이다. 그게 컨트롤이 안되는 모양이다. 그렇게 감정이 복잡한 게 여성인 모양이다. 평소 남편인 내가 아내에게 미안한 게 많다. 양육, 가사, 부모님, 경제...등등 모든 면에서 아내가 나보다 더 많은 부담을 진다. 내가 암만 노력한다 해도 남자인 나는 여자인 아내보다 가정 안에선 편하다. 아내가 더 힘들다. 그게 한국 사회에서의 남녀관계이고, 어쩌면 이땅에서 사는 동안에 발생하는 남녀관계일 수 있지 모른다. 그러니 아내는 항상 부부관계에서 억울하다. 아내는 충분히 사랑받아야 하는데, 그것조차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니 어쩌다 자기가 좀 잘못했다고 먼저 미안하다고 할 게 아니다. 남자가 얼마나 많은 시간 여자를 힘들게 했는데...
그러고 보니, '미안해'라는 말은 남자의 말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잘못했으면 당연히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 혹 아내가 잘못했으면 아내에게 그 말을 들으려 하지 말고, 오히려 평소 아내에게 힘이 되어 주지 못하거나, 아내에게 충분히 사랑해주지 못한 자신의 못남을 탓하며 그걸 미안해 해야 할 것이다.
이랬든 저랬든, 갈등이 생기면 무조건 남자인 내가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 그게 순리요, 그게 창조질서일지 모른다.(^^:)
그러나, 여자여! 조심하라! 남자가 미안하다는 말을 포기하는 순간,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고 말테니, 아내들도 그 말을 힘들지만, 혹 억울하더라도 배우기를 바란다!
주의 은혜로 쓰임받는 부부 (0) | 2007.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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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그러겠다고 마음 먹은 적은 없는데 나는 남편에게 요구하는 게 많은 여자였던 것 같다.
농담처럼 남편은 '당신은 내가 안주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주문을 하는 것 같아'할 때가 있다.
'남편에게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해야지'하는 의도를 가졌던 적은 없지만 결국 남편의 말은 맞는 말인 것 같다. 결혼 전에 '결혼과 가정'에 대한 책을 부지기 수로 읽고, 나 스스로도 책 한 권에 준하는 대학노트 한 권 분량의 결혼에 관한 기대를 담은 글을 써놨었으니까.결혼에 대한 기대는 당연히 배우자에 대한 기대가 반을 차지하게 될테고, 그렇다면 나는 남편에 대해서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게 분명하다.
남편 역시 '가정을 세우는 일'에 대해서 남다른 열정과 기대를 가진 사람이라 함께 끊임없이 좋은 아내, 좋은 남편 되는 것에 결혼 7년을 바쳤다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남편이 신학을 시작하고 교회 전도사로 봉사하기 시작했다. 목회자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불쑥 남편에게 그런 말을 했다. '난 당신이 목회에는 성공했지만 가정에서는 그렇지 않은 목사가 되도록 가만 두지 않을 거야. 혹 당신이 목회를 잘 하기 위해서 가정에 소홀히 하는 것은 목회자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거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현실적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타협하지 않도록 감시할거야. 내 생각에 그런 목회의 성공은 사실을 실패라고 생각해. 나와 아이들을 당신의 목회를 위해서 어떤 식으로든 희생시키지 말고 당신 목회의 파트너로 만들어 줘'
이렇게 말하자 남편은 '역시 이 여자는 날 가만 놔두지 않는구먼. 쩝' 하는 표정이었지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감시해 달라고 했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거 알지만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우리 가정의 삶은 올해 들어 정말 많이 달라졌다. 주중에 아빠가 없는 건 당연하고 주말에도 마음도 몸도 우리와 함께 하기가 쉽지 않다. 어쩌다 집에 있는 시간에도 교회 일로 끊임없이 전화통화하기가 일쑤다. 예전처럼 쓰레기를 전담으로 치워주지도 못하고, 장모님 생신에도 교회일이 겹치면 할 수 없이 못 참석하고.... 이런 물리적인 환경들이 힘들기는 하지만 기꺼이 기쁘게 감수가 된다.
다만 그렇다고 남편 삶의 우선순위가 사역 그것이 되는 것은 끊임없이 감시하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갈굴 생각이다.남편을 내 곁에 아이들에게 묶어 두고 싶은 욕심 때문이 아니라 남편이 정말 좋은 목회자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사역때문에 아내와 아이들의 마음에 섭섭함과 원망이 쌓아 두는 목회자는 결국 절반의 실패라는 확신때문이다.
