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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키우는 엄마97

마음에 쓴 뿌리 없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채윤이가 지금 현승이 나이쯤 됐을 때(30개월) 처음으로 집을 떠나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었습니다. 동생이 태어난 이후 독차지 하던 사랑을 빼앗긴 채윤이. 엄마로서도 그런 채윤이를 어디에 보내는 것이 새롭게 적응해야할 일이었습니다. 그 때쯤, 다른 클럽에 썼던 글이지요. 요즘도 채윤이와 현승이는 엄마를 놓고 서로 자기 엄마라고 싸우는데... 채윤이로서는 현승이의 등장은 참 당혹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아요. 아직 자기중심적인 30여 개월 짜리 아기가 타의에 의해서 양보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으니까.... 그 때는 그런 채윤이가 너무 가엾어서 안타까운 마음 말할 수 없었죠. 스트레스 받고 상처 받아 우는 채윤일 보면 더더욱 마음이 찢어지고요...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과정을 겪으면.. 2007. 7. 8.
여백을 두기 아무나 하나(남편글) 1 여백이란 멋진 디자인이 있어야 그 의미가 사는 법! 그런 면에서 정신실 씨의 교육법은 정말 탁월하다! (여보, 나중에 당신 글 모아서 책 한번 내봐. 정말이야!!!) 놀이와 교육을 적절하게 잘 디자인해주고 슬쩍 빠져서 아이들이 결국 상상력으로 놀이를 마무리하도록 하는 당신의 능력은 볼 때마다 감탄이라니까... 2 자녀 교육도 부부가 좀 죽이 맞아야 될 텐데, 생각보다 나는 너무 무개념, 무원칙, 불성실, 수동적인 것 같다. 그러면서 은근히 아이들의 놀이와 능력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걱정하곤 한다. 게다가 아내가 저러다가 아이들 교육 시기를 놓쳐버리는 건 아닌가..하는 우려 섞인 생각도 하곤 한다. 3 아이들에게 내 생각을 주입하기 위해 강요하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공부하고, 대화하고,.. 2007. 7. 8.
여백을 두기 대학 4학년 때 교생실습을 나갔었다. 유아교육과니까 당연히 유치원으로 나갔다. 교생실습 막바지에 가면 교생 혼자서 일일교육 프로그램을 짜고 운영을 하는 일이 있다. 물론 이 때 채점이 되고 교생실습의 학점을 좌지우지 하게된다. 암튼, 내가 그 all day 수업을 하는 날에 담당 교수님께서 지도 방문을 오셨다. 그 시간은 실내 활동을 모두 마치고 바깥놀이 활동을 하는 시간이었다. 엄마를 만나듯 반가운 맘으로 교수님을 뵙고는 '이제 수업 다 끝났어요. 바깥놀이만 하면 하교예요' 했더니...'수업이 끝나다니? 바깥놀이는 수업이 아닌가?' 하셨었다. 그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아이들을 위해서 뭔가를 해 줄 때만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내 원시적인 교육관이 깨달아진 날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때의 경험인지.. 2007. 7. 8.
전업주부 체질 휴일에 늦잠을 자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없다. 휴일이면 빨리 일어나서 하루를 길게 보내고 싶다. 남편이 출근하는 유일한 날이다. 아침으로 떡국을 끓이고, 식사를 하고, 남편을 출근시키고, 설겆이를 하고, 설겆이를 하면서 칫솔로 배수구를 윤이 나게 닦고, 행주를 삶고, 창문과 현관문까지 열어 놓고 청소기를 돌리고, 빡빡 걸레질을 하고, 빨래비누 척척 발라서 걸레를 빨고, 그 사이 다 돌아간 빨래를 하나 씩 털어서 널고... 난 이런 일이 보람있을 뿐 아니라( 하고나면 깨끗해지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일 자체가 재밌다. 집안 일 자체가 차~암 재밌다. 할 수만 있다면 김치도 내 손으로 담궈보고 싶다. (어머니 취향으로 말고....ㅎㅎ) 이 사이 거실로 햇살이 찾아들고, 거실 가득 93.1의 음악이 가.. 2007. 7. 7.
개학날 아침 아빠도 개학하고 딸도 개학하는 개학날 아침. 며칠 전부터 이 날을 생각하며 마음이 묵직했습니다. 아빠와의 짧은 이별 생각에, 또 얼마나 외롭게 자신과의 싸움을 싸우며 살이 쪽쪽 빠지는 한 학기를 보내야 할 것인가? 하며 남편에 대한 염려와 걱정 때문에, 채윤이가 즐겁기만 해서 다니는 유치원이 아니고 유치원을 생각하면 여전히 친구들과의 관계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에, 방학동안 나 역시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놀았는데 다시 정상적인 스케쥴대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묵직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지고 묵직한 마음으로 해소할 길이 없나? 생각하는데... 역시 기도하는 일 외에는 없다고 느껴져 앉았습니다. 2학기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천안에 있는 남편이 모든 염려와 .. 2007. 7. 7.
토요일, 이 나른한 행복 남편이 전도사님이 된 이유로 주말은 더 이상 나댕기고 노는 주말이 아니다. 금요일에 천안에서 올라온 남편은 짧게 금요일 저녁 바쁘고 분주한 일들을 애써 잊으며 아빠노릇 남편노릇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리도 토요일 아침에는 출근을 한다. 차까지 가지고 출근하면서 우리 셋은 집 안에 그대로 갇히는 것이다. 이렇게 집에 있는 토요일이 거듭되면서 나름의 행복해지기가 연습이 되었다. 늦은 아침과 설겆이를 하고, 잠시 어머니와 수다, 지희랑 전화로 수다를 떨고... 빨래를 돌리고, 청소를 하는 사이 두 녀석은 거실에 식당을 차려놓고 '식당놀이'에 빠졌다. '네~ 고객님! 주문하시겠습니까?' 하면서... 커피 한 잔을 타서 인터넷 주~욱 한 번 돌아보고 있자니 부모님은 새로 개통된 경전철 타보러 나가신단다. 앞 집.. 2007. 7. 7.
하나님 "아버지" 둘째 아이 현승이(3세)는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잘 놀다가도 사람들이 주목하게 되면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다. 그럴 필요 없다고 누누히 얘기해도 소용없다. 활달한 채윤이를 보면 부모의 영향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가르치지지 않았는데, 현승이는 참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지난주 교회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20여명의 어른들이 함께 둘러 앉았다. 아이들도 10여명 사이사이 앉았다. 현승이는 누나를 좇아다니다가 얼떨결에 아빠엄마 건너편에 서게 되었다. 엄마아빠와 현승이가 눈이 마주쳤다. 이쪽으로 오고싶어하는 눈치다. 가로질러 건너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런데... 현승이는 사람들에게서 주목받는 것이 두려워 끝내 이쪽으로 건너오지 못하고, 울며 서 있었다. 차라리 울며 서 있는 것이 더 쉬운 일이었나 보다. 아빠.. 2007.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