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Anny님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데 혼자 결정하기 어렵거나,
사실 답은 알겠는데 머리로 아는 답과 가슴의 소리가 달라서 고민이 될 때,
누군가를 찾아가 마음을 터놓고 상담을 한다면 말이다.
상담을 하겠다고 치면 물론 나보다 어떤 의미든 뭔가가 나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도 기본이다. 내가 내 문제를 보는 시각보다 훨씬 위에서 보거나, 넓은 시각으로 볼 줄 아는 사람을 찾을테니 말이다. 그것 뿐이 아니라 그가 주는 답이 내가 내는 답보다는 현명해야 한다는 것도 말할 나위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난 날 아끼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찾을 것이다. 나보다 지혜가 있지만 그 지혜를 가지고 나를 이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얘가 나를 찾아와 자신의 얘기를 하다니.... 난 역시 대단해' 라는 식으로 엉뚱한 자아도취식 기쁨을 찾는 사람도 아니다.
그.리.고.
분명 나보다 나은 사람이기에, 나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기에 내 고민거리를 듣자마자 '아, 그거 별거 아냐.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는거다' 라는 답이 한 방에 떠오르더라도 끝까지 내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비록 그의 지혜와 나의 지혜가 하늘과 땅 차이라 할지라도 마음을 낮추어 내 말을 판단없이 들어주고 '뭐? 그런 생각을? 안 돼. 그건 아니다. 그건 니가 생각하는거야' 가 아니라 '그랬니? 세상에 그래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라고 말해 주는 사람. 그게 맘으로는 '내가 미쳐. 이걸 가지고 상담을 해. 너 좀 생각이 있는 줄 알았더니 너 멀었구나' 라면서 입으로만 하는 말이 아니어야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난 아직 이런 이상적인 상담자를 만나보지 못했다. 희망이 없다.ㅠㅜㅜㅜㅜ
그.러.나.
그건 알게 되었다. 내가 '기도'라는 이름으로 하나님께 나가면 바로 이런 상담과 대접을 받을 수 있음을 말이다. 우주의 창조자 앞에 60억 분의 1일 뿐인 내가 '하나님! 저요...어쩌구 저쩌구....왈랑왈랑....불라부라....'라며 다가가면 '이런, 또 사탄의 꾀임이 빠졌구나. 너 언제 사람될래?' 라며 비난과 회초리를 꺼내드시는 분이 아니란 걸 말이다.
항상 터무니 없는 위협으로 나를 쫄게 만들고, 마음으론 내 잘못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하나님으로서의 고상함을 잃지 않기 위해 '들어주는 척, 이해해주는 척' 하는 분이 아니란 걸 말이다.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지만 어떻게든 말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한 수 가르치려는 두뇌 회전수를 가속화 시키는 나같은 분도 아니다. 그 분의 지혜에 비하면 비교도 할 수 없는 어리석음으로 투덜거리며 내 속내를 드러낼 때 '이런.... 아가! 얼마나 힘들었니'라며 앞되 뒤도 다르지 않는 사랑으로 받아주시는 분임을 말이다.
기도가 그런 분과 같이 상담도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임을 알았다. 그렇게 그 분과 소리내어 때로는 말 없이 눈만 마추고 있는 시간에 내가 모르던 내 마음, 그 분의 마음을 보게 되기도 하였다. 기도가 어려운 일이 아닌 것임을 알았고,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이 누구를 위한 말씀인지도 알았다.
기도가 그런 데이트라면, 그 데이트의 클라이막스는 예배이리라. 예배를 향하는 마음이 더욱 설레고도 뜨겁다.
아! 그러나 그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말이다. 바로 그 부분에서 나의 그 분이 안보인다. 분명 저 먹구름 너머에 푸른 하늘이 있음을 알고, 그 하늘에 햇빛이 있음을 아는데 그 순간 안 보인다. 눈 앞이 캄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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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이에 어찌 중간에 먹구름이 좀 꼈다고 해서 안보이냔 말이다. 아니 안보일 수 있다. 안보인다고 마치 존재 자체가 없어진 것처럼 절망적이고 외롭고 그 분을 잃을 듯 앞이 캄캄하단 말이야? 이것은 푸른하늘의 문제인가? 먹구름의 문제인가? 먹구름을 극복하지 못하는 나의 문제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나는 예배를 향해 간다. 부르신 그 곳으로 예배하러 간다. 비록 오늘의 저 하늘처럼 마치 하늘은 원래 저렇다는듯 햇살 한 줄기, 푸르름 한 바닥 보이지 않지만.... 나는 예배하러 간다. 내 몸과 마음과 영혼을 추슬러 예배로 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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