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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 달 만에 인물화가 업글 되었습니다.

할아버지 얼굴에는 수염도 있습니다.


남은정 : 닮았다 *^^* (12.14 10:56, IP : 211.207.182.10)

200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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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채윤이(이건 사실 미화한 표현이고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똥고집이 늘어서 말을 죽어라고 안 듣는 미운 네 살 채윤이) 하는 짓이 그렇다보니 여기 저기 구박만 엄청 받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는 오늘 채윤이가 어떻게 말을 안 들었는지를 일르기 바쁘시고...
채윤이는 또 나름대로 엄마한테 살짝 와가지고는 "엄마, 엄마 회사 갔을 때~애 할아버지가 자꾸 채윤이한테 쎄게 말하셔(화를 내신다는 말씀)"하고 일릅니다.

암튼 분명한 사실은 채윤이가 낮에 엄청 말을 듣지 않고 그에 따른 부정적인 피드백(넌 말 안 듣는 애야. 넌 못된 애야. 넌 나쁜 누나야)을 받다보니 나름대로 스트레스 받고 그런 상황입니다.
그나마 엄마 아빠 집에 오면 가급적 대화로 해결하려 하고 채윤이의 유일한 킬러인 엄마가 한 소리 하면 또 깨갱하게 되고 그렇게 하루를 정리하게 되죠.

채윤이가 귀 파주는 거 좋아하거든요. 엄마 무릎에 누워서 이쪽 저쪽 귀를 살살 파주면 좋아하는데 그거 하다가 엄마가 잠시 일 보러 일어난 사이 혼자서 자기 귀를 팠나봐요. 아직 조절이 잘 안 되다보니 그냥 팍 찌른거죠. 아프기도 아프고 놀랬기도 해서 자지러지게 우는데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 할머니 눈도 깜짝 안 하시면서 '지가 혼자 파다가 울고있어' 이러시네요. 너무 아픈데 공감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엄마한테 쫒아와서 울기 시작하는데 울음이 그치지를 않네요.
웬만큼 그쳤다가 또 울고, 침대에 누워 책 읽어 주는데 또 훌쩍거리고...웬만하면 그 기분으로 잠들게 하지 않으려고 엄마가 몸을 던져 웃겨 봤건만 기분이 썩 나지지 않아요.
가여운 마음에 어제는 채윤이 침대에서 잤어요. 김현승이 감기로 캑캑 거려서 연실 이 방 저 방 왔다갔다 하기는 했지만 채윤이 옆에서 안고 뽀뽀하고 하면서 잤어요.

요즘 진짜 동네북은 채윤이야~
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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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채윤이가 자기 이름을 쓴 거라니까요.

주로 보이는 그림은 해바라기를 연상시키는 꽃이지만요.

오른쪽에 있는 네모, 동그라미, 나름대로 'ㅐ' 이런 것들이

김채윤에 나오는 모음과 자음들이잖아요.

그림 그리고 나서 기~임 채~애 유~운 하면서 썼어요.


김종필 : 오~올 당신의 해독 능력도 만만치 않은데.. (12.07 00:23)
이지영 : ㅋㅋㅋㅋㅋ (12.07 12:06)
하민엄마 : 딸자랑 좀 할까나. 하민이는 3,4개월 전에 이름 쓰고 쉬운 글씨는 쓰는데. 꽤 잘 읽고.아참 하민이 생일이 6개
200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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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01

채윤이가 가끔씩 울면서 하는 한 마디.
"아빠 나좀 한 번 안아 주세요. 엉엉"
위로 받고 싶을 때 하는 표현이지요.

엄마 아빠가 없는 낮시간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두 분이 붙들고 채윤이 머리를 감겼나 봅니다. 채윤이는 머리 감을 때 거꾸로 눕히면 '살려 주세요~' 이러거든요.
(18개월 쯤 말을 막 하기 시작할 때는 그러더군요 '어질러워 어질러워')
암튼 머리를 그렇게 감고 나서 한바탕 울면서는 멍한 표정으로 '이게 뭔 일인가?'하고 있는 현승이 한테 가서는....

"현승아! 나좀 한 번 안아줘" 그랬다는군요.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현승이 똥그란 눈으로 누나 쳐다 보면서 팔만 내젓고 침이나 질질 흘리고 있었을 모습.
상상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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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01

엄마 아빠가 아침에 일찍 나가는 것에 대해서 지금껏 잘 적응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채윤이 입니다. 사실 적응이랄 것도 없이 태어나서 늘 그래왔으니까요...

