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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하게 되었다. 섭외 전화 받고 '간증'이라는 말에 걸려 순간 버벅버벅했다.


'간증!' 내 마음에서 일단 튕겨나가는 단어이다. '간증'이라는 이름으로 교인들 간에 은근한 경쟁심을 부추기는 것에 대한 알러지 반응이다. (알러지 반응 이상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트라우마 일지도....) 경쟁심은 이내 일부 피간증자들에게 '더 열심히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죄책감을, '내놓을 만한 간증거리 없는 삶'에 대한 자괴감을 낳는다. 무엇보다 '이렇게 봉사하니 연봉이 오르더라. 교회에 충성하니 나만 직장에서 살아남았더라.'는 식의 성공일변도의 간증은 하나님에 대한 이해마저 왜곡시킨다. '좋은 것'이 '나쁜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물론 간증하는 당사자가 아니라 그것으로 교인들을 통제하는 지도자, 목회자들에 혐의를 두는 것이다. (당사자에겐 나름대로 의미 있는 하나님에 대한 체험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 경험으로 인한 상처가 있어서 간증이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딱딱해지는 것, 어쩔 수 없다. 요즘 같은 때 진정한 간증은 차라리 '간증되지 않은 일'에 숨어 있다고 믿고 있다. 헌데, 내게 간증을 하라니.... 간증이라면 나는 정말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는데 자연스런 인터뷰 속에서 지난 몇 년 간의 이야기가 줄줄줄 나왔다. 그러면서 타협이 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하라면 할 수도 있겠구나....


내가 나의 삶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내 마음의 변화다. 내가 얼마나 자기중심적 삶을 살고, 자기중심적 사랑에 겨워 자뻑하고 있는 지를 그나마 깨달아가고 있다는 것! 사실 이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지난 7년여 동안 남몰래 영혼의 어두운 밤을 통과하며 내게 일어난 기적이다.


처음 섭외 전화가 왔을 때는 얼토당토않은 일이라 생각했다. 두어 번의 긴 인터뷰를 통해 오히려 내 말로 내 자신에게 간증하는 시간이 되었다. 희한한 일이다. 그렇긴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을 불특정의 사람들에게 드러내야한다는 것이 많이 두렵다.


'저렇게 멀쩡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하나님은 대체로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으로 인해 분노하고 두려워 떠는 날이 대부분이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저렇게 흔들거리면서도 꽃이 피는구나. 나도 그렇겠구나.' 이런 공감이 있는 간증을 하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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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페북에 썼고, 녹음했고, 방송됐습니다. 많은 것들을 배우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배우고 돌아보고 느낀 것들을 다시 나눌 날이 있겠지요.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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