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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마음의 환대

오리 빨간 국물 예기치 못한 떡볶이

larinari 2019.08.22 00:08


누가 갑자기 무엇을 먹고 싶고,

먹고 싶은 그것을 내가 만들 수 있는데

재료가 모두 준비되어 있다면

갑자기 벌떡 요리를 하는 것이 내게는 기쁨, 예기치 않은 기쁨이다. 


갑.자.기.

갑자기 일어나는 즐거운 일이 나의 살아있음을 확인시키는 에로스 에너지라는 것을 알았다, 기보다는 알고 있었다.


늦게 들어온 남자 JP가 "여보, 떡볶이, 떡볶이 해줘."

이 말에 빛의 속도로 일어나 오리고기 한 팩을 뜯어 후라이팬에 펼쳐 널었다.

떡볶이는 언제 먹어도, 언제 들어도 거부할 수 없는 음식인데, 갑.자.기. 떡볶이 주문이라니.

오리고기를 펼쳐 널기 무섭게 "빨간 떡볶이야!"라고, 평소답지 않은 구체적인 주문이다.

어, 빨강? 펼쳐 널부러진 오리고기 위에 고추가루를 일단 뿌리고, 되는대로 양념을 쏟아 붓고

마늘을 과하다 싶도록 넣은 다음 떡을 투입하니 빨간 오리 떡볶이가 되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오후부터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었지, 라는 자각이 오자마자

한 컵 철철 넘치게 물을 붓고 끓이니 빨간 오리 '국물' 떡볶이가 되었다.


고기 좋아하는 현승이,

빨간 떡볶이 좋아하는 JP,

국물 빼놓곤 다 좋은 채윤이,

국물이 좋은 나.


갑자기, 야식 타임이 되었고,  모두 만족하는 야식 메뉴가 되었다.


내가 당신처럼 계획한 것을 계획한 시간에만 하는 사람이었다면

당신이 이 환상적인 야식을 즐길 수 있었겠는가. 

갑.자.기. 분출하는 식욕과 발생하는 일을 즐거워지 않는다면,

예기치 못한 기쁨을 맛볼 수 있겠는가.


갑.자.기. 

갑자기 발생하는 욕구와 욕구에 부응하는 기쁨, 예기치 않은 기쁨을 그대 아는가?



- 지구의 반 J님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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