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이 좋은 이유는 잊을만 하면 기념하게 만든다는데 있는 것 같다.
결혼과 사랑, 둘이 하나되는 것의 의미를 한 번 되새길 즈음이 되면 5월1일이 슬며시 다가온다.
신혼 초에는 이벤트와 선물과 어디 가서 식사를 하느냐에 많은 시간을 들여 고심하곤 했었는데,
어느 새 우리가(아니 내가) 많이 자라서 이젠 정말 되새기고 감사해야 할 것들에 마음을 쓸 줄 알게 된 것 같다.
(많이는 아니고 조금)

 




아버님 일도 있고,
주일과 겹쳐서 남편은 10시나 돼야 집에 들어올 터여서 별 기대없는,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은 결혼에 대한 감사로 충만한 날을 보냈다.
경건의 삶 인도를 마치고 늦게 들어온 남편이 꽃다발과 한스 쵸코무스 케잌을 들고 들어왔다.
빨간 장미가 예쁘기도 하다. 지치고 피곤한 시간에 이런 것도 챙겨가지고 들어올 줄 알게 된 남편도 정말 많이 컸다.ㅎㅎㅎㅎ


컴 앞에 있는 내게 다가와서 저렇게 꽃다발을 안겨주자,
옆에서 엎드려 일기 쓰고 있던 사춘기 초기 신드롬의 김채윤이 이러신다.
"쑈를 한다. 쑈를 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







날이 갈수록 '사랑의 하나님'이 내게 어떤 분인지를 마음으로 몸으로 더 배워가고 있는데...
그렇게 내가 사랑의 하나님께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존재라는 것이 믿어질수록 내게 자유와
참된 소망의 빛이 함께 자라감을 느낀다.
이 귀한 남편이 준 사랑이었다.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고, 용서해주고, 사랑해준 남편 덕에 결혼
12년 동안 하나님을 아는 지식도 자랐고, 내 마음의 키도 자랐고, 더 자유로와지고 행복해졌다.



 




월요일에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문득, '나는 이 남자에게 받은 것이 많고, 이 남자 때문에 변화된 것이 많은데, 이 남자로 인해서 많은 정신적 성장을 했는데....'
(스캇펙은 말하기를 사랑이란 '자기 자신이나 또는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라고 정의한다)
'과연 나는 남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왔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물었다.


'나는 결혼하고 당신으로 인해서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는데 당신은 나로 인해서 변한 게 있어?'

(전 한 조각 입에 우겨 넣으며)

'어, 지금 그런 말 할 타이밍이 아니야. 밥이나 먹어. 지금 분위기가 그 코드가 아니야'

'아니, 궁금해서 그래. 말 좀 해 봐'

(샐러드 이따 만큼 우걱거리며)
'당신이 다 알고 있는 그대로야. 당신이 다 알고 있잖아. 바로 그거야.'


'음..... 이런 거?  당신은 당신이 공부를 좋아하고 잘한다는 거 결혼하고 알았지? 음.... 또....#$%&#$^^$%#'
내가 또 당신한테 해준 게 뭐가 있을까? 밥 해주고, 빨래해주고...옷 챙겨주고, 설교 얘기 들어주고...
$$%^*$%&%$..........'

'내가 결혼하고 자신감이 많이 생겼지'

(반색) '어, 진짜? 자신감! 그래~애, 자신감... 자신감이 생겼어?'

'어,  어느 정도... 어느 정도 생긴 거야. 한 75% 정도. 그니깐 이 얘기 고마하고 밥 먹어. 이거 더 안 먹을래?
자, 이거 한 조각 더 먹어'



그래서 그냥 입 닥치고,
밥 먹었다.
커피 배우러 가는 길 명일역 까지 데려다 주고 무심히 돌아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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