요즘 채윤이가 어떤 아침에 슬픈이유.
'왜 아침에 채윤이하고 안녕 안 하고 갔어? 그래서 채윤이가 울었잖아아~' 이러는데....
잠자리에 들면서도 꼭 부탁하는 건 '엄마 낼 회사 가는 날이야? 낼 채윤이하고 안녕하고 가~'
그러나 우리가 나오는 시간에 자고 있는 녀석을 깨우는 것도 그렇고 해서 그냥 나오는 날이 많은데 그런 날은 여지 없이 일어나서 '안녕을 안 하고 간 엄마 아빠'를 원망하며 한바탕 운다고 합니다.

채윤이한테는 '안녕'하고 가는 것이 왜 그리 중요한 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왤까요?


김종필 : 나는 자는 채윤이 귀에다가 '안녕! 채윤아!'하고 속삭였는데... (12.01 20:59, IP : 220.121.138.36)
정신실 : 여보쇼! 그건 소용없어. 나는 그거 안 하는 줄 알어? 다해요~다해 (12.0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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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30

감사하게도 채윤이는 자라면서 넘어야할 한 단계 한 단계의 과정을 어렵지 않게 지나갑니다.
밤중 수유는 생후 2개월 만에 혼자 해 버리고,
젖병은 어느 날 자신이 장난치다 물어 뜯어 놓고는 이제 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더니 떼버렸구요.
기저귀 떼기도 어렵지 않았죠.

세 돌 생일이 지난 다음 날 할머니가 사 주신 침대가 왔어요.
채윤이가 좋아하는 공주이불, 물고 자는 수건 다 침대위에 가져다 놓고는 혼자서 잤습니다. 그냥 혼자서.
처음으로 따로 재우는 것이라서, 엄마 아빠는 방 문 열어 놓고 비상 대기를 하고 잤는데 아침까지 기분 좋게 혼자 자고 일어났습니다.

그러더니 그 다음 날은 이제껏 쓰던 유아용 변기를 가리키면서 '할머니 저거 치우세요. 이제 화장실 가서 혼자 쉬할께요' 하더랍니다.
그러고는 혼자 어른 변기에 올라가서 쉬하고 물 내리고 내려옵니다.
어제 퇴근해 갔더니 자기 쉬하는 거 보라고 자랑을 하대요.

채윤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말 그대로 하나님의 은.혜. 입니다.


김종필 : 변기 치우기는 내 공이 큰데.. 내가 예림이랑 막 비교 했거든..?!? (12.01 21:01, IP : 220.121.138.36)
정신실 : '비교는 바보들의 놀이'라고 최성원이 그랬는데..도움 될 때가 있네^^ (12.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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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목장홈피에 아빠가 덧글 쓴 겁니다.

============================

채윤이는 생긴거 외에 저랑 닮은 거라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요샌 생긴것도 점점 엄마를 닮아가는 듯 한데다가
요것이 잘 땐 꼭 '남자끼리 여자끼리'를 주장해서
간혹 낯설어질 때가 있습니다.
다행이도 이번 복상 글을 쓰면서 채윤이에 대한 옛 정감을 다시 찾았고
그러다보니 채윤이는 완전히 아빠딸이 되었답니다.
'채윤이한테 누구딸?하고 물으면 아빠딸!하고 답하죠. (^^)'

아빠로서 기대하고 바라건대

채윤이가 아빠와 대화 하는 걸 좋아하고 또 잘 통했으면 합니다.
물론 그것의 관건은 '저'겠지요...

그리고 채윤이가 얼른 '소아'를 버리고 언니오빠들과 더불어 놀 줄 아는
'사회성'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어리려 그렇다 하지만, 언니오빠들이 '채윤이는 이래이래서 못놀겠어요'
할 때마다 아무래도 마음이 좀 걸리더군요.(제가 좀 소심하죠? 제 성격이 좀 그래요.)

또 채윤이가 아직 교회에서 유치부에 못나가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혼자 갈 수 있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구요
(어휴~ 어른 예배 드려본지가 너무 오래 돼서리~)

그리고... 음...
아빠를 '도구'로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얘는 제가 힘도 쎈 돌쇠요, 말 잘 듣는 종이요, 재밌는 놀이터인줄 아나봐요.흑흑)
헤헤...조금 농담한 거구요..

