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달리면 아스라히 신혼여행의 제주해안도로의 추억이 떠오른다.
울산에서 다시 경주로 올라가는 해안도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라는데 아무래도 우리 눈은 '양수리와 양평 길' 덕분에 눈이 너무 높아졌다. 그저 양수리 가는 길이 최고라는 것만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이런 항을 보면 채윤이는 바로 노래를 한다. '회 먹고싶다'
싼 것만 찾을 줄 알았지 '회'와 '세꼬시'도 구분 못하는 엄마빠 덕분에 웬 회에 이렇게 가시가 많냐고 입에 넣는 족족 다시 뱉고, 입에서 꺼내 손으로 주물러 가시를 빼고...
한 두 번 채윤이를 나무라 보지만 괜히 맘이 짠해져가지고.
아빠가 뿔났다. 에잇! 다시는 회 안 먹어.
바다가 좋은 이유는 밀려오는 파도랑 맞장 떴다 도망갔다 하는 이 재미다.
파도가 거칠어서 제대로 해수욕은 못했지만 듬직한 아빠 손을 잡고 냅다 뛰는 맛에 두 마리는 신이 났다.
파도가 심하니 바다에 접근하지 말라는 방송은 이어지고.
가까이 가기는 무섭기도 하고...
이거 좋은 놀이다.
멀찌감치 앉아서 파도를 기다리기.
아빠 손에 고삐가 잡혀 있으니 웬만큼 센 놈이 와도 그리 위험하지는 않을테다.
웬지 아빠의 자태는 쫌.
반면 저렇게 나란히 앉아서 얘기를 대화를 하며 노는 모습을 보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고,
이뻐서 깨물고 싶은 마음.
잠 잘 때마다 엄마 옆자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아들.
단지 옆자리가 아니라 엄마를 독차지해야만 잠이 드는 아들.
요 아들 놈에게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고 '아~ 옛날이여'를 외치는 아빠.
그렇게 엄마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이 끊이지 않는 사이지만 날이갈수록 속정 깊어지는 아빠와 아들 사이.
엄마랑 경주로 내려가는 차 안에서 둘이서 노래를 하나 만들기 시작했었다.
놀러가는 것에 들뜬 마음에 예술활동이 저절로 되더라는.
결국 둘이 노래를 하나 완성시키고 돌아노는 차 안에서 신나게 불어제낀다.
나름 랩도 있고.....ㅎㅎㅎ
자기들 노래에 취해서 노래가 종결이 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우리의 여행은 저 끝나지 않는 노래처럼 우리의 일상에도 계속 그 느낌으로 살아남아 계속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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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ne 2008.08.18 15:39
껄껄..둘이 노래하는거 보며 한참 웃었네.
누나 따라 열씨미 노래하는 현승표정이랑 노래 다 마친후의 표정 ㅋㅋ
작곡 작사 다 훌륭해.
끈달이 튜브놀이, 아빠는 장하다~
바다 물놀이까지 하고 여름휴가한번 거하게 잘하고 왔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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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s 2008.08.18 22:41
larinari님 가족은 일도 잘 하지만 정말 놀이를 잘들 하세요.^^
사람이 일도 잘해야 하지만 놀기도 잘해야 하는데
우리는 놀이를 못하거든요. -
진실로 2008.08.19 12:50
네팔에 잘 도착했습니다.
언제나 한국에 오면 갈곳과 환영받는 곳이 되주셔서
저나 아내나 큰 위로와 격려를 받습니다.
목녀님 혹시 학교 선생님들을 위한 training 프로그램을 구할수 있는지 한번 여쭙니다.
회사에 들어가면 받는 연수원 프로그램같은것도 괜찮구요..
학교에서 선생님들 재교육을 위한 훈련프로그램을 구상중에 있는데
인터넷이 짧은 네팔인지라,
가지고 계신 자료중에 훈련프로그램에 관한 아무 자료라도 가지고 계시면 메일로 좀 보내주시면 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그럼 건강하시고, 안부전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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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2008.08.20 12:00
썬그라스 머리에 두르고 노래하는 채윤양 땜에
아무래도 저 달리는 차를 다시 유턴해서 바다로 가야 할 듯.^^
정말 신나는 여름 방학이네요.
저두 세꼬시라는 건 못먹어봤는데..
그게 가시가 많구나.^^
제주도 해안도로를 달리다 해 저무는 곳에 숙박을 정하고
그 담날에 해뜨는 곳으로 달리는 그 여행.. 아, 그리워요.^^ -