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국과 홍옥과 바질
홍옥의 계절이다. 매년 이 즈음 프로필 사진은 한 번씩 홍옥이었다. 잠깐 나왔다 사라지는 홍옥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만나곤 한다. 뭘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은 '기억'과 관련이 있다. 내게 홍옥은 엄마다. 홍옥을 볼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한 것은, 함께 있어도 벌써 그리운 야릇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그리움, 또는 두려움. 엄마 돌아가신 후 홍옥을 보면 얼마나 슬플까, 얼마나 그리울까. 가불 하여 미리 그리워했던 탓일까, 홍옥 한 입 베어 물며 눈물 뚝뚝 흘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홍옥이 아니어도 자주 운다. 길을 걷다 울고, 운전하다 울고, 자려고 누워서 울고, 책을 읽다 운다. 이런 가을을 한 번, 두 번, 세 번...... 홍옥의 계절을 한 번, 두 번, 세 번......
2020. 10. 8.
Sabbath diary 31 : 자고, 걷다, 기쁘고, 그립고
남편 JP와는 많은 점이 다르고,그 이상으로 비슷해서 쿵작이 잘 맞는다 싶지만,JP&SS 부부의 세계, 해가 거듭될수록 같은 점은 뭐고 다른 점은 또 뭐지,싶은 것이다. 다만 요즘 [우리 부부의 세계]에서는 함께 걷는 것과 나무와 풀을 향한 애정에서 100% 일치이다. JP 생일을 하루 지낸 월요일,생일에 못 먹은 미역국을 전문점에 가서 고급스럽게 먹었다.특별한 계획 없이 차에 탔는데,늘 그렇듯 졸음이 쏟아지더라. 차만 타면 그렇게 잠이 온다.결혼 생활 21년, 남편과 차 타고 움직인 시간이 어마어마할 텐데,그중 1/3의 시간을 조수석에 앉아 꿀잠 자며 보냈다. 막 떠들다 갑자기 잠들고,아픈 엄마 보고 오며 엉엉 울다 갑자기 잠들고,심지어 엄마 장례식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꺼이꺼이 울다 갑자기 곯아 떨..
2020.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