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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 모음/약이 된 책10

부족한 기독교, 온전하신 예수님, 그리고 그 분의 기도 QTzine 12월호 정현구, 한들출판사 ‘접속할 필요도 없어. 열어 보지 말아야지. 읽지 말아야지’ 다짐을 했다가는 어느 새 클릭을 해서 읽어버리고는 마구 뛰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던 아프간 피랍과 관련한 수많은 댓글 혹은 악플들. 어느 새 깊은 상처와 독이 되어 마음과 몸에 퍼져서 불면의 밤으로, 밥이 넘어가지 않는 날들로 이어졌던 참으로 힘겨운 여름이었다. 많은 기독교인들의 지난 여름이 나와 그리 다르지 않은 이유는 거기 있을 것이다. 그 댓글 또는 악플들이 겨냥하고 있는 표적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 소위 말하는 네티즌들이 퍼붓는 비난의 화살은 더위와 굶주림과 공포에 유배되어 있던 그 형제자매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우리 기독교인들, 나의 몫이었다는 것 말이다. 우리는 확실히 보았다. 우.. 2007. 10. 31.
공부는 나의 힘? 글을 쓰는 일이 직업인 분들은 참 힘들겠다 싶다. 한 달에 한 번 쓰는 글을 가지고도 이렇게나 스트레스를 받고, 이걸 쓸려면 한 며칠은 애들 와서 얼쩡거리면 완전 불벼락을 내리고...하는데 말이다. A4 두 장 짜리 글을 쓰면서 이렇게 머리를 쥐어 짜다니... 평생 공부하기, 독서에 대한 책과 나름의 책에 대한 글이다. 다 쓰고 남편한테 심사를 받으면서 "여보! 청년들이 이 글 읽으면 책 읽어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 했더니...."아니~ 대부분 이 글을 안 읽지" 이런다.ㅜㅜ 청년들이여! 책을 읽으라!!!! 고미숙, 그린비 남편과 함께 결혼과 연애에 관한 특강을 갈 때가 가끔 있다. 남편이나 나나 청년기-정확하게 말해서 교회에서의 대학 청년부시기-를 남다른 진지함과 지난한 고민으로 보낸 .. 2007. 10. 1.
덜 채워진 잔을 들고 '브라보!' 모든 간증을 다 싸잡아 도매금으로 넘기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나는 간증으로 재미를 본 적이 별로 없다. 재미로 간증을 듣냐고? 은혜 말이다. 하나님께 가까이 나가고 싶고,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은혜 받은 것’ 이라면 그런 적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심할 때는 어떤 간증을 듣고 나서 ‘나는 왜 요모냥 요 꼴이냐? 믿음도 없고.’ 하면서 자괴감만 충만해질 때가 있다. 하나님께 이 만큼 드렸더니 몇 배로 축복해 주셨다. 이렇게 헌신했더니 연봉이 마구마구 오르더라. 내가 산 땅이 그린벨트가 풀리더라. 믿어봐라. 믿어만 봐라. 하나님께 문제를 던져봐라. 하나님이 책임지신다. 다 해결해 주신다. 물론 간증도 사람의 말이라 잘 된 것,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에피소드를 골라서 하다보면 .. 2007. 9. 4.
나의 어머니, 나의 교회여 9월호 기고글 '藥이 된 冊_9' 리영희 교수의 대담 : 임헌영, 한길사 입에 쓴 약 두 세 시간을 마주 앉아 대화해도 힘든 줄 모르는 대화가 있다. 길어져도 지치지 않는 대화 중에 ‘수다’가 있다. 주제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주제의 일관성이란 없고, 신변잡기를 끊임없이 쏟아내는 형국이라 깊이 또한 없다. 그럼에도 맘에 맞는 사람과의 수다는 어느 정도 카타르시스의 효과를 내기 때문에 내게는 싫지 않은 대화이다. 제일 살 맛 나는 대화는 맘에 맞는 사람과 맘에 맞는 주제로 끊임없이 삶의 나눔과 더불어 비젼을 공유하는 대화이다. 이런 대화는 두 세 시간 쉬지 않고 떠들어도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느낌이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한참 연배가 높으신 어른들과 마주 앉아 긴 시간 이.. 2007. 8. 2.
<기고글>기도를 배우고 싶어 기도합니다 8월호, '藥이 된 冊' _ 래리크랩의 전화벨이 울려 ‘여보세요’하고 받기가 무섭게 ‘엄마다’ 하면서 친정 엄마의 거룩한 명령이 하달되었다. ‘너 기도 해야겄다. 니 외숙모 말이다. 지난 번이(에) 넘어졌잖냐. 그려(래)서 허리를 아주 못 쓰게 됐단다. 니 외삼촌 어쩐다냐. 그려(래)서 다 합심혀(해)서 기도허(하)자구 전화혔(했)다. 내가 지금 이모들이랑 다 전화혔(했)는디(데) 아무튼지 간에 합심혀(해)서 기도허(하)자. 니 외숙모 화장실 출입 정도는 허(하)게 혀(해)달라고 기도혀(해). 그려(래)야 니 외삼촌이 살지, 꼼짝도 못허구 누워 있으면 워쩌~어. 너 어렸을 적부터 니 기도는 잘 들어주시 잖여~ 알었지. 꼭 기도혀(해)라. 나는 오늘 저녁이(에) 철야 간다. 끊는다.’ 딸깍!.. 2007. 7. 23.