암튼 내년 봄 유치원에 가기 전까지 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무.사.히 재밌게 놀고 건강하게 자라길 소망합니다.

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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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 홈피에 올린 채윤이 기도제목 입니다.

******************************************************

채윤이를 한 마디로 말하면 독립적인 아이죠. 이제 3년 밖에 세상을 살지 않았으니 어찌 될 지 모르지만 타고난 성품은 그런 것 같아요. 아기였을 때 안아줘도 몸에 착 붙기보다는 일단 몸을 돌려서 등을 엄마 아빠 가슴쪽에 대고 밖을 보는 방식으로 안아주는 걸 좋아했죠.
아직 놀이가 많이 발달한 상태는 아니지만, 놀이 상황에서도 놀이를 주도하는 편이예요. 친구들이 하는대로 따라 하기 보다는 자신이 주도하고 역할을 지시하는 편이죠. 이런 점 때문에 목장 언니 오빠들한테 따 당하는 거 같아요. 쪼그만게 지 멋대로 하려고 드니.....

제 양육의 제1 원리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대화와 타협'이 비교적 잘 되는 아이입니다. 어린 아이니까 어느 정도 고집과 땡깡이 없진 않지만 일단 눈을 마주치고 열심히 설명하면 대부분 논리에 설복하고 끝까지 고집을 피우지는 않아요. 안 되는 것에 대해서 포기를 잘 하는 편이지요. 그러고보니 아기였을 때부터 채윤이에게 줄창 했던 말이 '채윤아!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니가 울어도 안되는 건 안되'이거였네요. 또 이런 점 때문에 대화와 설명 없이 자신을 좌지우지 하려고 하는 상황을 당할 때 힘들어 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채윤이를 키우면서는 (현승이와 달리...아이구 이렇게 비교하면 현승이가 섭섭할텐데...에이 할 수 없지뭐) 단계 단계 참 쉽게 넘어 갔어요. 밤에 잘 자고, 아무거나 잘 먹고, 기저귀 떼기, 젖병 떼기가 대화와 타협으로 잘 넘어갔죠. 감사한 일이예요.

요즘 채윤이의 현안은 할아버지와의 갈등이예요. 채윤이라면 모든 게 100%로 콜 이었던 할어버지가 이제는 뭘해도 잔소리하시고 혼내시는 투덜이 파파스머프가 되신거죠. 마음이 조금 아프지만 일단 채윤이가 꿋꿋해서 다행이예요. 예를 들어, "할아버지 원피스 입고 있을래요. 갈아 입을래요" "이걸 왜 갈아입어? 이게 왜 이래? 말도 되게 안 듣고... 안돼!" 하고 화만 내시는 할아버지한테 결코 주눅들거나 삐지지 않고 더 큰 소리로 "할아버지~ 여기 원피스에는 꽃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쁘잖아요. 갈아입을래요"하고 끝까지 자기 주장을 하죠. 주눅들거나 삐지는 것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 참 다행이예요.
소화어린이집에 잘 적응해서 너무 좋아했는데 집에 있으려니 심심할 거예요. 내년 3월에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보내려고 해요.

***********************************************************************************
기도제목

1. 좋은 어린이집 내지는 유치원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2. 할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채윤이가 상처받기 보다는 오히려 더 잘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3. 무엇보다 젤 중요한 기도제목은 저희 부부가 채윤이에게 하나님 앞에서 제대로 사는 모범을
보이는 것입니다.

4. 양육을 하면서 보면 제 인간적인 약점이 많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좀더 통제하려는 경향
이 제게 있는데 이런 제 성향으로 자라가면서 채윤이랑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이 노력 중인 부분인데 사랑하는 이들을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사랑하는 법 훈련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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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아!
너의 세 번째 생일이다.
엄마 인생에 불과 3년 밖에 되지 않은 너의 존재가 어쩌면 이리도 큰 의미일 수 있을까?
너의 생일을 축하 하기 전에 엄마는 널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련다.

누구보다 마음이 건강한 아이,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아이, 기억력이 뛰어난 아이, 노래를 잘 하는 아이...........우리 채윤이를 표현하자면 그렇지.
사실 여기 다 쓸 수 없을 만큼 많은 장점을 가진 아이지.

