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일 예배 마치고 은준이가 제 엄마에게 케이크 상자를 내밀다 나와 눈이 딱 마주쳤다. 드릉드릉하는 내 장난기 어택을 벌써 읽어 버리고는 "아, 사모님 꺼도 만들었어요. 목사님한테 드렸으니까 이따 같이 드세요."라고 했다. (우리 은준이는 교회에서 나와 가장 깊이, 오래 눈 맞춘 벗이겠구나 싶네. 나도 새신자, 은준이도 새신자였던 그 시절, 아직 걷지도 못했던 아기 은준이가 그 뻘줌하고 추웠던 주일 점심시간에 나와 눈을 맞추고 내 장난을 받아주었었지.) 여름성경학교 활동 작품으로 만든 타르트이다. 토요일 일정 마치고 예배실에 텐트 치고 파자마 파티를 하는 건 얼마나 재밌었을까? 주일 아침 그 부숭부숭한 얼굴들이라니! ♥
타르트 상자에 쓴 글자, 글씨들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런데… 사모님 얘기는 하나도 없고 목사님만 사랑한다고???!!! 사모님이 섭섭해 하나 봐라. 목사님이 너네들 안아주고, 로켓발사 해주고, 그런 거... 사랑 표현하는 거... 그거 다 사모님이 키워준 거거든! INTJ, 5유형 목싼님 그렇게 키우느라 사모님 피 철철 흘렸거든! 타르트 두 개 중 한 개 반은 사모님 꺼!... 흥, 사모님이 섭섭해 하나 봐라. 삐지나 봐라!
몇 주 전에는 우주 표정이 안 좋길래, "우주야 기분이 어때?" 했더니... 더욱 과장된 화난 얼굴로 "기분이 안 좋아." 하기에 "우주는 뭐 좋아해?" 했더니 케이크, 초코 케이크 좋아한다길래... "사모님이 사줄까?" 했더니 반색하며 밝아졌다. "그러면 사모님 하고 편의점 가자. 가서 다 사줄게." 했더니 단칼에 거절이다. 왜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몰르는 사람이 뭐 사준다고 하면 따라가지 말라고 했어."란다....ㅜㅜ 나 사모님... 몰르는 사람... 목싼님은 사랑하는 사람이면서....! 흥, 내가 삐지나 봐라!
주일이다. 천사들 만나는 날이다!
너네들이 아무리 사모님 패스해봐라!
사모님이 포기하나!
오늘도 들이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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