[藥冊]내가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야 내가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야 린 바압, 윤인숙 옮김, IVP 안식일이 안 쉬는 날이 되는 이유 그 옛날 청년시절부터 나의 교회생활은 ‘봉사의 생활’이었다. 봉사라는 의미가 교회에서 사용될 때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다 안다.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성가대를 하고, 찬양팀을 하고, 소그룹의 리더를 하고....이런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다 하고 있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가끔 교회봉사와 신앙생활, 때로는 하나님과의 관계도 바삐 움직이는 그 봉사의 현장 어느 곳에 숨어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 것도 있었다. 주일 이른 아침부터 끼니도 거르면서 밤이 맞도록 동분서주하면서 보내는 주일, 그리고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집에 돌아와 누웠을 때 뭔가 할 도리를 다 한 듯 뿌듯.. 2007. 7. 7.
[藥이된冊] 마음의 혁명 감기 몸살과 함께 끙끙 앓으면서 쓴 글. 감기가 와서 앓은 것인지, 글의 무게 때문에 앓은 것인지... ================================================================================ - 클리포드 윌리엄스 지음, 최규택 옮김, 그루터기 하우스 오버가 필요한 찬양 인도자 애써 좀 무덤덤해지려 노력하는 편인데도 나는 ‘찬양 인도자’에 대한 취향이 좀 까칠한 편이다. 내가 하는 일이 그렇기 때문에 직업상 음악을 적절히 사용하고 배치하는 방식에 대해서 까다로울 수 있다고 스스로 진단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걸려서 넘어가지 못하는 문제는 단지 음악의 문제가 아니라 단적으로 찬양 인도자나 싱어들의 ‘표정’ 이다. 아마도 찬양하며 .. 2007. 7. 7.
[藥冊]용서의 미학 QTzine 4월호 원고랍니다. 책에 관한 얘기를 쓰는 것이긴 하지만 책얘기 보단 제 삶의 얘기가 더 많죠. 이번 글은 너무 힘들고 아프고 부끄러운 일이라서 클럽에도 쓰지 못했던 얘기를 썼네요. 글의 제목은 달지를 못해서 아직 없어요. ======================================================================== - 루이즈 스미디스, 배응준 옮김, 규장 - 루이스 스미디스, 이여진 옮김, 이레서원 누가 누굴 용서한다는 거예요? 여덟 살 다섯 살 두 아이가 토닥토닥 싸우는 걸 처음부터 끝까지 눈여겨 볼 때가 있다. 엄마의 절대 권력을 행사하며 개입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꾹 참고 지켜보면 두 사람(아이)간의 갈등의 생성과 진행과 해결을 한 눈에 볼.. 2007. 7. 7.
[藥이된冊] 내 맘 바꿔 넘의 맘 생각하기 - 정혜신, 개마고원 >>호감 vs 비호감 중학교 1학년 때 일기장에 그런 짓을 했었다. 일기장 한 페이지 가운데 줄을 그어 영역을 나누고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싫어하는 사람, 나를 좋아하는 사람,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분류해서 적었다. 막 자기 정체성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사춘기에 관계중심적인, 관계지향적인 기질에 어쩌면 그리도 충실한 놀이를 하였는지…. 호감이냐, 비호감이냐. 요즘 들어 많이 듣게 되는 이 용어는 자주 써 먹게 된다. 쓰면서 ‘아~ 참 쓰기 좋은 말이다’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누구는 좋아. 누구누구는 싫어’라고 말하는 것보다 ‘저런 스타일 완전 비호감이야’라고 표현하면 어쩐지 좀 덜 유아적으로, 보다 세련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을 딱 두 집단으로 나.. 2007. 7. 7.
[藥이된冊]파산의 위기에 만난 책 >>> 파산 그리고 망상 혼신의 힘을 다해 정성을 쏟아 부었던 공동체와 사람들로부터 내침 당했다고 느껴졌던 적이 있었다. 깜깜한 절망의 벽이었다. 청년부의 대모(大母)로 온갖 궂은 일 마다 않고 사람들 섬기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소그룹 모임의 교재가 마르고 닳도록 읽고 요약하고 또 정리하며 주일을 맞는 리더였으며, 조원들의 생일을 하나하나 정성으로 챙겼으며, 수련회 때는 20여 명 청년들의 식사를 도맡아 하면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 힘들어 하는 후배들과 밤이 깊도록 기나긴 전화로 얘기를 들어주고 함께 울어 주었다. 아~ 그만하면 정말 완벽한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이 아니었던가. 나와는 직접 관련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관계 문제에 휘말렸다. 그리고 서서히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 .. 2007.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