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이는 오늘 현장학습으로 캐러비안베이에 다녀왔습니다. 가정통신문이 나온 두어 주 전부터 벌써 들떠서 손꼽아 기다리던 날입니다. 설렘이 극에 달한 어제 저녁에 그럽니다.

"에잇, 나 수영을 배우지 말 걸 그랬나봐. 너무 신경 쓰이고 떨려"

이렇게 저렇게 이유를 물었더니 대답이 이랬습니다.

"내일 캐러비안베이 가서 내가 수영하는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보여줄 기회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고 마음이 불안해. 친구들은 내가 수영 잘 하는 거 몰라. 꼭 보여주고 싶은데 보여주지 못할까봐 계속 계속 그 생각을 하게 돼. 이럴거면 차라리 수영을 배우지 말 걸 그랬나봐. 아니면 잘 하지 말든가. 엄마, 자꾸 이 생각이 안 떠나는 것 보니까 내가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봐"

"오, 엄마도 그 마음 알아. 진짜 무슨 마음인지 알겠어" 200배 공감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 현승느님의 일기 한 편이 다시 생각납니다.
이 일기에서 '자랑은 아니다'라는 말에 새삼스럽게 주목하게 되네요. ㅋㅋㅋㅋ
자랑은 아닐 겁니다. 암요.



제목 : G0 !!  (2013년 6월 17일, 월요일)


나는 수영을 4년 동안 배워 잘 한다.
그래서 수영장에서도 제일 높은 마스터반이다.
또 그 반에서도 1등이다. 자랑은 아니다.
1등은 힘들다.
왜냐하면 만약 5바퀴를 돌라고 하면 나는 돌면서 몇 바퀴 째인지  새야 한다. 그리고 나는 1등이여서 준비를 해놔야 한다.
왜냐하면 선생님이 GO! 라고 하면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가야한다.
그래서 나는 GO! 라는 말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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