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인 <신앙 사춘기 너머> 마지막 글 하나를 남겨두고 있다. 가장 인기 없는 글이 되겠지만, 어쩌면 가장 쓰고 싶은(그래서 정말 쓰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담지 못하게 되어 버린) 글이다. 글이 발행되고 며칠 지나면 이렇게 카드뉴스 형식으로 기사가 한 번 더 올라오는데. 뽑아낸 문장이 마음에 든다. "넌 네가 한 밥이 그렇게 맛있냐?" 개그맨 전유성이 했다는 말인데 내 심정이다. 내가 한 요리가 맛있어 죽겠는 느낌으로 뽑아낸 문장들이 마음에 들게 맛있다.
요즘 《내면 일기》라는 책으로 남의 일기를 공식적으로 훔쳐 읽는 중이다. 아니 에르노의 인터뷰가 어쩌면 그렇게 내 이야기 같아서 그 부분만 여러 번 읽었다. 내가 공적으로 써낸 모든 글의 출처가 내 일기장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 면에서 아니 에르노는 내게 단군 할머니이시다. 인터뷰 일부를 인용해 본다. 맨 마지막에는 이번에 쓴 "아버지 하나님 너머" 원글 링크도 건다.
Q. 여성의 일기 쓰기에는 어떤 특수성이 있다고 보나?
A. 일기는 그것ㅇ르 쓰는 사람의 사회적 · 감정적 · 성적 · 지적 등등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담아낸다. 그러니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 일상지인부모아이에 관한 관심 속에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작용하는 우리 사회의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내 생각에 일기를 쓰는 남성은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부여하고 구축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일기를 쓰는 여성에게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면인데, 이것이 성별 위계에서 여성의 위치를 보여주는 일부다. 그러나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면, 그건 출간된 일기 중에서 여성의 것보다 남성의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출판 측면에서 보면, 그건 남성의 장르다.
나의 일기에는 점점 더 많은 세상이 존재한다.
이는 필시 나의 개인적 삶이 더욱 평온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 하나님 너머
'오후'의 시간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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