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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 모음/나 자신이 되어 연애하기

외롭지 않을 방법이 없다

larinari 2016.04.20 21:27


나.자.연 나자신이 되어 연애하기 29



바야흐로 결혼의 계절입니다. 5월의 신부가 된 친구의 SNS는 웨딩드레스 사진, 한복 사진, 쪽빛 바다배경의 신혼여행 사진으로 슬라이드쇼를 하죠. ‘부럽지? 너는 부러워해야만 해사진이 말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합디다. 부럽다고 하기에는 조금 복잡한 감정이죠? 청년부 예배에 결혼 인사 하러 나온 커플, 막 교제를 시작하여 좋아죽겠음을 감추지 못하는 커플도 마찬가지. 단지 부러워서가 아니라 단지 내가 혼자라서 그렇습니다. 쿨하게 축하하지 못하는 자신을 너무 지질하게 여기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이렇게 언표함이 더 싫을지 모르겠으나 외로움 때문일 것입니다. 마음을 훑고 지나가는 한 줄기 차가운 바람, 부러움이나 질투심 이전의 감정이겠지요.

 

예배와 소그룹 모임, 뒤풀이로 저녁 먹고 카페에서 신나게 수다 떠는 것으로 마무리한 주일 저녁은 어떻습니까. ‘안녕, 한 주간 잘 지내인사하고 돌아서서 터덜터덜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순간, 다시 마음을 스치는 한 줄기 차가운 바람 휘잉. 예배와 조모임과 사람들과의 만남이 좋았는데, 참 좋았는데 왜 집으로 돌아가는 길 허무감이 밀려올까요? 이 역시 외로움입니다. 출근해서 정신없이 일하고 피곤한 몸으로 퇴근하는 저녁과 확연하게 다른 쓸쓸함 말입니다. 외로움이란 것이 혼자라는 느낌이니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다가 홀로 물러날 때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느껴지겠지요. 무엇보다 외로움은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느낌인데 주일에 교회 사람들을 만나 마음을 나누고 받아들여진 경험은 더 깊은 사랑에의 욕구를 일깨울 것입니다. 오직 한 사람과 나누는 깊은 친밀함에 대한 갈망이,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부딪혀 쓸쓸함으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너무나 흘러간 옛 노래라 민망합니다만 젊었을 적 노래방 가서 자주 불렀는데요. ‘이별은 두렵지 않아. 눈물을 참을 수 있어. 하지만 홀로된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해혼자가 된다는 것, 게다가 여러 커플 사이에서 혼자 있게 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외로움이 두 배 세 배로 밀려오지요. 그런데 애인이 생기면 외롭지 않을까요? 결혼하면 이 외로움이 사라질까요? 우리가 인간이라면 외롭지 않을 방도가 없습니다. 굳이 니체나 키르케고르 같은 철학자를 불러낼 필요도 없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인지는 모르겠지만 외로우니까 인간인 것은 맞습니다. , 전혀 외롭지 않은 사람도 있다구요? ‘외로워의 변주 버전이 많습니다. 제게는 여러분들의 이런 말들이 외로워로 들립니다. 꿀꿀해, 심심해, 무기력해, 재미없어, 짜증나, 다 싫어, 빡쳐..... 심지어 사모님, 공동체가 뭐예요?’ 이런 뜬금포 역시 여러 번의 변태를 거친 변종 외로워요입니다. 외로움은 기본설정입니다.

 

그래도 애인이 있거나 결혼한 친구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구요? 정말 그럴까요? 싱글의 외로움은 떳떳하기라도 하지요. 연애하는데 외로우면 호소할 곳도 없습니다. 도대체 연락이 안 되는 남친. ‘어디야? 어디? 지금 어디?’ 메시지 폭탄을 보내건만 확인조차 하지 않고, 휴일인데 만나지도 못하고, 기념일인데 챙겨주지도 않을 때의 외로움 말입니다. 남친의 말투나 연락횟수에 민감해지지만, 집착으로 비칠까 표현도 못 하고 혼자 울며 밤을 지내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혼이라고 외로움의 안전지대는 아니겠구나, 유추 되지요? ‘오빠를 위한 건강식 밥상(하트하트)’ 새댁 친구가 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꿀이 뚝뚝 떨어지죠? 마음은 천리만리 멀어지고 대화는 단절되어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나날도 많습니다. 눈도 맞추지 않고,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식탁에 마주 앉는 날을 사진 찍어 자랑할 수는 없거든요. ‘내가 이러려고 결혼했나?’ 함께 있는데도 외롭다니.

 

언젠가 말했듯 사랑과 행복으로의 초대로서 결혼은 아직 유효합니다. 연애도 시작만 된다면 당분간 핑크빛 하트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일 것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외로움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그것을 아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외로운 나는 뭔가 부족한 거야라고 느낄 때 싱글인 자신을 결핍된 존재로 규정하게 됩니다. 단지 결혼하지 않은 상태(비혼)가 아니라 아직 결혼을 못 하고 있는(미혼)것이라 여길 때, 결핍감을 채울 유일한 방법은 오직 연애와 결혼 외에는 없습니다. 애인이 생기고 결혼하게 되면 이런 꿀꿀함, 쓸쓸함 따위 내게서 떠나가고 말 것이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위험스럽기 짝이 없는 연애 망상입니다. 연애와 결혼을 막다른 길로 몰고 갈 망상입니다. 함께함이 좋고 충만한 느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불어 여전히 외롭고 혼자인 것이 연애이고 결혼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외로운 싱글은 외로운 커플이 되고 행복한 싱글은 행복한 기혼자가 됩니다. 외롭지 않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가올 사랑이 모두 잿빛이려니 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는 외로움을 외로움이라 이름 붙이고요. ‘나의 외로움 네가 채워줘가 아니라 너의 외로움 내가 채워줄게라며 서로에게 다가갈 때 사랑의 신비는 보장되어 있습니다. 환상적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신비를 꿈꿔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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