엄마는 채윤이의 존재 자체가 그저 감사하고 행복할 뿐인데 앞으로도 그러도록 노력할 것이다. 채윤이가 자라면서 더 많은 기대로 서로 불행해지지 않으려 노력할께. 이제껏 3년이 채윤이의 존재 그 자체로 행복했던 것 처럼 말이지 앞으로도 늘 채윤의 존재 그 자체로 감사한 날들로 살도록 할 거다.

가끔 채윤이가 아침에 엄마 아빠 가지말라고 울때가 있지. 그럴 때 엄마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채윤이한테 그리 미안하게 생각하지는 않아. 엄마 아빠는 채윤이한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고 있거든. 엄마가 채윤이랑 늘 집에 함께 있는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지는 않을 것 같아. 우리 피차에 말이지.
채윤이가 살아갈 세상에서 어떤 경우에도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없고 원하는 대로 살 수만은 없거든. 다만 그럴 때 모든 것을 채워 주시는 단 한 분 하나님을 바라는 거야.
채윤이의 세번째 생일에 엄마는 이 하나님을 다시 한 번 소개하고 싶구나. 엄마가 하나님으로 인해서 행복하고 사랑 넘치는 삶 살고 있는 것처럼 채윤이 역시 엄마가 만난 하나님보다 더 큰 하나님을 만나길 바래.

채윤아! 생일 축하한다. 오늘도 건강하게 하루를 보내거라. 할아버지의 모진 구박(?) 속에서도 꿋꿋한 우리 채윤이 참으로 자랑스럽다. 그렇게 채윤이의 열성팬이 갑자기 구박하는 투덜이 파파스머프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 세상이란다. ^^

이따 저녁에 채윤이가 주문한 '꺼먼색 케잌' 사 가져갈께.
안녕! 내 사랑 채윤!


김종필 : 채윤아 나도 채윤이를 하늘만큼 사랑하는 거 알지? (채윤이 왈 나도 아빠를 하늘만큼 사랑해요~) (11.27 19:12)
정신실 : 남의 홈피와서 무하는 거야요? 사랑을 고백할려면 홈피 주인한테나 할 일이지... (11.28 09:23)


200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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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이를 '정의의 사자'라 불러 주세요.
약자가 강자에게 당하는 것 보지 못합니다.
그 약자가 평소 자신의 적(?)이었다 해도 그렇습니다.

며칠 전,
현승이가 감기 걸려서 콧물일 줄줄줄.
밤에 코가 막혀서 잠을 잘 못 자고 캥캥 거립니다.
자기 전에 아빠가 입으로 쭉 빨아서 코를 빼는 의식을 거행해야만 했습니다.
물론, 현승이 이거만 하면 죽는다고 울죠.
현승이는 막 넘어가고.....
거기다 대고 채윤이가 뭐라 뭐라 소리지르는 겁니다.
현승이를 나무라는 줄 알았죠. 평소처럼 말이죠. 사실 현승이가 채윤이 눈에 고운 존재가 아니거든요.

근데.
"아빠! 하지마! 그만해!'
이거였습니다. 알고보니....
"현승이 막 울잖아. 불쌍하잖아"
어찌나 야멸차게 아빠를 나무라는지...
그러고는 현승이를 향해서
"누~우가? 누가? 우리 현승이를.... 아빠가 그랬어? 우~야 우야"
이러는 겁니다.

불타는 정.의.감.

* 그 후 아빠는 또 현승이 코 빼다가 채윤이 한테 걸렸습니다.
"내가 코 빼지 말라고 했지?" 하고 혼났습니다.

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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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아!
오늘 아침 엄마 아빠 출근하는데 유난히 힘들어하더구나.
채윤이 마음처럼 엄마 아빠가 늘 채윤이 옆에 있어줄 수 있다면 참 좋겠구나.
아침마다 보는 채윤이의 장난스런 웃음을 못 보고 나온 날이라 엄마가 마음이 무겁구나.
채윤이 울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해서 마음 한 쪽이 아파.

엄마는 '내가 엄마가 되면 최고의 엄마가 되리라. 100점 엄마가 되리라' 마음 먹었었단다.
엄마가 채윤이 엄마가 됐는데 막상 100점은 커녕....
그래, 이제 엄마는 100점 엄마의 욕심을 버릴려고 해.
100점 엄마는 애초부터 할 수 없는 것이었어.
현승이가 생긴 순간부터 엄마는 채윤이 엄마와 현승이 엄마도 되어야 하니까 그렇고.
현승이가 없다해도 100점으로 채윤이를 사랑할 수는 없었을 것 같구나.
생각해보면 엄마는 항상 100점에 한참 모자란 사랑을 줬지만 채윤이가 이 만큼 잘 자랐지.

