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묵상과 기도를 마칠 즈음이면 벌컥, 벌컥, 벌컥 방문이 세 번 열리고 시간 차 공격으로 세 사람이 나온다. 오늘은 두 전사가 참전을 포기하고 현승이만 벌컥, 하고 등장했다. 채윤이는 연습 때문에 학교 앞에 고시텔을 잡아 나갔고 JP는 아직이다. 둘이 마주 앉아서 막 되는대로 아침을 먹었다.
 
아빠가 오늘 정말 아홉 시까지 자려나?
왜애?
어제 아빠가 그랬잖아. 오늘 월요일이니까 아홉 시까지 늦잠 잔다고.
그으으으....래? (얼음 박스 찾으며...  아드레날린 폭발!)
엄마, 제발... 그냥 조용히 자게 해 줘. (아, 우리 엄마 금쪽이지...)
(안 들림) 주님 말씀하시면 내가 나아가리다...♬ (엄청 큰 소리로 노래하기)
엄마, 하지마아... 아, 아... 말하지 말 걸... 금쪽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데...
 

아이스라떼와 함께 아침 빵을 다 먹고...
 
현승아, 엄마가 지금 쌈장에 고추를 찍어 먹으면 어때?
먹어! (금쪽이가 뭘 물어?) 
취향 이상하지?
먹어. 느끼하긴 하잖아. 그런데 나도 하나 먹고 싶다. 와아, 맛있네. 고추향이 살아 있네!
 

디저트는 비싸고 고급진 샤인머스캣. 

약간 나사 풀려 금쪽이도 되고, 두서없이 먹고, 아무 말이나 하고 그랬다. 아홉 시까지 자는 걸로 피로가 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게도 그런 게 필요한 월요일 아침이기도 하다. 토, 일 이틀 강의가 있었고 토요일 강의는 약간 역사적인 사건이어서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많이 쏟아낸 것 같다. 나사 풀리고 삔또 나간 정신의 아침 식탁 수다로 주말 피로 풀고 새로운 한 주 시작한다.
 
정신 차렷, 열쭈웅~ 쉬엇! 차렷! 일상 안에 숨으신 하나님께 경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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