남편도 나도 그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둘 다 잘하려면 두 배의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단한 일이라는 것도 알겠다. 게다가 남편은 공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아닌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의 남편 김종필은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사역을 위해 아빠로서, 남편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담보 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가족이기주의에 빠지지 않으며, 가정과 목회를 균형있게 세우는 목회자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결혼 7주년 기념일 (0) | 2007.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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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친구와 일박 여행 (0) | 2007.06.30 |
어젯밤 채윤이가 갑자가 아빠한테 '아빠! 내가 클래식 음악동화에 푹 빠져 있어'했는데...
아빠는 정말 푸욱 빠져있다. 어딘가에 푸욱 빠져있다.
결혼 7년여 만에 처음 보는 남편의 행복한 나날인 것 같다.
설교준비, 이런 저런 초등부 계획, 자잘한 교회 일들, 그리고 새벽기도....
이런 것들에 푸욱 빠져 있는데 정말 행복한가보다. 아니, 정말 행복하단다.
잠을 못 자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이 토욜에는 새벽 한 두 시가 되도록 설교 준비를 하며 머리를 쥐어 짜면서도 행복하단다. 평생에 이렇게 행복하게 일해본 적이 없단다.
집이 멀어서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새벽에 혼자 일어나서 새벽기도를 간다.
계절학기 잠시 쉬는 동안에 굳이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데 교회 사무실에 나가곤 한다.
정말 그러고 싶어서, 기뻐서, 행복해서 그러는 것 같다.
소명을 발견한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보다.
이제껏 이런 저런 일을 하는 남편을 보면서 잘 하고 있는데도 늘 부족하다 느끼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그리 행복하게 일하지 않는 것을 보고 기질 탓이려니했다.
헌데, 정말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고, 의미 있는 일. 즉 자신의 소명을 찾아 일하기 시작하니 전혀 다른 남편의 모습을 본다.
남편이 정말 행복하다는 증거는 이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내가 요즘 심하게 남편을 불편하게 하는 편인데도 그에 대한 인내심이 거의 부처님 수준이다. 끝없이 허허거리고, 이해해주고....
남편의 행복에 이제 그만 질투할까보다.
나도 함께 행복에 동참해야 할까보다.
여보!
공개 사과야!
이제 이제 그만 엇나갈께~
그리고 '그 말' 완전히 용서하고 잊을께.ㅎㅎㅎ
이따 교회서 봐~~~
미안해는 남자의 언어(남편 글) (0) | 2007.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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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없어서 더욱 휑한 거실.
낮이나 밤이나 음악이 채우고 있지만 그러도 허전한 건 사실이다.
어느 날 밤.
이 휑한 거실의 저 자리를 기도로 채워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이들을 일찍 재운 밤, 식사 준비 시간에 여유가 있는 아침.
저 자리를 기도하는 자리가 되도록 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침 7시 30분이면 문자를 알리는 멜로디가 핸펀에서 울린다.
천안에서 오는 사랑의 모닝콜이다. 남편이 새벽기도 마친 시간에 보내주는.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당신의 하루를 위해서 기도했다'
'일어나세요. 당신을 위해 멋진 하루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주로 이런 내용이다.
히브리어 공부에 지친 남편이 그나마 위안을 얻는 것은 새벽기도라고 했다.
아침 잠 많은 김종필씨가 이렇게 새벽기도를 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하도 우리 부부가 기도를 안 해서 신학교 보내신 건 아닐까?ㅡ.,ㅡ)
남편과 주중에 함께 있지 못하고,
주말에는 설교 준비와 교회 일로 제대로 얼굴을 마주하지도 못하는 요즘 정서적으로 더 힘든 건 사실이지만 예전보다 덜 행복한 것 같지는 않다. 어제 남편이 다니던 사무실 근처에서 장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그 마트에서 퇴근 후 만나기도 하고, 가끔 점심도 같이 먹던 그 때 참 좋았는데...그 때 좋았는데 지금 그러지 못한다고 더 불행한 것을 아닌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감사한 건.
우리 부부에게 늘 2% 부족했던,
(아니 98% 부족했던? - 남편의 표현이다)
기도의 삶을 조금이나마 살 수 있다는 것.
남편의 빈 자리를 다른 어떤 것이 아닌 기도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기도를 하면서 만나는 남편은 훨씬 더 사랑스럽다.^^
미안해는 남자의 언어(남편 글) (0) | 2007.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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