설령 엄마가 회사를 안 가고 채윤이 옆에 늘 함께 있다해도 100점이 되지는 못해.
무슨 말인가 하면 그렇다 해도 채윤이는 슬픈 일이 있을 거라는 것이지.
엄마가 아무리 노력해도 채윤이는 슬프고 아픈 일을 겪어야 할 거야. 사실 채윤이가 엄마 뱃속에서 나온 그 순간부터 엄마를 떠난 것이나 다름 없는 것 같아.
(이것을 엄마 자신이 먼저 깨달아야 했었어)
요즘은 날이 갈수록 엄마가 채윤이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많이 드는데...
그것 역시 엄마의 욕심이야.

채윤이에게 100%의 행복을 주고, 어떤 슬픔의 여지도 남기지 않고 사랑할 분은 하나님 한 분 이란다.
그래서 엄마는 다행이라고 생각해. 100점 엄마가 되지 못해도 채윤이가 하나님을 아는 이상 120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테니까. 엄마는 아무리 노력해도 앞으로 채윤이의 마음 아프게 할 일도 많겠지만 엄마가 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 하나님 그 분이 엄마에게 하셨듯 채윤이를 사랑하고 보호하실 것을 믿고 감사한다.
오늘 아침 채윤이의 우는 소리 들으며 마음 아팠지만 엄마에겐 그 아픔을 해결할 힘이 없음을 깨달았어. 채윤이가 하나님을 만나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지.
채윤아 다만 엄마가 할 수 있는 만큼 채윤이를 사랑한다. 엄마가 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늘 기도할께. 채윤이가 걸음마를 혼자 했던 것처럼 혼자 걸어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에 다다르도록 그렇게 기도할께. 그게 젤 중요한 것 같아.

오래 울지 않고 안 되는 것에 대해서 빨리 포기할 줄 아는 채윤이가 아침의 슬픈 감정들 빨리 털어 버리고 어린이집에서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 오후에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즐겁게 지내길 기도할께. 하나님처럼 사랑할 수는 없지만 엄마가 최선을 다해서 화내지 않고 채윤이를 이해하고 기다리는 노력하면서 채윤이를 사랑할께.
귀여운 채윤아! 안녕!
 
20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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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에는 채윤이한테 화가 많이 났습니다.
요즘 현승이 덕에 찬밥된 채윤이의 사정을 고려하여 화를 참고 참아도....
소리도 지르게 되고 엉덩이도 한 대 때렸습니다.ㅜㅜ
그 다음부터는 거의 반응을 채윤이와 마주치지 않으면서 일을 막 열심히 했습니다.
청소며 애기 옷 손빨래며 일을 다 마치고
(현승이는 이미 자고 있었음)
세 식구가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 위에 마주 앉았습니다.
주일 저녁에는 가끔 셋이서 손잡고 기도를 하는 날이 있어든요.
이 때 마다 채윤이는 자기 성경책(젬젬구약, 젬젬 신약..이런 것) 가져와서 펼쳐 놓죠.
엄마 아빠 한테 한 권 씩 나눠 주는데 성경이 구약 신약 밖에 없으니 가끔 엄마한테는 '똥이 풍덩'이런 책을 성경대신 주기도 한답니다.

암튼, 어제 그렇게 모여서.
채윤이에게 "채윤아! 엄마 좀 봐. 엄마 눈좀 봐. 엄마가 아까 화를 더 참을 수도 있었는데 참지 못하고 많이 내서 미안해~"하고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 '포도밭에 포도가 땡글땡글' 이런 찬양을 부르고
기도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시작 전부터 오늘 기도는 채윤이가 한다고 했었습니다.
아빠가 아무 생각없이 기도를 시작하자 "오늘은 내가 한다고 했잖아~"
채윤이가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우리 현승이가~.....................헤헤, 부끄러워서 못하겠어. 어~ 엄마랑 아빠랑 채윤이랑 이렇게 있는데.............어.............현승이가 울지 않고 빨리 자게 해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 얼마나 감동적인 기도인지...
현승이 한 놈을 재우기 위해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소쩍새는 얼마나 울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니 우리 집의 가장 시급한 기도제목이죠. 현승이. 떼쟁이 현승이.
눈물이 나올 뻔 했습니다.
^^

