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감옥
수능 전날, 교육지원청에 수험표 받으러 가는 차 안이었다. 수능 며칠 전부터 예민함인지 긴장감인지 수능을 향한 어떤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분명 흐름이 있는데 감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나름 감지하지만 농담이라고 했다가, 배려라고 한 마디 했다가 된통 당하는 그런 사람 둘이 있고... (그게 나야, 둠빠둠빠 두비두바, 불쌍하다, 둠빠둠빠 두비두바, 하난 너야, 둠빠둠빠 두비두바...) 수능 전날이니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이었다. 입시생 심기 살피며 조심조심 수다 떨며 가고 있는데 옆 차선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굉음을 내며 쌩 지나갔다. 입시생 모자, 동시에 짜증 버튼이 눌렸다. 아, 진짜.... 음... 현승아, 수능 시즌에 그런 법 있으면 좋겠다. 저렇게 수험생 스트레스 주는 사람들 다 신고할 수 있..
2023. 11. 18.
딸은 아들, 아들은 며느리
엄마아~아, 다 싸써~어. 어어엄마아, 다 싸따고오오.똥 싸고 뒤처리 하는 것, 옷 입고 단추 잠그는 것, 요플레 뚜껑 따는 것.제 손 두고 엄마 손 가져다 처리하던, 그럴 수 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다.까마득하여 흐릿한 기억이지만, 분명 그랬던 때가 있었지.이제 두 아이 모두 엄마보다 키가 크고, 힘도 더 세고, 음 또..... 더 세련되고.... 에...... 그렇게 되었다. # 딸 채윤아아, 이리 와. 저기 싱크대 2층에 접시 꺼내줘.채윤아아, 이 병 좀 따봐. 와, 너 손 힘 쎄다! 그리고 가끔 코스트코 같은 대규모 장을 본 후에는 집 근처에서 전화를 한다. 채윤아, 다 왔어. 내려와.어마어마한 머리숱의 긴 머리 휘날리며, 백수 향기 또한 휘날리며 1층 현관에 대기해준다.짐을 드는데 이건 뭐, 수박..
2017.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