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2/05

그저께 밤에.
채윤이는 도통 이불을 덮고 자지 않습니다. 자라면서 여태껏 그랬는데 아빠는 이걸 너~무 마음 아파하는 것입니다.
한 때는 이불을 변형시켜서 옷으로 입혀볼 생각도 하고 둘둘 말아서 고정시켜 볼 생각도 하고.....

요즘 날씨가 추우니 부쩍 이불 안 덮는 채윤이가 걸리는 모양이었습니다.
엄마는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들었는데 이런 일이 있었다고요...

아빠:채윤아 너~어, 이불 안 덮고 자면...
채윤:음? 왜~애? 뭐~어/
아빠:응. 이불 안 덮고 자면..(무시무시한 분위기로 소곤대며 천천히)
추운나라 여왕님이 와서...
채윤:(분위기에 압도되어 겁에 질려서) 응? 왜~애?(덜덜덜)
아빠: (갑자기 너무 심했단 생각이 들어서, 갑자기 명랑하고 깜찍하
게)감기를 주고 간대...

채윤이는 내용과 상관없이 이미 추운 나라 여왕에 압도되어 겁에 질려버렸습니다. 아빠가 컴퓨터 끄러 가는데 '아빠 우리 손 잡고 같이가자' 이러면서 따라다니고...
결정적으로 채윤이는 잠을 자려면 벽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등을 엄마 아빠한테 돌려 대면서 '긁어줘' 그러거든요... 이 날 밤은 벽을 못 보고(당연히 너무 무서워서) 아빠 얼굴을 쳐다보며 잠이 들었다는군요. 아마 처음일 겁니다. 채윤이가 이 방향으로 얼굴을 하고 잠이 든건.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소리.
'추운 나라 여왕님 왔었어?'


김인아 : 그래...채윤이 아빠는 뭐라셔? (02.06 19:36)
김종필 : 아빠 왈, "엉! 근데, 채윤이가 이불 덮고 자서 그냥 갔대.." (02.08 21:22)
함영심 : 상상력 풍부한 아빠...^^ (02.0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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