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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여정

사랑단상1_사랑은 기브앤 기브, 테이트앤 테이크

larinari 2009. 3. 7. 19:50



# 예전에.... 아니 최근까지...

사랑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모름지기 '기브 앤 테이크'의 슬픈 계산기를 집어 던져야 하느니...
남편을 사랑하는 것도 그렇고,
아이를 사랑하는 것도 그렇고,
내게 맡겨진 사람들을 사랑할 때 '기브 앤 테이크'의 계산기의 전원 버튼을 누르는 순간 슬픔과 자기연민은 밀려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년간 사랑에 대해서 연구한 위 본인은 사랑은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라 '기브 앤 기브'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 불혹을 넘어선 생일에

언제나처럼 3부 예배 시작 전에 본당 뒤에서 커피집을 열고 등줄기에 땀이 흐르도록 커피를 내리고 코코아를 타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찬양팀 연습이 한창이었고요. 갑자기 찬양팀이 '생일축하' 노래를 연습하기 시작합니다. '어? 오늘부터는 생일 맞은 사람 찬양팀이 노래 불러주나부다' 하며 부지런히 커피를 갈고 있었지요. 갑자기 본당에 불이 나갑니다. 듣자하니 노래 가사가 '사랑하는 사모님....'이랍니다. 사태파악을 하려고 고개를 드니 등 뒤에서 촛불을 밝힌 케잌이 하나 등장합니다.
아~이런 서프라이징한 녀석들 같으니라구.
점잖으신 남편과 연애하고 살아보는 관계로 저는 서프라이즈 파티를 당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찌나 놀라고 당황스럽고 고맙던지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생일 당일 밤에는 집으로 또 서프라이징 케잌이 하나 들이닥쳤습니다. 직찍 동영상 촬영까지 하면서 말이죠. 찍어놓은 동영상을 청년부 클럽에서 보면서 민망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어쩔 줄을 몰라하는 표정 몸짓 손짓이라니...

그 동영상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사랑받는 것에 얼마나 익숙하지 않은지. 특히나 '너희들 거기 있어. 내가 사랑해줄께' 하고 들이대던 청년들에게서 예기치 못한 사랑을 받게 되니 말이지요. 단지 생일 뿐 아니라 한 마디 주고 받는 대화를 통해서 청년들에게 받는 사랑이 큽니다. 그래서 청년부 클럽에 '내가 청년부에 사역을 하러 온 건지 사랑을 받으러 온 건지 모르겠다'고 썼습니다.
그렇게 청년들이 보여주는 사랑과 신뢰는 요즘 저를 새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나를 더 사랑하게 하고, 더 넉넉해지게 하고요. ^^

# 사랑의 정의를 다시 고쳐쓰자

오랫동안 사랑은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라 '기브 앤 기브'라고 하면서 때로 보상받고 싶은 내 욕구를 밀어 넣어왔었단 생각이 들어요. 사랑이 기브 앤 테이크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브 앤 기브' 만도 아닌 것 같아요.

생일이 있던 주에는 정말 맛있는 점심을 한 끼 얻어 먹었는데 그 식사는 입에만 맛있지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깊은 곳에 영양가를 내주었습니다. 그 영양가는 사실은 내가 댓가 없이 사랑한다고 하지만 댓가를 바라고 있는 사람임을 깨닫게 해주었고, 그런 내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해서 힘들었던 오래 전 에피소드 하나를 떠올리게 해주었죠. 그리고 '그 일로 인해서 내가 좀 마음이 상했었다'는 것도 알려주고, 그 상한 마음을 만져도 주었지요.

그래서 이제 사랑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더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사랑은 주고 주고 또 주고, 때로 기쁨으로 감사함으로 받고 받는 그런 것입니다.

살아가는 모든 날 동안, 더 많이 기브 앤 기브, 더 많이 테이크 앤 테이크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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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Comments
  • 프로필사진 털보 2009.03.07 20:22 일단 생일 축하드려요!
    사랑은 계속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거군요.
    전 사랑이 시간이 지나가면서 빛이 바랬다가 계절처럼 새로 시작하는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3.07 21:35 일단 감사드리구요.
    저는 요즘 '변해야 사랑이지'라는 생각도 했어요.
    때로 사랑이 바래기도 하고, 왜 이리 바랬지? 하다보면 이전보다 더 선명한 색으로 다시 시작하게 되기도 하구요.
  • 프로필사진 hs 2009.03.07 21:27 아~~!
    그랬었군요.^^
    저도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정말 놀라셨겠어요.
    그만큼 감사와 기쁨도 더 하셨을테고.....^^
    늘 건강하시고 사랑과 행복 많이 만드세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3.07 21:36 감사드려요.
    깜짝 놀래서 어쩔 줄을 몰랐어요.ㅎㅎㅎ
    정말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 더 고마웠어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mary-rose 2009.03.07 21:33 신고 나 그 동영상 보면서 싸모님 정말 느므느므 좋아한다 하면서 막 웃음이 나왔거든.
    그러면서 나두 이제 좋으면 저렇게 약간 오버하드래도 좋은티 확 내야겠다 생각했어.
    왜냐? 좋아 보였거든. 주는 사람들이 받는 사람처럼 기분좋았겠다 생각들더라고.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3.07 21:39 예능 xx님!ㅎㅎㅎ
    그게 좋아하는거라기 보다는 그게...
    그 호의를 받아도 되는지를 모르겠어서 당황하는 제스춰가 그런 거라니까요. 그 동영상 두 번을 못 보겠어요. 민망해서...
  • 프로필사진 hayne 2009.03.08 18:56 난 민망치 않은 관계루 여러번 봤지롱.
  • 프로필사진 BlogIcon 해송 2009.03.08 20:55 신고 어떤 모습이길래 그러나?하고 당장 가 봤지요.^^

