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강의 복'이 터졌어요.
휴가를 낼 수가 없어서 의뢰들어 온 걸 거절하기도 했다니까요.

이번 주 금요일에는 우리 교회 고등부 수련회에서 강의합니다.
첨에 '이성교제'에 대해서 강의해달라 하는데 지금 고등부 애들이 초등부 적에 내가 델꾸 어린이성가대 했던 애들인데 말예요. 아그들한테 무슨 이성교제 강의?
이건 도저희 불가능하다. 싶어서 고사했는데...

아무 내용이라도 된다.
강의 내용은 강사가 맘대로 정해라. 이렇게 강하게 나와서 결국 하기로 했습니다.

나 원래 고등부 애들 무서워 하는데...
삐딱하게 서서 말 안 듣고 엎드려 있고 그러면 확 엎어버릴 지도 모르는데...^^

내 사춘기부터 시작해서 대입의 전공선택 과정, 직업선택, 전공을 바꾸던 과정,
그리고 더불어 이성교제와 결혼에 이르기까지 간증 아닌 간증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통해서 사실 나는 하나님을 체험했고 아이들이 어떤 태도로 듣든지 간에 내 삶을 드러내 보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듣기만 한다면 약이 될텐데...

결국에 선생님들이 내 입을 빌어서 하고 싶은 얘기는 '이성교제 아직 하지 마라' 이것인 것 같은데.
내 삶을 인도해 오신 하나님의 손길을 짚어가는 동안 아이들 스스로 그런 결심을 하면 좋겠다 싶은 욕심이 있는데 그런 욕심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강의안을 어찌 만들지 몰라서 저런 거 한 장과 이성교제 강의안 한 장을 해서 보냈지요.^^
2004/07/27
        
박영수 고등학생들 삐딱한 자세 그건 각오하고 그냥 못본척하는게 좋을겁니다. 해인이는 이성교제보다는 진로선택에 훨 관심이 많은 것 (04.07.27 17:04) 댓글삭제
박영수 같은데.. 수련회 참석을 두고 갈등하다가 드뎌 가기로 했거든^^. 선생님강의 기대됩니다요... (04.07.27 17:06) 댓글삭제
정신실 지가요..애들 삐딱하게 앉아서 막 게기는 표정으로 날 봐도 열받지 말고 강의하자. 이게 목표걸랑요.^^ 기도해 주세요. 몽녀님 (04.07.27 17:25) 댓글수정삭제
정신실 저두 사실 진로선택에 비중을 더 많이 두고 있어요. (04.07.27 17:25) 댓글수정삭제
김종필 여보! 난 밖에서 애들 보고 있을테니까 걱정 말고 편하게 얘기해! (04.07.27 18:24) 댓글삭제
조혜연 자~알할수 있을 겁니다^^근데 넘잘나가는 거 아닌감..?이러다가 공중파까지 타면서 확뜨면 우째..? (04.07.27 22:31) 댓글삭제
정신실 내 그렇게 되면 화로구이 진짜 홍천가서 함 쏜다. (04.07.28 09:46) 댓글수정삭제
박영수 이거 이거 화로구이 쏘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해야 하나... (04.07.28 15:40) 댓글삭제
정신실 저 8월 이내로 파트타임 적정수준 되면 기도해 주신 보답으로 진짜 화로구이 쏩니당!^^ (04.07.28 16:05) 댓글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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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larinari 2007.07.03 23:29 신고

    사실 나는 사춘기 아이들을 두려워 하는 구석이 있다.
    초등부에서 고분고분 말 잘 듣던 녀석들이 고등부 가서 갑~자기 변해가지구 쓰레빠 찍찍 끌고 교회 와서는 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늘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다니는 걸 보면....
    과연 저런 애들하고 어떻게 어디서부터 얘기를 풀어갈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다.

    그래서 고등부에서 강사 의뢰를 했을 때 자신이 없어서 몇 번을 거절했었다. 대체 누가 그들을 감동시킬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의외로......
    이 녀석들 초등부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고등부에서 핵심적으로 움직이는 녀석들이 초등부 성가대 출신들이 많은데 내가 도착한 걸 보고는 한 무리의 녀석들이 '정신실 허이, 정신실 허이'이러면서 반겨주는 것이었다. 강의하러 앞으로 나갔을 때도 마찬가지.^^

    녀석들이 이렇게 반겨주니 말이 술술 나와줬다. 사실 강의하기로 결정한 이후로 그야말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했었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애들이 받아주기나 할까?
    주변에 아는 분들께 '여차 저차하니....기도해 주세요' 했더니 '아이구 벌써부터 하고 있네요' 하시는 것이다. 우리 친정 엄마는 동생 교회 수련회와 이런 저런 일들로 지난 주에 금식기도를 하시면서 밀어주셨고....

    '숲'을 통과하기.
    사춘기를 '숲'이라 이름 짓고 내 얘기를 들려 주었다. 아마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중1 겨울부터 나는 사춘기였던 것 같은데.....돌이켜보면 중,고 시절 오로지 우리들 공부시킨다는 그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그 외에는 최대한의 절약으로 사신 엄마. 그로 인해서 상처 받은 나.
    대학 진학하면서 진로를 선택하는 일부터 나는 내 적성이 아니라 엄마가 원하는 걸 하기로 처음부터 마음 먹었었다. 그리고 그 길로 가다가 실패해서 돌아오기도 하였다.
    이번 강의를 준비하면서 돌이켜보니, 나는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포기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그 숲을 잘 통과했을 때 하나님께서 두 가지 선물을 주신다고 힘주어 말할 수 있었다. 그 두 가지는 '소명과 결혼'이다. 분명한 나만의 소명을 발견하고 결혼을 통해서 최고의 위로와 치유와 선물을 주신 것이다. 누구보다 어려운 사춘기를 보내면서도 나름대로 어리고 미성숙했지만 '믿음'을 잃지 않았을 때 주시는 선물이 그 두 가지라고 결론을 내렸다.

    수련회 장소에 도착하여 기도하는데 '하나님! 여기 있는 아이들이 저처럼 저 푸르고 어두운 숲은 잘 통과하게 해 주세요. 제가 받은 복 이상의 것을 받아 누리며 살게 해 주세요' 기도하는데 울컥하고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어른이 되기 위해 힘들고 어려울 아이들. 최고로 더운 날씨에 에어콘도 없는 구식 시설에, 거기 있는 것 만으로도 대견해 보였다.
    아이들을 위한 강의였다기 보다는 나 자신의 사춘기를 잘 정리하고 감사하게 하신 기회였다.

    좋으신 하나님! 내게는 너무나 좋은 분!

    200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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