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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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에 교회 가기 전에 할아버지 할머니 등 온 식구가 모여서 사과를 먹고 있었습니니다.
요즘 채윤이는 미운 네 살이라고 저~엉말 말 안 듣습니다. 따지는 것도 많구요.
뭐 하나 얘기하면 '싫어' 라는 대답이 80% 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저라다 정말 자기만 알고 고집 부리고 어른 말 하나도 안 듣는 애가 될 것만 같아요.

근데 시키지 않았는데 그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채윤이가 한 행동 하나가 오랫만에 너무 예뻤습니다.
사과를 먹고 있는데 현승이가 끙끙 거리고 캥캥거리니까 할아버지가 드시던 사과를 현승이 손에 쥐어 주셨습니다. 김현승은 강아지 처럼 좋다고 빨죠.

그 때 우리 채윤이 암말 안 하고 사과를 하나 집더니만 할아버지한테 가져가서는
'할아버지 이거 또 드실래요. 현승이 줬잖아요' 하네요.
괜히 그 자리에서 칭찬하면 의식하고 또 청개구리짓 할 것 같아서 못 본척 했는데 기분 좋았습니다.

채윤아!
34개월에 니가 한 행동이야~
누가 가르치지 않았는데 이렇게 스스로 배려했어. 네 성품 안에 하나님께서 이렇게 이쁜 마음 심어 놓으셨구나. ^^

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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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아프지 않는채윤이가 오랫만에 열이 나요.
어젯밤에 재우려고 안았는데 몸이 뜨끈뜨근 하네요.
열을 재 보니 39.8 이렇게 되는데 채윤이는 하나도 안 아프대요. 기운만 좀 없어 보였는데
그러다 잠이 들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니 열은 마찬가지예요.
몸이 힘들어서 인지 내내 엄마 아빠 회사 가지마 학교 가지마 하면서 울어대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응 엄마 회사 안 갔으면 좋겠어? 근데 엄마 회사 안 가면 팀장님 한테 혼나.
그리고 돈도 안 줘' 하고 여러 번 말했죠(적절한 설명인가?^^;;;)

결국 아빠 먼저 나가고 할머니 품에 안겨서 계속 우는 채윤이
'엄마 갔다 올께' 하니까 여저히 울면서..
'엄마 회사 안 가면 팀장님 한테 혼나?'
'그래' 했더니
또 웁니다.
막 울다가
'그럼 아빠는 학교 안 가면 누구한테 혼나? 엉엉엉..'
'응~ 교수님' '교수님한테 혼나? 엉엉엉 ....엄마 안녕!' 하네요.

마음이 아프고 대견하기도 하고...ㅜㅜ

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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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 채윤이를 아빠가 늦어서 두 아이를 혼자 재웠습니다.
저로서는 거의 안 해 본 일입니다. 일단 아빠가 거의 같이 있고 부모님이 계시니까 한 명 정도 맡으면 되는 상황이었죠.

암튼 현승이를 먼저 재우느라 안고 축복송을 부르는데...
'하루 하루에 주의 선하심이 현승이에게 끊임없이 영원하기를...'
채윤이가 '엄마~아! 채윤이해 채윤이!'
그래서 현승이를 안고 현승이 눈을 보면서 노래하지만 가사는 '주의 선하심이 채윤이에게 끊임 없이..'
하고 불러야 했습니다.
형식은 채윤이지만 마음으론 현승이를 축복한거죠.ㅎㅎㅎ

현승이를 재우고 채윤이랑 한 판 놀고나서 같이 침대에 누웠는데 스르르 제가 먼저 잠이 들고 있었습니다.
'엄마~아! 씻고 잠옷 입고 자야지' 하는 말이 들리지만 점점 깊이 잠에 빠지고 있는데...다시
'엄마! 자?' '응' 그러자 채윤이가 제 귀에 대고 귓속말 합니다.
'엄마 코 자고 내일 회사 잘 갔다와~ 회사 가서 열심히 재밌게 놀구와~'
잠이 확 깼습니다.
어찌나 확 깼는 지 그 때 시간 11시였는데 12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습니다.

어제는 채윤이가 엄마 같았습니다.

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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