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자아,
설명하기 어렵고 불편한 말입니다. 아홉 개의 성격유형을 '거짓자아'라 이름붙이며 내적여정을 떠나는 에니어그램이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이유일 것입니다.


'거짓'이라 말하니 누군가를 속이는 것 같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속는다는 의미에서 그 파괴력이 있습니다. 거짓자아의 반대 자아는 무엇일까요? 참자아? 이 역시 뭔가 (상당히 오염되어) 불편한 말입니다. 브레넌 매닝는 '아바의 자녀:사랑받는 자'라는 말로 '거짓자아' 아닌 자아를 대치합니다. 정말 적실합니다.


에니어그램 공부에 입문하여 혼란에 빠진 시기(그러니까 내 성격유형을 다 갖다 버리라는 거야 뭐야, 나는 이제껏 잘못 살아았고 잘못 믿어 왔는데 이걸 다 교회에서 배웠으니 더 이상 소망이 없군, 콱 죽어 버릴까?)에 저를 구원한 두 권의 책이 브레넌 매닝의 <아바의 자녀>와 안셀름 그륀의 <아래로부터의 영성>입니다. <아바의 자녀>를 읽고 노트에 이렇게 적어 놓았더군요.


타인의 불만이나 분노 무관심에 놓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내 거짓자아는 벌벌 떨고 있구나!


거짓자아는 회피하거나 미워하고 혐오할수록 힘이 세어지고, 그것을 인정하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때에만 작아집니다. '아바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끌어안을 때만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고요. 내적여정은 그 지난한 길, 고통스럽기에 자유로운 길, 알 수 없는 신비를 따라 가는 평생의 여정입니다.


토마스 머튼, 헨리 나우웬, 칼 융, 플래너리 오코너, 죤 브레드 쇼, 마이클 야코넬리, 앤서니 드멜로, 리처드 로어 등 영성의 대가들과의 만남을 자신의 솔직한 경험에 농축시켜 풀어낸 절절한 글입니다. 일독, 십독, 필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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