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오셨어도 이런 저런 이유로 다같이 식탁에 둘러 앉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쩌다 우리 네 식구와 엄마가 다같이 식사를 하는 자리입니다.
아빠가 채윤이를 놀릴 요량으로
'너는 앞니 두 개가 진짜 크다. 이빨이 왜 그렇게 크냐?'
채윤이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신데다가 농담으로도 부정적인 느낌이 새어나오는 걸 못 견디시겠는 외할머니가 바로...
'얼라, 그르믄 잘 산댜아~ 이빨이 크믄 부자루 잘 산댜~아' 하시면서 채윤이의 엄청난 대문 이빨을 복 받을 징조로 만들어 버리셨습니다.
그 말 끝에 아무 생각없이 제가 그랬습니다. '현승이는 이빨이 다 디게 쪼끄맣지' 하니깐 채윤이가 바로 '엄마, 현승이 이빨은 진짜 쪼끄만게 꽉 차 있어. 꼭 옥수수 같애' 하면서 현승이 이로 화제가 옮겨갔습니다. 그러자 또 바로 외할머니 등장...
'얼라, 그게 좋은 거여. 이빨이 그르케 생기믄...(아주 짧은 침묵)..... 좋탸~아'
이빨이 쪼그만 건 어떻게 좋다는 건지 추가 설명은 없으셨고 그저 뻘쭘한 침묵으로 일관하셨습니다. 이빨이 큰 채윤이가 좋은 건지, 이빨이 작은 현승이가 좋은 건지 수습은 어려울 듯 합니다. 할머니의 마음만은 우리 모두 알겠고요.
그 날 이후로 우리 집에선...
키 얘기가 나오면 무조건 '키가 크믄 부자로 잘 산댜~아. 키가 작으믄 좋탸~아.'
피부 얘기가 아오면 '얼라, 얼굴이 희면 부자로 잘 산댜~아. 얼굴이 검으면 좋탸~아'
이러고 놀게 되었습니다.
이 글 보고 댓글 달믄 부자로 잘 산댜~아.
댓글 안 달믄...... 좋탸~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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