    뭐가 민망하세요?
    기뻐하시고 행복해 하시는....또 당황스러워하시는 모습이 좋아 보이기만 하던데....^^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3.09 10:31 저두 봤지요~
    넘 재미나던걸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3.10 10:24 괜히 내 입으로 설레발 쳐서 더 보시게 만들었넹.ㅜㅜ
  • 프로필사진 yoom 2009.03.09 10:00 저도 사모님 좋아하시는 모습 보고 너무 좋았어요.. 쑥스러워 하는것 보다는 그 기뻐하는 모습에 써프라이즈 해드린 저희가 다 신이 나더라고요. 주고또주고,,,알면서 잘 연습되지 않는 저 떨리는말. 이제야 배워 갑니다..^^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3.10 10:18 윰! 나를 여러 번 감동시켰어.ㅜㅜ 고마워~
  • 프로필사진 forest 2009.03.09 10:31 하하.. 싸모님의 명쾌한 분석 재미납니다요~

    저는 예전부터 받는 예의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받는 사람이 즐겁고 흔쾌한 마음으로 받아주는 것이
    주는 사람의 즐거움이자 행복이라구요.
    아주 작은 것이라도, 내게 필요치 않은 것이라도 받는 사람이 고마움을 듬뿍 받아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주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이지요.
    하여간 주는 즐거움, 받는 즐거움을 누리고 살자구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3.10 10:19 싸모님!이란 말이 왤케 상코롬하게 들리죠?^^
  • 프로필사진 미쎄스 리 2009.03.09 13:15 고모..
    그 동영상은 어디가야 볼 수 있는거에요?
    무지무지 궁금한데.. ^^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3.10 10:20 가르쳐 줄 수 엄따!
    상상도 하지 마. 태교에 안 좋다.ㅋ
  • 프로필사진 오시내 2009.03.09 17:15 언니~ 난 언니에게서 테이크엔 테이크만..^^* 언니 넘 사랑하고 축하드려요..진짜루 싸랑해요...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3.10 10:22 무슨 말이야?
    멀리 있어도 생각만 해도 내게 힘을 주는 사람인데...
    아름다운 세 식구를 내가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받는 게 너무 많아. 그런 소리 하면 나 섭섭하다~
    나두 진짜루 사랑해~♡
  • 프로필사진 주안맘 2009.03.09 23:56 넘넘 축하드려요~~~~ 우리도 촛불같이 불어드려야하는데^^
  • 프로필사진 larinari 2009.03.10 10:23 고마워요!
    주안이 앞에서 촛불 불다가 밤새 촛불만 켜고 끄고 하게 생기면 어쩌요?ㅋ
  • 프로필사진 myjay 2009.03.12 09:50 이 글을 놓쳤네요. (분하다....)
    생일 축하드립니다. 사진이 눈부시네요.^^

    사실, 저는 <기브 앤 기브>에 대해 강하게 반대합니다.
    기브 앤 기브는 인간적인 한계 때문에 결국에는 지치고
    보상 심리가 강하게 생기는 것 같거든요.

    특히 부부 관계에서 어느 한 쪽이 지속적인 헌신을 하는
    것은 반려자로 하여금 일방적인 관계를 요구하고 용인
    하게 만듭니다. 저는 그런 일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선기브 후'필'테이크>를 권하고 다닙니다.
    먼저 주고 그에 대해서는 반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뭐, 그건 제 개인적인 욕심이고...^^

    사랑은 관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고 받고의 문제보다 나아가서 대상에 대한 사랑의 행동에
    대한 상호 반응이 중요하다는거죠. 이런 관계성에서는
    주는 것만을 추구할 수도 없고 받는 것에 불편해할 수 없지요.
    모두 사랑에 기인한 행동과 반응이 모세혈관처럼 세세한
    일상 속에 엮여 있을테니까요.

    결혼 초기에 아내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남자가 작은 것 하나를 잘 해주면 여자는 모든 것을 줄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는데 남자들은 그걸 모른다고.
    저는 그걸 굳게 믿고 작은 것 하나하나 잘하려고 애씁니다.
    하나 하나 생색 내면서..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09.03.12 23:27 신고 최근 일구어내신 요리의 경지로 짐작컨데 당분간 모든 걸 몇 배로 받으실 것 같다는...ㅎㅎㅎ

    글을 쓰고나서 오히려 정리가 되었는데요.
    <give 앤드 forget> 이 제가 의도하던 바와 가장 가까운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주고 잊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주고 또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예요. 문제는 우리가 그럴 수 없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이겠죠. 부부관계든 부모자녀 관계든 사람을 변하게 하는 힘은 주고 또 주고, 준 것은 다 잊고 또 주는 사랑에 의해서만 그렇게 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예를들어 신혼 초에 제가 요리를 할 때는 '진심으로 남편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거 반, 남편에게 무한 칭찬을 받을 목적 반' 이었거든요. 그랬더니 요리하고 나서 싸우는 일도 많고 무엇보다 섭섭함이 쌓여가드라구요. 그건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찾은 방법이 '주되, 준 것은 잊자! 얼만큼 줄 지 모르겠으면 내가 잊어버려도 될 만큼, 돌려받지 않아도 될만큼 주자' 이런 생각을 했어요.

    주고 받는 댓글로 인해서 글와 생각의 길이 더 또렷해지네요. 계속 더 생각을 정리해보고 할 수 있으면 글로도 옮겨봐야겠어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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