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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이야기

이 남자, 이 부드러운 남자

larinari 2010. 1. 16. 00:06












타고나기를 그렇게 태어난 남자.

남의 마음,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의 헤아리는 것에 천부적인 자질을 가진 남자.
그래서 날이면 날마다 감동을 안겨주는 남자.
계속 이렇게 살면 얼마나 피곤할까 싶어서 조금은 안쓰러워지는 남자.
이 작은 남자 또 나를 감동시키다.


요리의 달인이 이러면 안되는데 왜 이리 요즘 식사준비 하면서 부상이 잦은지....

뜨거운 후라이팬이나 오븐에 데이기, 싱크대 서랍에 찍히기, 수세미에 긁히기...
손만 보면 이거 완전 왕초보 주방보조 따까리.


어제 저녁에 교회의 젊은 도사님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막 식사를 하려는데 손가락 하나가 찌릿찌릿해서 보니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
언제 베었는지 모르겠는데 꽤 깊은 칼자국과 찬찬히 보니 주방 바닥에 핏자국까지...
도사님들 돌아가시고 정리를 해야하는데 집에 대일밴드 한 개가 없는 것이었다.
'아... 아퍼.... 대일밴드도 없고.... 스..... 아...... 아퍼' 하며 울트라 캡숑 엄살 대마왕님의 포스를 발휘하니 저 작은 부드러운 남자 좌불안석이다. 계속 따라다니면서 '엄마, 아퍼? 피나? 대일밴드 없으면 안 나아? 대일밴드 붙이면 빨리 나? 한다.


잠시 눈 앞에서 사라지셨나? 티슈 하나를 길게 말아 와서는 손가락에 매란다.
대일밴드 대신.....

빨리 정리하고 잘 생각에 마음은 바빴고, 그리고 그러잖아도 쓰려 죽겠는 상처에 티슈를 대는 게 가당키나 한가?
그런 맘으로 '아, 그거 대면 더 아퍼. 절루 가' 정도로 반응을 했나보다.
내가..... 내가 저 티슈같이 부드럽고 야리야리한 정서를 가지신 남자께 말이다. ㅠㅜ



그 다음.
부드러운 남자 어깨를 떨구고 조용히 말아온 티슈를 잘게 찢더니 휴지통에 탁 버린다.
그리고 벽에 턱 기대고 앉아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책을 파다닥 파다닥 의미없이 넘기고 계신 것.


'아우, 현승아 미안해. 현승이 마음을 엄마가 몰라줬네. 맞어. 대일밴드 대신 티슈를 말면 되겠다. 어서 다시 티슈 아까처럼 해줘' 했더니,
못 들은 척 하다, 못 이기는 척 일어난다.

'엄마, 휴지로 대면 왜 더 아파?'
'어어~ 휴지는 보이지 않지만 가루가 날려. 그 가루가 상처에 닿으면 아프지' 했더니...

이번에는 휴지를 말아서 스카치 테잎으로 끝부분을 다 붙여가지고 온다.
'이러면 괜찮아? 가루가 안 날릴거 같애?'
그리고 정성스레 손가락에 휴지를 말아주고 스카치 테잎을 붙여 주었다.
그래도 맘이 안 놓이시는지 정리하는 엄마 졸졸 따라 다니면서 손가락을 살펴주시니,
 이 부드러운 남자에게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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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 프로필사진 hs 2010.01.16 09:11 일단 부드러운 마음을 타고 나야 돼요.
    예수님을 닮으려면....^^

    강한 데가 없으면 좀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두 늘 만남을 위해서 기도하시면 되잖아요. ^^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1.17 15:53 신고 정말 타고나는 것 같아요. 두 아이를 똑같은 엄마가 낳아서 똑같은 환경에서 키우는데도 거의 정반대에 가까운 성향을 보여주니깐요.

    현승이에게 주신 그 분의 선물이 바로 이 부드러움, 남을 깊이 헤아리는 마음인데.... 그게 그저 선물로 그치고 자신을 옭아매는 틀이 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happiness pd 2010.01.16 12:42 신고 와 현승이 최고 ^^
    진짜 자상한 남자인데요? 모님은 두남자에게 사랑받으시고
    행복하시겠어요 ㅋㅋㅋㅋ

    * 아래 사진 ㅋㅋㅋ 모님의 표정ㅋ(아프실텐데 웃어서 지송해요 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1.17 15:54 신고 두 남자 아냐~
    훨씬 더 돼!ㅋㅋㅋㅋ

    내 표정에 관한한 어떤 표현도 괜찮단다. 난 여자 짐캐리니깐.ㅎㅎㅎ
  • 프로필사진 티슈같은 남동생 있는 여자 2010.01.16 19:09 남의 마음,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의 헤아리는 것에 천부적인 자질을 가진 남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집에도 한명 있죠 점점 갈수록
    "귀차나"가 "oh 감동인데"보다 많아지긴 하지만 ㅎㅎ

    제 동생은 너무 멍, 피, 모기물린자국에 민감하게 군답니다ㅋ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1.17 15:55 신고 평화를 사랑하는 부드러운 그 남자?ㅎㅎㅎ
    우리집 티슈남도 멍, 아주 살짝 긁힌 자국, 모기자국 진짜 민감해. ㅎㅎㅎ
  • 프로필사진 횡~!말고 챙말고 다시횡 2010.01.16 21:51 웅~~~~~~~~~~~~~~현뜽 짱이다앙~~~
    언니 너무해여~~~~~
    웅 나 반해버렸엉 ㅜ,ㅜ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1.17 15:58 신고 잠시 반한다해도 너무 흔들리지는 마.
    저 남자는 부드럽기는 하지만 김태희 연기, 계룡산 밑에 고기 뤼필 안되는 식당의 아줌마 연기...모... 이런 연기는 통 안되니깐.ㅋㅋㅋㅋ

    아! 현뚱이 빠마했거든. 끝까지 안한다고 해서 꼬시느라고 힘들었어. 꼬실 때 그런 말도 했었지.
    '야, 너 인쿡아저씨 좋아하지? 멋있지? 멋있는 남자는 파마하는 거야. 빠마 딱~ 하고 인쿡 아저씨처럼 바이올린 활 좌악 그으면 진짜 멋있거덩'
    이걸루 잘 안 넘어오긴 하드라.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횡~!말고 챙말고 다시횡 2010.01.16 21:53 그나저나 누구한테 갈라나 고놈~
    좀 늦게 태어날것을 ㅎㅎㅎ

    언니~ 며느리 고르실수 있겠어용?ㅎ
  • 프로필사진 BlogIcon larinari 2010.01.17 15:59 신고 아, 한 번에 써도 될 댓글을 나눠 쓰고 그려~ㅋㅋㅋ
  • 프로필사진 BlogIcon 뮨진짱 2010.01.17 23:34 신고 엄워나. 현승이같은 아들 있으면 며느리한테 질투날거 같아요 ㅋㅋㅋ
    아 진짜 현승이같은 남자 만나고싶어용, 부드러운 남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프로필사진 larinari 2010.01.18 11:22 잘 생각해야 돼.
    현승이 같은 남자 부드러울 때는 부드럽지만,
    자기 맘 좀 상하면 진짜 대화도 안되고 속 터져.ㅋㅋㅋ

    그래서 난 며느리한테 나중에 '살아봐라. 현승이 저 놈 부드러운 거 같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속 터져 죽는다' 이렇게 일러둘려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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